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책을 구상해 봅시다   

2009. 8. 2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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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올린 포스팅의 내용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문제해결 과정을 다시금 음미하면서 이번 포스팅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동안 설명한 문제해결의 과정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관찰 → 가설 → 실증(=분석) → 근본원인

개인이나 조직에 원인 모를 문제가 감지되니 이를 해결해 달라는 의뢰인의 요청이 들어오면, 문제해결사는 관찰을 통해 가설을 수립하고 그것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실증함으로써 문제의 근본원인을 결론으로 규명합니다. 그 동안 올린 포스팅은 모두 '문제의 근본원인 규명'을 위한 단계였습니다. 여기까지가 문제해결의 1부입니다.

문제해결의 1부를 끝내고 잠시 휴식을...


오늘부터는 문제해결의 2부인 '해결책 수립'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이 단계는 근본원인을 해소하거나 줄임으로써 지금보다 좀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과정입니다. 해결책을 수립하는 단계를 자세히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설 → 검증 → 채택

여기서 가설이란 말이 또다시 튀어 나와서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문제해결의 1부(문제의 근본원인 규명)에서의 가설은 '원인 규명의 가설'인 반면에, 여기서는 해결책들을 가설로 설정한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됩니다. 어떤 해결책이 문제해결에 적합할지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설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설은 '문제해결의 가설'이라고 말합니다. 

가설 수립하기
근본원인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 적용이 가능한 해결책들은 여러 가지가 제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원들이 나태한 근무태도를 보이는 근본원인이 '팀장의 리더십 부재'라고 한다면, 이를 해결할 방법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노련한 문제해결사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바로 제시합니다.

1) 팀장의 리더십을 향상한다
2) 팀장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한다
3) 팀장의 리더십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 수준을 낮춘다

이렇게 근본원인이 규명되자마자 곧바로 '툭툭' 튀어나오는 잠정적인 해결책들이 바로 문제해결의 가설을 형성합니다. 이 중 어떤 방법이 직원들의 나태한 근무태도를 개선시킬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 즉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가설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문제해결의 가설들이 과연 의뢰인의 고민(예:직원들의 나태함)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과정이 '검증' 단계입니다. 다시 말해 '적합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 검증인데요, 그러려면 우선 가설의 내용을 상세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팀장의 리더십을 향상한다'라는 가설로는 무엇을 어떤 관점으로 검증해야 할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위의 '팀장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한다'라는 가설을 검증이 가능하도록 상세하게 수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설 "팀장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한다"

- 현 팀장을 리더십의 요구가 덜한 부서로 전보한다
- 일단 내부채용으로 새로운 팀장을 선임한다
- 적격자가 없을 경우, 헤드헌터로부터 팀장 후보를 추천 받는다
- 심층면접을 통해 새로운 팀장을 선임한다

위의 예는 가설 자체가 간단하기 때문에 상세 내용도 간단하게 구성되지만 "VIP고객에 판매를 집중한다"와 같은 가설을 수립했다면 그 안에 채워져야 할 내용이 녹록하지 않습니다. 이 가설의 상세 내용은 아마도 다음과 같을 겁니다.

가설 "VIP고객에 판매를 집중한다"

- 전문점 판매에 집중한다. 동시에 할인점에서 철수한다
-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광고를 제작/방송한다
- 전문점의 VMD(비주얼 머천다이징)을 VIP고객 취향에 맞게 변경한다
- 전문점을 전국 주요도시에서만 운영한다
- '1:1 고객담당제'를 운영한다
- 高마진, No세일 정책을 도입한다
...

검증하기
문제해결의 가설들 모두에 대해 이렇게 상세 내용의 정리가 완료되면, 검증의 단계로 넘어갑니다. 검증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각 가설이 문제해결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따지는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검증의 잣대인 '검증 요소'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가설들은 어떤 잣대를 가지고 적합한지의 여부를 따질까를 결정하자는 것이지요.

검증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첫번째에 놓여야 할 검증 요소는 바로 '문제해결효과'입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설명한 '효과'의 의미를 떠올려 보면 문제해결효과가 어떤 말인지 금방 깨달을 수 있습니다. 문제해결 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문제의 해소'입니다. 따라서 가설 A를 적용하여 근본원인을 눈 녹듯이 사라지게 만들어 의뢰인을 괴롭히는 문제를 일시에 해소한다면, 가설 A의 문제해결효과는 높습니다.

"팀장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한다"는 가설을 적용한다고 가정할 때 직원들이 나태한 근무태도를 버리고 의뢰인이 원하는 수준의 생산성을 보일 거라 신빙성 있게 예상된면 이 가설은 문제해결효과가 높은 가설입니다. "이미 몸에 뱄는데 팀장 바꾼다고 해서 직원들의 태도가 바뀌겠어?" 라는 반론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면 이 가설의 문제해결효과는 높지 않다고 봐야 합니다.

문제해결효과 뿐만 아니라, '문제해결효율'도 가설을 검증하는 또하나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효율'이란 효과를 달성하는 과정을 얼마나 '잘 했는지'를 측정하는 척도라고 역시 지난 포스트에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다른 가설들보다 적은 비용으로 빠른 속도로 효과에 다다를 수 있어야 문제해결효율이 높은 가설(해결책)입니다.

"팀장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한다"는 가설이 문제해결효과가 높다고 평가되더라도 그것을 실제로 실행하려면 돈과 인력이 상당히 많이 소요되거나 직원들의 나태한 근무태도를 척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좋은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문제해결효과는 오직 '문제해결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는 단 한 가지의 차원을 가집니다. 반면에 문제해결효율은 그 안에 속도, 비용, 양과 같은 3가지 차원을 포함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지표로 표현됩니다. 문제해결사는 해결책을 실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돈, 인력, 중간산출물의 양 등의 지표들 중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들을 선정하여 문제해결효율을 대표하도록 해야 합니다.

채택하기
결론적으로 좋은 해결책이란 문제해결효과가 높고 문제해결효율도 높은 가설입니다. 여러 가설들을 이 두 가지 검증 요소로 이뤄진 매트릭스로 판단한 후에 우상단에 위치한 가설을 최우선적으로 채택하면 됩니다.


다행히 우상단(고 효과 & 고 효율)에 놓인 해결책이 오직 하나라면 그것을 곧바로 채택해 실행하면 됩니다. 그러나 2개 이상의 해결책들이 함께 위치한다면, 이제 문제해결사에게는 '의사결정'이라는 과제가 주어집니다. 그것들 모두를 실행할지, 아니면 하나만 골라서 집중적으로 실행에 옮길지가 고민이 됩니다. 최상의 해결책 하나만을 채택하기 위한 의사결정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오늘도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과 함께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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