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 7. 몸살 앓는 땅, 할슈타트   

2009. 8. 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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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에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그동안 미룬 여행기를 하루에 하나씩 마저 올립니다.)

할슈타트에서의 첫날밤을 보내고 새벽같이 일어나 산책을 했습니다. 호수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기차역과 마을을 연결하는 셔틀배가 호수를 가로지르는 광경이 그림 같았습니다.

하지만 할슈타트가 관광지로 유명해서 그런지, 자동차도 생각 외로 많고 여기저기 파고 부수는 공사장이 제법 되어서 경치를 즐기려는 마음이 반감되었지요. 그래서 저는 할슈타트를 '몸살 앓는 땅'이라고 감히 명명해 봅니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알면 화내겠지만, 사실 지난 여행 때 갔던 스위스보다 경치가 더 뛰어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캐나다 록키 산맥을 여행했던 어느 여행객의 말로는 할슈타트보다 더 멋진 곳이 캐나다에 많다더군요(그 이야기에 캐나다 여행 '뽐뿌'를 받았지요). 

그러나 최대한 자연 친화적으로 집을 짓고 관광지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었습니다. 아마 할슈타트가 우리나라에 있다면 울긋불긋 총천연색의 'OO백숙', 'OO가든' 등의 간판들이 경관을 압도했을 겁니다. 어쨋든, 제가 찍은 못난 사진을 통해 할슈타트의 경관을 평가해 보시기 바랍니다.

(* 클릭하면 사진이 더 시원하게 보입니다.)


이른 아침, 호수를 가르며 셔틀배가 마을로 들어옵니다. 멀리 크레인 모습이 눈에 거슬립니다.

크레인을 감추고자 교회만 나오게 찍었으나, 주차장이 또 눈에 거슬리네요. 그것만 빼면 호수가의 교회는 아주 아릅답습니다.

호수가에 늘어선 목조주택들. 많은 집들이 게스트하우스이거나 상점이랍니다.

독일어로 써 있어서 잘 모르겠으나, 약수라서 먹을 수 있는 물입니다. 시원하고 단맛이 납니다.

다른 각도로 찍은 할슈타트 마을과 호수. 저 멀리 문제(?)의 크레인과 교회 탑이 보이네요.

할슈타트 사진 중 가장 잘 나온 사진입니다. 지금 제 PC의 바탕화면이 되었지요.

아침을 먹고 할슈타트 마을 뒷산에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소금광산으로 이동합니다.

여기가 소금광산 입구입니다. 지금은 폐광되고 관광 목적으로 유지합니다. 아주 옛날에 이곳 지역이 바다였기 때문에 소금이 암염 형태로 매장돼 있었다 합니다. 약 7천년 전부터 소금 채광이 성행했다니 놀랍습니다.

광산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렇게 좁은 길을 통과해야 합니다. 안전을 위해 입은 옷 위에 작업복을 입어야 했습니다. 그 모습이 꼭 죄수(?) 같더군요. ^^

광부들이 깊은 갱도로 이동하기 위해 나무로 만든 미끄럼을 타고 내려갔다고 합니다.

나름 스릴 만점입니다.

암염 속에 전구를 넣으니 오묘한 빛을 발합니다.

광부들이 갱 내에서 음식을 이렇게 조리했다고 합니다.

독일식 영어(?)로 광산 곳곳을 설명하는 가이드.

걸터 앉은 모양의 기차를 타고 이제 갱 바깥으로 나갑니다. 앉은키가 크면 머리를 필히 숙여야 합니다. ^^ 안 그러면 머리를 다치니까요.

광산 구경을 끝내고 내려가는 케이블카에서 마을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런 곳에 살면 마음이 느긋해질 것 같습니다. 허나 실제로 굉음을 내며 달리는 차들과 오토바이 소리를 들으면 생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호수 곳곳에 이렇게 관광객을 위한 나룻배들이 다닙니다. e-boote라고 불리는, 전동모터가 달린 배도 탈 수 있지요.

오후에는 할슈타트에서 조금 떨어진 '장크트 볼프강 호수'를 찾았습니다. 이곳의 물은 옥색이고 할슈타트 호수보다 더 밝은 느낌이라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영과 요트를 즐기는 모습도 보기 좋았구요.

장크트 볼프강 마을의 모습.

오스트리아 국기와 옥색의 호수가 예쁜 대비를 이룹니다. 유람선을 타고 장크트 볼프강 호수를 한가롭게 가로질렀지요.

Strobl(스트로블)이란 곳에서 하선했습니다. 발랄한 유원지 분위기의 이곳에 커다란 브레젠(brezen, 영어로 fretzel) 모양의 풍선이 눈길을 끕니다.

버스를 타고 바트 이슐(Bad Ischl)로 왔습니다.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오스트리아의 도시가 대부분 그렇지만 여기도 조용한 읍내 같습니다.

바트 이슐 어느 건물 앞에 있는 어린이용 쌍두마차(?).

다시 기차를 타고 할슈타트로 돌아옵니다.

우뚝 솟아오른 돌산이 위용을 뽐냅니다.

릴렉스를 위한 일정이었기에 오늘은 일찍 쉬기로 합니다. 늦은 오후의 바람은 꽤 서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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