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회사 내에서 업무 자체의 고충과 동료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고 괴로워 한다면, 상사는 그 직원에게 다가가 따뜻한 말을 건네며 위로해야 할까요? 이 질문을 받는 사람이 부하직원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그렇다'라고 하겠지만, 상사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면 선뜻 '그렇다'라고 대답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정서 관리'가 상사의 임무로 인식되고는 있지만, 제법 많은 상사들은 직원들의 감정 문제에 개입하여 위로하고 다독이는 일을 상사가 해야 할 임무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상사들은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는 직원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감정적인 지원을 직원에게 제공하지만, 그런 일을 상사로서 반드시 해야 할 임무로는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죠.





킬더프 퇴겔(Kilduff G. Toegel)과 그의 동료들은 채용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인터뷰를 실시했는데, 이처럼 직원이 상사에게 기대하는 것과 상사가 '감정적인 도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많은 상사들은 부서 직원들이 현재 어떤 감정 상태에 있는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늘 주시하면서 적극적으로 직원에게 다가가 감정적인 문제를 들어주거나 조언하고, 직원이 지닌 관점을 바로잡아 주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렇게 직원들을 도와주는 이유를 물어보니 몇몇 상사들은 "그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낮다면 결국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테니까" 등 냉정하고 자기중심적으로 대답했습니다. 이는 감정적으로 힘들어 하는 직원을 위로해 주고 힘을 주면 그 직원이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내고 업무에 몰입하고 팀에 로열티를 보임으로써 자신(상사)의 도움에 보답할 거라고 기대한다는 뜻이죠. 


이렇게 사무적으로 생각하는 상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따뜻하고 배려심이 깊으며 모든 사람과 잘 어울리는 상사들도 자신이 직원들에게 감정적으로 도움을 줄 때 직원이 보답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인터뷰 분석 결과로 나왔습니다. 또한, 14명의 상사(관리자)들은 직원들에 대한 감정적인 도움이 상사가 반드시 해야 할 활동이라기보다 '부가적인' 책임이라고 강조했죠.


직원들의 생각은 상사와는 달랐습니다. 자신이 일과 관련되어 감정적으로 힘들 때 상사가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것이 상사가 해야 할 당연한 임무라고 여겼죠. 그래서 상사의 감정적인 지원에 대해 뭔가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물론 직원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조언하는 상사를 '훌륭한 리더'라고 인정하긴 했지만, 일에 매진하거나 팀 성과에 더 기여하는 등 보답에 대한 의무는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죠. 


상사는 자기가 많이 위로해 주고 도움을 준 직원이 어느 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둔다거나 다른 팀으로 이동시켜 줄 것을 요구할 때 배신감과 비슷한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데, 바로 '감정적인 도움'에 대하여 상사와 직원이 기대하는 바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대의 차이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퇴겔의 연구로는 알 수 없지만, 퇴겔은 아마도 부모의 지원에 대해 자식들이 의무감을 덜 갖는 이유와 같지 않을까, 라고 추측합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일 때문에 힘들어 하는 직원에게 도움을 줄 경우 상사는 직원으로부터 보답을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의 따뜻한 위로와 조언으로 직원의 마음이 좀더 나아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는 게 좋다는 것을 퇴겔의 연구에서 알 수 있습니다. 보답을 기대하고 도움을 주게 되면, 회사를 나가버리거나 일에 몰입하지 않는 등 도움에 부응하지 않는 직원에게 실망하여 결국 상사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내가 도와줬는데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라며 말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감정적인 도움'을 바라보는 상사와 직원들의 시각 차이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참고 사이트)

http://bps-occupational-digest.blogspot.kr/2013/06/employees-dont-feel-obliged-to-pay-back.html


(*참고논문)

Toegel, G., Kilduff, M., & Anand, N. (2012). Emotion Helping by Managers: An Emergent Understanding of Discrepant Role Expectations and Outcomes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5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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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BlogIcon KJK 2013.06.26 20:48

    기술된 내용을 읽어보니, 중간관리자의 입장에서 은근히 느끼는 감정이었지만, 이렇게 명료하게 묘사하고 그것이 조직에서 흔히 느껴지는 공통된 감정이라고 정의해주니... 향후 어떤 자세를 가지고 동료와 선후배들을 대해야 될지 알것 같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한가지 궁금한것이 있는데, 부하직원으로서 care를 잘 해주신 상사분에게 배신감이 들지 않도록 좀 더 잘 해야겠다 라는 감정이 드는것은 상사분이 성공적으로 저를 코칭하신것이 되는건가요? 어떻게 해석하는것이 좋은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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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hj 2013.06.27 23:26

    저는 기대때문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그 기대에 부응해서 지금까지 보다 점점 더 잘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직원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충분하다면...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지금까지와 다른 관점으로 자극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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