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스토밍을 올바르게 하는 방법   

2013. 8.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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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자 부산교통방송의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 코너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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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밍을 올바르게 하는 방법] 2013년 7월 30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회사에서 직원들이 어떤 주제에 관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할 때 자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브레인스토밍이다. 말 그대로 폭풍을 일으키듯이, 모두 모여 함께 머리를 굴려보자는 말인인데, 알렉스 오스본이라는 사람이 창안한 ‘아이디어 창출법’이다. 아시겠지만, 브레인스토밍을 효과적으로 실시하려면, 각자가 내놓은 아이디어를 절대 비판하지 말아야 하고, 가능한 한 양적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내려고 독려해야 한다. 하지만, 좋은 방법이지만 애석하게도 브레인스토밍은 조직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늘은 브레인스토밍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브레인스토밍을 재밌게, 그리고 유용하게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 보겠다.



2. 구체적으로 브레인스토밍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브레인스토밍으로 얻어낸 아이디어가 별로 참신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는 아이디어의 양도 별로 되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주 많다. 여럿이서 토론하면 아이디어가 어느 한쪽 분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아무리 타인의 의견을 비판하지 말라고 주의를 줘도 스스로 자기 아이디어를 검열하는, 다시 말해 ‘자기검열’을 막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또 어떤 특정인이 좌중을 압도하면 그 사람 의견에 동조하고 순응하는 문제들도 발생한다.


이렇게 브레인스토밍의 문제를 지적하면, 브레인스토밍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브레인스토밍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러 실험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브레인스토밍이 특정한 아이디어로 쏠리고 동조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코 생산적인 도구가 되지 못한다고 한다. 기대와 다르게 브레인스토밍은 아이디어의 양과 질적인 측면을 보장하지 못한다. 가장 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브레인스토밍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3. 브레인스토밍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왜 그런가?


아마 브레인스토밍이란 말을 들으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 나도 많이 해봤어’라고 말하는데, 얼마나 자주 브레인스토밍을 하냐고 물으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한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밖에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게 하니다. 아마 한 달에 한 번 한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은 여럿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것을 브레인스토밍으로 잘못 생각하는 것 같은데, 브레인스토밍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모여서 해야 하고, 충분한 연습이 필요한 과정이다. 브레인스토밍을 한다고 말하면서 한 달에 한번 밖에 안 한다고 말하는 것은,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한 달에 1권 밖에 읽지 않는것과 같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브레인스토밍의 규칙들은 준수하기가 쉽지는 않다. 다른 사람이 낸 의견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지 말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원래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비판하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긴다. 누군가 조금이라도 비판하는 표정을 보이면, 아이디어를 마음대로 내놓기가 쉽지 않다. 또 한가지 브레인스토밍 효과를 달성하기 어려운 이유는, 바로 브레인스토밍에 참가하는 회사 동료들이 비슷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4. 회사 동료들끼리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효과가 없다는 뜻인가?


그렇다. 처음에는 출신과 배경이 달라도 같은 회사의 직원이 되면 자연스럽게 동질성이 형성된다. 이런 동료의식이 잘못 심화되면 머리가 딱딱하게 굳어서 한쪽 방향으로 생각이 쏠릴 가능성이 크다. 그런 현상을 ‘집단 극화’라고 부른다. ‘극화’라는 말은 말 그대로 극단적으로 한쪽 아이디어에 쏠린다는 뜻인데, ‘집단’이란 말이 붙어서 ‘집단 극화’가 된 이유는 혼자서 결정을 내릴 때보다 집단이 결정을 내릴 때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훨씬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야니프란 심리학자가 밝혀낸 현상인데, 끼리끼리 모인 집단일수록, 다시 말해서 동질성이 큰 집단일수록 집단 극화가 자주 난다고 한다. 브레인스토밍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려면,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지닌 사람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끼리끼리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봤자 ‘그 나물에 그 밥’인 것 밖에 나오지 않는다. 효과적인 브레인스토밍을 위해서는 외부인을 브레인스토밍에 참여시키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5. 지금까지는 브레인스토밍의 문제를 알아봤는데, 잘 진행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해 준다면?


