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이직율(turnover rate)이 낮은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 차원에서 볼 때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 일에 만족할뿐더러 상사와 직원들 간의 유대관계 역시 좋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직 차원에서 볼 때도 오래도록 일하는 직원들은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어서 의사소통의 단절과 왜곡에 따른 비용이 덜 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자기 일에 능숙하고 업무지식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회사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죠. 그래서 노련한 직원들의 이직은 회사의 무형자산을 훼손시킨다는 의견이 힘을 얻습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에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게 많습니다. 저는 간혹 몇몇 회사의 인사 담당자들로부터 "회사에 한번 들어오면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직율이 너무 낮아서 문제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신규 인력을 충원하려면 기존 직원들이 나가줘야 하고, 능력이 떨어지고 성과가 저조한 직원들(혹은 부적응자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직원들이 그 자리를 메워야 조직에 '새바람'을 일으키면서 회사 성과를 높일 수 있다고, 나름의 논리를 전개합니다.



이직율에 관하여 이렇게 상반된 두 개의 의견 중 여러분은 무엇을 지지합니까? 아마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른 대답이 나오겠지만, 이직율이 회사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엄정한 증거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겠죠. 박태윤(Tae-Youn Park)과 제이슨 쇼(Jason D. Shaw)이 최근에 발표한 논문은 여러 연구자들이 이직율과 회사 성과 간의 관계를 밝히려고 지금까지 내놓은 255개의 연구 결과를 '메타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기에 무엇이 옳은 의견인지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다소 복잡한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나온 결과는 이러했습니다. 이직율은 회사 성과에 확실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값은 -0.15 였는데, 이것은 이직율이 1표준편차만큼 증가하면 회사 성과는 0.15만큼 감소한다는 뜻이었죠. 이 결과는 직원들이 회사를 많이 그만두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일반적인 시각이 대체적으로 옳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좀더 구체적인 결과를 살펴보면, 이직율의 증가는 회사 성과 중에서 특히 고객 만족도와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장 크게 끼쳤지만, 직원들의 태도나 생산성 그리고 재무적인 성과에는 상대적으로 그 영향이 적었습니다. 또한 이직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직원이 회사를 나간 순간에 가장 크게 나타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지는 경향을 보였죠. 


또한, 작은 기업일수록, 임원 레벨의 이직일수록, 장비나 설비보다 인적 역량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일수록 이직율의 부정적인 영향이 컸습니다. 이직율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새로운 피'를 수혈 받아 조직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옳지 않음을 이 메타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죠. 사실 부적응자나 저성과자가 회사를 그만둠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회사의 이득은 새로운 직원을 뽑음으로써 소요되는 비용(채용, 교육, 기존직원들과의 chemistry 등)에 의해 상쇄되고 마니까요.


정리하면, 이직율이 높은 것보다 낮은 것이 좋습니다. 아주 특수하고 협소한 분야를 제외하면 그렇습니다. 이직율이 높아지면 직원들의 성과도 저하되고 그에 따라 재무적 성과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박태윤과 쇼의 결론입니다. 여러분 회사의 이직율이 높다면,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이 우선적인 관심 영역이어서는 안 되겠죠. 회사의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이 곧 성과 창출의 출발입니다. 이직율이 높다면 만사 제쳐두고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합니다. 여러분 회사는 지금 어떻습니까?



(*참고논문)

Park, T. Y., & Shaw, J. D. (2012). Turnover rates and organizational performance: A meta-analysis.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98 (2), 268-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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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Favicon of http://www.freedomsquare.co.kr BlogIcon 전경련 자유광장 2013.06.13 10:20

    이직률이 지나치게 높으면 정말 문제 있는 회사겠죠? 잘 읽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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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3.06.21 08:41 신고

      이직률이 좋은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를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하죠.

  2. 2013.06.13 14:59

    이직률이 너무 낮아서 고민이라 생각하는 인사담당/경영진이 존재하다니... 그야말로 놀랄 노짜입니다. 정말 싱싱한 피를 짜서 먹거나 팔아먹어야 하는 Vampire Inc.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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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Favicon of http://nul.kr BlogIcon NUL 2013.06.17 09:57

    좋은 회사를 능력자들이 뛰쳐나가진 않을 겁니다.
    나갈만하니까 나가는 거죠. 능력이 좋든 좋은것 처럼 보이든 아무튼 그런 사람들이 이직을 합니다.
    덜 능력자들은 남아있고요
    이게 반복되면 최후에는 이직율은 낮지만 성과는 낮아집니다.

    놀라운 생각을 가진 인사담당/경영진은 아마 이런걸 얘기한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실상은 그지경까지가게 두는건 자신들의 직무태만이거죠.
    막 성장해서 잘나가는듯 싶은 회사에서 이런게 간혹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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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걱정입니다 2013.06.21 09:39

    우리 회사는 이직률이 낮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들으면 놀랄 정도지요. 문제는 퇴사자의 대부분이 대리,과장급이라는 겁니다. 커리어 비전이 없다는 거지요. 당연하죠. 40대 이상 직원들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팀장 이상의 관리자는 거의 종신직인데 아직 똘똘하고 야망있는 젊은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동기가 있겠습니까. 서로 닮아가다 똑같아지지 않으려면 떠날 수 있을때 떠나야죠. 이직률이 낮으니 경영진은 좋은 회사의 증거 아니겠냐고 기뻐하시더군요. 답답한 마음에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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