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관심을 뚝 끊고 살아보니...   

2009. 5. 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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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TV와 신문과 담쌓고 지내는 터라 시시콜콜한 시사에 가끔 무감각해진다. 허나 인터넷 뉴스나 타 블로그를 통해 큰 사건들은 대충 꿰고 살아서 화제는 놓치지 않았는데, 요 며칠은 마치 다른 나라에 갔다 온듯이 국내외 세상사를 딱 끊고 살았다. 일부러 자동차 라디오도 켜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소환 사건도, 돼지독감(SI)의 발병도, 크라이슬러 파산 보호 신청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로 줏어 듣긴 했지만 이제야 기사 몇개를 주마간산 격으로 읽고 나니 대충 알듯하다.

딱 3일 정도 세상사에 둔감해지니,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 돌아가는 일쯤이야 아무렴 어때? 늘 똑같이 굴러가는 걸'.... 제법 생경한 느낌이다. 또한 세상 이야기가 그간 내 생활의 안락함을 얼마나 깨뜨렸던가, 몰라도 될 일을 굳이 알아서 얼마나 헛되이 동조하고 공분했던가, 깨닫고 반성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환을 두고 친노와 반노가 격돌하는 장면을 방금 동영상으로 봤다. 나는 이내 후회했다. 그들의 화기 충천한 분노 때문에 잠시 평온했던 마음이 어지럽고 아팠다. 지지 여부를 떠나 그러한 상황 자체가 불행하다.

돼지독감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과 일부 전문가들은 공포를 확대 재생산하느라 여념이 없으니, 안타깝고 우울했다. 돼지독감으로 죽는 사람보다 더 많은 수의 어린이들이 기아로 매일 세상을 떠난다. 돼지독감보다 기아가 더 무서운 적이다. 그러나 세상을 보는 눈을 틔운다는(그렇게 주장하는) TV와 신문과 인터넷이 오히려 우리의 눈을 어둡게 만드니 참 아이러니다.

부질없다 싶다. 세상의 일은 세상의 일로 그냥 놓아두자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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