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그리는 마음   

2009. 7. 1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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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물도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입니다


바다로 갈 때마다 난 설레인다. 밤새 차를 달려갔던, 다양한 얼굴의 바다들. 부윰하고 무거운 회색하늘 아래 꿈틀거리던 파도와 하얀 포말과 갈매기가 이따금 수평선을 가로지르는 바다의 풍경은 언제나 나를 사로잡는다.

때로는 배낭 속에 1/2 전지 크기의 스케치북과 잘 깍은 세자루의 4B연필을 넣고 곧장 바다로 달려가 바다의 얼굴을 그리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솜씨좋은 그림은 아니지만 내 그림 속에 바다의 냄새를 가득 담아 오고싶어 발가락이 간지럽다.

그림 오른편 아래에는 귀에 대면 바람소리가 들리는 소라고동을 그려 넣고, 위편엔 갈매기들의 낮은 날갯죽지를 그려 볼까, 멀리 수평선을 향해 이국으로 떠나는 배의 뒷모습을 그려 볼까? 바다를 마주보고 앉아 그림을 그리는 내 모습도 그릴 수 있다면....그렇게 지난 날의 나를 용서받을 수 있다면...

머지않아 바다에 가보련다. 언제나 나를 용서해 주는 바다를 스케치하며 바다와 이야기하련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좀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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