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한 삶을 소망한다. 웰빙이니, 로하스(LOHAS)니, 하는 신종 용어가 어느덧 익숙해지더니 좀 비싸더라도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고, 어떤 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방송에 나가면 다음날 아침부터 불티나게 팔린다.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전문가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을까? 잘 먹고 많이 운동하면 될까?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엄청 나게 받고 나서 좋은 식사를 하고 헬스 클럽에서 1시간 넘도록 운동한들 쌓인 스트레스 자체는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포스텍의 김경태 교수가 그걸 증명했다. 그는 스트레스는 몸에 축적되기만 할 뿐 운동이나 여행 등으로 없앨 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반복적인 자극을 받으면 세포 속에 ‘소포’라고 불리는 것의 양이 꾸준히 늘어나고 그에 따라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좋은 식사와 격한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극복하려고 하지 말고 무조건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조언한다. 스트레스의 원인 자체를 피하라는 소리다.



출처: www.maggiedinomemd.com



하지만 어떻게 스트레스를 피하란 말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스트레스가 무엇 때문에 생기는지 먼저 알아보자. 제이 웨이스(Jay Weiss)라는 생물학자는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바닥에 깔린 전선으로 전기 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했다. A그룹의 우리에는 전기 충격을 차단할 수 있는 스위치가 달려 있었지만 B그룹의 우리에는 스위치가 없었다.


여러 날 전기 충격을 가했지만 A그룹의 쥐들은 토실토실하고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 반면 B그룹의 쥐들은 대부분 위궤양에 걸렸고 어떤 쥐들은 체념한 채 누워서 전기 충격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두 그룹 모두 일정한 시간에 똑같은 양의 전기 충격을 받았음에도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A그룹의 쥐들은 전기 충격을 차단할 수 있는 스위치, 즉 환경 변화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통제력을 가진 쥐들이 더 많은 항체를 생산해서 질병을 예방할 수 있었다. 웨이스의 실험은 통제력의 상실이 스트레스 발생과 면역력 약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통제력을 잃어버리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건강이 상할 뿐 아니라 지적 능력도 흐리멍텅해진다. 이번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시끄러운 소음을 틀어 놓은 상황에서 피실험자들에게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게 했는데, A그룹이 앉은 테이블에는 소음 차단 스위치가 달려 있었고, B그룹에게는 그런 스위치가 없었다. 실험 결과, 스위치를 가진 A그룹의 사람들이 문제를 5배나 많이 풀었고 또 틀린 개수도 적었다. 소음이 들릴 때마다 스위치를 껐기 때문에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었을까? 아니다. 실제로 실험에서 A그룹의 참가자들은 스위치를 한 번 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스위치 사용 빈도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소음을 차단할 수 있어!’라는 생각 자체가 스트레스를 차단했던 것이다.



출처: www.businessnewsdaily.com



통제력은 스트레스 발생을 좌우하는 변수다. 정신적인 건강이든, 육체적인 건강이든 통제력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스트레스 관리의 관건이다. 건강한 삶은 통제력으로부터 나온다. 힘겨운 날이 계속될 때 빈둥거렸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간절하겠지만, 그때도 역시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괴감과 후회 때문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나는 무얼 했나?”는 탄식은 ‘노는 동안’ 삶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후회이고, “일하고 싶은데 왜 일을 안 주는 거야?’라는 울분 섞인 항변은 그 말을 하는 순간 삶의 통제력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넘겨 주는 것과 같다.


통제력은 목표의식을 분명히 함으로써 유지할 수 있다. 어떤 일이 크건 작건 항상 목표를 두고 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일의 결과뿐만 아니라 일을 수행하면서 받게 될 스트레스의 양도 다르다. 일이 정말 어렵고 많아서 힘겨운 상황이라고 해도, 또 외부의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 해도, 그 안에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목표 몇 가지를 찾는 것이 자신의 건강과 지적 능력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건강하게 살려면 삶의 주인으로서 통제력을 유지하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켤 수 있는 당신만의 스위치를 발견하라.



(* 이 글은 월간 샘터 2015년 3월호 중 '과학에게 묻다'란 코너에 실렸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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