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택배업체, 경찰서를 벤치마킹한 까닭은?   

2011. 12. 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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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에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은 일본 야마토운송의 오구라 마사오 사장은 화물운송 사업 위주였던 회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택배 사업으로 확장해 야마토운송을 급성장시켰다. 그의 성공 비결 가운데 하나는 경찰서 벤치마킹이다. 택배사업과 전혀 무관한 것 같은 경찰서에서 그는 성공의 비법을 찾아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95호(2011년 12월 15일자)에 실린 오구라 사장의 ‘창조적 모방’ 사례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영자들에게 좋은 교훈을 준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오구라 사장은 택배 서비스를 일본에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영업소 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좀처럼 감을 잡지 못했다. 영업소가 지나치게 많으면 운영비가 너무 많이 들 것이고, 반대로 적으면 배달 시간이 길어져 고객들에게 외면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업소를 어디에 설치해야 할지도 고민거리였다.



절대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문제였지만 택배 서비스로 한정됐던 사고의 틀을 벗어나니 전혀 새로운 대안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택배영업소처럼 전국 네트워크를 갖춘 다른 산업을 모방하기로 했다. 먼저 그는 당시 일본 내 우편물 취급소의 수를 확인해 봤다. 그 수는 5000개가 넘었다. 그러나 오구라 사장은 우편집배국이 소포를 취급하긴 했지만 다른 종류의 우편물들을 더 많이 배달하기 때문에 택배영업소 수가 이처럼 많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에 그가 생각해낸 것은 중학교였다. 당시 중학교 수는 1만1250개였다. 그러나 중학교도 보통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한 택배 서비스의 참고 대상이 되기는 어려웠다.

마지막으로 참고한 대상은 경찰서였다. 경찰서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인구밀도와 거리를 잘 따져서 자리를 잡았다. 게다가 경찰들은 차량으로 관할지역을 순찰했다. 오구라 사장은 전국의 경찰서 수와 비슷한 규모로 1200개의 영업소를 개설했고 영업소의 위치도 경찰서를 참고하여 결정해 합리적 비용으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새 일을 시작할 때 참고할 대상을 찾지 못해 의사결정에 애를 먹는 사례가 많다. 이때 사고의 범위를 익숙한 영역에만 한정시키지 말고 다른 영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해답은 이미 다른 곳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글 : 유정식 인퓨처컨설팅 대표

(*본 글은 '동아 비즈니스 리뷰' 95호(2011.12.9)'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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