브레인스토밍을 하자고 하면, 처음부터 마구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막 던진다’라는 말이 있잖나? 그러면 ‘쓰레기 아이디어’만 가득 쌓이고 좋은 아이디어를 고르기도 어렵다. 그래서 브레인스토밍을 하기 전에 일단 각자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수적이다. 니콜라스 콘이라는 사람이 실험을 했는데, 먼저 각자 생각해 보고 나서 아이디어를 내게 했더니, 처음부터 여럿이서 같이 아이디어를 내게 했던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고 한다.


브레인스토밍 전에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지 말고, 일단 각자 생각해볼 시간을 가진 다음에 본격적으로 브레인스토밍에 돌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면, 남의 의견을 비판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아이디어를 제시하기가 두려워지기 때문에 꼭 ‘각자 생각할 시간’을 먼저 가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브레인스토밍에는 휴식도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둬야 한다.



6. 휴식이 중요하다? 왜 그런가?


조금 전에 소개한 니콜라스 콘이 수행한 다른 실험에서 규명된 것인데, 실험 참가자들을 둘로 나눠서 한쪽 그룹은 브레인스토밍을 하다가 중간에 게임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휴식 없이 계속해서 브레인스토밍을 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중간에 휴식을 취한 참가자들이, 휴식하지 않았던 참가자들에 비해서 40퍼센트나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아이디어의 질도 더 좋았다.


브레인스토밍을 너무 오랫동안 하면 오히려 안 하는 것보다 못한데, 한번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적당한 시간이 얼마 정도일 것 같은가? 경험상 가장 좋은 시간은 60분이라고 한다. 조금 넘어갈 수는 있겠지만, 브레인스토밍이 길어지면 두뇌는 피로해져서 더 이상 아이디어를 진척시킬 힘이 없어진다. 브레인스토밍을 업무로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수시로 필요할 때마다 한다고 생각하고 60분 정도만 하고 바로 끝내야 한다.



7. 브레인스토밍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을 또 하나 말씀해 주신다면?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하면, 입으로 아이디어를 말하고 그것을 포스트잇에 쓰거나 칠판에 쓰는 행위를 생각하는데, 그런 것도 좋지만, 몸을 직접 움직이는 방법을 함께 결합해 보는 것도 좋다. 이런 방법을 ‘바디 스토밍’이라고 부르는데, 브레인스토밍과 관련된 물건을 직접 사람들 앞에 보여주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몰입을 유도할 수 있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아주 도움이 된다.


나는 워크숍을 진행할 때 가능하면 참가자들에게 레고 블럭을 사용하게 한다. 레고 블럭으로 현재의 문제 상황을 비쥬얼하게 만들어 보라고 하고, 만들어진 레고 블럭을 바라보도록 한다. 그러면 참가자들이 문제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지 방법을 생각하기가 용이해 진다.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는 게 좀 유치해 보일지 모르지만, 정말 효과적이다. 한번 써보기 바란다.



8. 끝으로, 좋은 브레인스토밍을 위해서 ‘이것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라’ 라고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모인 사람들 중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 절대로 먼저 말을 꺼내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절대로 지켜야 하는 브레인스토밍의 규칙이다. 브레인스토밍은 아주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는데, ‘사장님’이 회의를 시작하면서 ‘이 회의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둥,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길 바란다는 둥, 당장 써먹을 아이디어를 내놓아 달라는 둥’... 이렇게 으름장을 놓고 나면, 나머지 사람들은 사장님의 의견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되어 버린다. 명령한다고 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생겨나는 게 절대 아니다. 만약 사장님이 매번 그렇게 찬물을 끼얹는 말을 하면서 브레인스토밍을 하라고 명령한다면, 계략을 써서 사장님을 회의실 밖으로 모시고 나가는 게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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