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을 이익처럼 보이게 만드는 비법(?)   

2013. 10.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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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속아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란 책에서 재미난 사례가 있어 여기에 소개합니다.

1월에 10억원의 매출이었지만, 매달 매출이 감소하여 6월에 이르러 월매출이 5억원으로 급락했습니다. 이때 바닥을 찍어 월매출이 조금씩 올라 12월에는 월매출 8억원을 달성했다고 해보죠. 월매출액의 기준에서 본다면(이 회사가 월매출의 관점에서 성과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20%가 감소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매출의 감소를 손실이 아니라 이익으로 보게 만드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감소율과 증가율을 교묘하게 섞으면 되는 것이죠. 1월부터 6월까지 월매출은 50%가 감소했습니다(10억원 --> 5억원). 반면 7월부터 12월까지의 월매출은 60%가 증가했죠(5억원 --> 8억원). 그렇다면 이렇게 발표하는 것입니다. "1월부터 6월까지 회사 실적은 50% 감소했지만, 7월부터 치고 올라가 60%가 증가했다."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사람들(투자자들)에게 이 회사의 실적이 최종적으로 10% 증가했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죠. 한마디로 눈속임입니다.





'에이, 그렇다고 누가 실제로 그렇게 뻔한 거짓말을 하겠어요?'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책을 보니 실제로 멕시코에서 이런 눈속임으로 국민들을 호도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멕시코 정부에서 늘어나는 교통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고속도로를 증설해야 하는 문제에 부닥쳤습니다. 그러나 고속도로 건설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제약이 있었죠.


이런 제약을 해소하고 교통 수요를 충족시킬 천재적인 방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왕복 4차선인 고속도로의 차선을 지우고 왕복 6차선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고속도로의 용량이 50%나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하죠. 그러나 이런 조치는 큰 부작용을 가지고 옵니다. 차선을 좁게 만들었으니 교통사고가 증가한 것입니다. 결국 멕시코 정부는 원래의 4차선 고속도로로 복구해야 했죠. 그렇게 하면 고속도로의 용량은 33%가 감소합니다.


멕시코 정부는 꼼수를 생각해 냅니다. 국가가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잘 했다고 선전하기 위해 처음의 고속도로의 수용량 증가율 50%에서 나중의 감소율 33%를 뺀 값을 발표했던 겁니다. 그래서 고속도록 수용량이 17% 증가했다고 말입니다. 실제로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차선을 지우고 그리는 데 드는 비용이 쓸데없이 소모되었죠. 정말 어처구니 없는 발표이긴 했지만 내막을 모르는 국민들은 정부의 말을 그냥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손실이 나도 그것을 이익으로 포장하려는 의도는 도처에 가득합니다. 책의 제목처럼 숫자에 속아 위험한 선택을 하면 안 되겠습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포스팅합니다. 즐거운 목요일 되세요. ^^



*공지사항 : 오늘은 제가 주최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제원우의 '생각정리의 기술' 특강"인데요. 아래의 사이트에 접속하면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많이들 오십시오. 누구나 환영입니다.

https://www.facebook.com/events/206048002901906


*참고도서 : <숫자에 속아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 게르트 기거렌처 저, 전현우 황승식 역, 살림,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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