자존감이 낮을수록 칭찬이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칭찬의 긍정적인 효과를 부정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한때 서점가를 휩쓴 후 우리에겐 ‘칭찬은 좋은 것’이고 조직의 리더가 일상적으로 해야 할 활동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직원이 훌륭한 성과를 냈거나 동료를 도왔을 때 “어, 아주 잘했어.” 혹은 “애썼어.”라는 말은 어떤 리더라도 잘할 겁니다.
하지만 그런 ‘언급’은 올바른 칭찬이 아닙니다. 대체 무엇을 어떻게 잘했고 무엇을 얼마나 수고했는지(행동), 직원의 훌륭한 성과나 협력이 조직에 어떤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영향)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이고, 일 잘하고 동료를 잘 도운 직원이 앞으로 어떻게 해주길 원하는지(기대)를 그 짧은 문장에서 전혀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직원의 입장이 돼 보면 이 칭찬의 3총사(구체적 행동, 영향, 기대)가 리더의 입에서 나오길 바란다는 것, 특히 ‘구체적 행동’을 언급해 줄 것을 간절히 원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 아주 잘했어.”라고 너무나 쿨하고 간단하게 칭찬하는 리더의 얼굴을 보면서 직원은 마음 속으로 이런 말을 외치고 싶지 않을까요?
'근데, 제가 이것저것을 특별히 잘했거든요. 과장급이나 할 일을 입사 2년차인 제가 해냈답니다. 혹시 알고 있는 겁니까? 남들이 신경쓰지 않는 걸 제가 특별히 찾아내서 문제를 해결한 거에요. 그걸 팀장님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서 구체적으로 말씀해 보시라고요. 제가 ‘어떤 걸 잘했다고 생각하시는지요?’라고 물어보기가 좀 그렇잖습니까! 그냥 잘했다고 한 마디 하고 넘어가시면 제가 섭섭하죠.'
칭찬이 구체적이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일반적으로 자존심 낮은 참가자들은 자존감 높은 참가자들에 비해 칭찬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잘했다고 크게’ 칭찬해도 그것을 ‘그럭저럭 잘했다’ 정도로만 생각할 뿐이죠.
왜냐하면 자존감이 낮을수록 상대방으로부터 구체적인 칭찬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칭찬의 문장 속에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잘했는지가 구체적이고 머리 속에 그 이미지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명확히 표현돼야 자존감 낮은 직원은 냉소를 멈추고 리더의 칭찬을 온전히 받아들입니다.
AI가 우리의 생활상을 바꾸고 있는 지금, 일의 형태와 포트폴리오가 크게 달라지고 있는데요, 이럴 때는 많은 이들의 자존감이 과거보다 낮아진 것 같다는 느낌을 갖기 마련입니다. 또한 SNS에서 잘나가는 개인이나 기업을 보며 매일 '현타'를 경험하는 요즘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칭찬이 구체적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참고논문
Kille, D. R., Eibach, R. P., Wood, J. V., & Holmes, J. G. (2017). Who can't take a compliment? The role of construal level and self-esteem in accepting positive feedback from close other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68, 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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