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있는' 인력계획이란?   

2010. 4.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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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들은 매년 수립하는 사업계획의 일부분으로 인력계획을 집어 넣곤 합니다. 허나 구색 맞추기에 그칠 때가 많습니다. 각 관리자들에게 동일한 템플릿과 양식에 따라 연도별 인력의 니즈(보통 인적역량보다는 인력의 규모 측면으로만)를 파악하도록 지시를 내립니다. 그 템플릿들은 예를 들어 "향후 3년간 직무별 요구인력의 규모와 요건 등을 기술하라"는 식의 동일한 포맷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단 이 양식들이 완성되면, 인력 니즈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직단위로 취합합니다. 다시 말해 부서별 계획들을 취합해 사업부 계획으로, 사업부별 계획들을 모아서 전사(全社) 계획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거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인력 니즈를 예측해봤자 부정확하고 비현실적이며 사업계획과 무관해질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급변하는 산업에 속한 회사의 관리자들은 그들의 예측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미래시점의 인력 니즈를 예상해 보라고 지시를 내리면, 이러한 프로세스가 과연 의미가 있는가, 어떤 가치가 있는가 라며 강한 의문을 던지기 마련입니다. 

그러한 관리자들이 만들어 낸 인력계획은 인적역량을 감안하기는커녕 기껏해야 인력의 양적인 규모만을 언급해놓은 불완전한 것일 가능성이 크겠죠.

이렇게 도출된 인력계획은 별 가치가 없는 종이뭉치일 뿐, 인력운용에 관한 의사결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또한 인력 니즈에 관한 예상도 정교하지 못하고 부정확하기 일쑤입니다. 이럴 경우 프로세스의 결과물들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어서 채용계획과 같은 세부방안을 끌어내기가 상당히 어려운데, 특히 결과물들이 전사 차원으로 취합된 경우에 더욱 심합니다.

또한, 몇몇 회사들은 인력계획 수립은커녕, 노력의 대부분을 이직률 상세분석, 최근의 인력운용 상황 등 과거의 정보만을 분석하는 데 쏟고 있습니다. 즉 미래의 니즈에는 신경을 못 쓰거나 일부러 회피하곤 합니다. 결국 한 것은 많아도 제대로 된 것은 거의 없고 맙니다.

인력계획이 사업계획을 탄탄하게 뒷받침해 주는 기초가 되려면, 다음과 같이 인력계획을 '엣지 있게' 만들어 주는 원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1)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인력계획을 세우라
사업전략을 실행할 시점에 가서야 인력 채용을 고민하거나, 혹은 능력 있는 인력을 언제 어디서든 확보할 수 있다고 단순하게 가정하여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업계획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언제든 즉각 찾아내어 채용하고 육성하여 배치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생각이죠.

전략상 매우 중요한(Critical) 스킬을 보유한 인력일수록 충분한 규모만큼 채용하기 어려운 것이 일반적입니다. 인력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전략의 실행력이 제한 받을 수밖에 없음을 양지해야 합니다.

(2) 모든 직무가 아니라 특정 직무에 초점을 맞추라
인력계획을 세울 때 항상 모든 직무를 대상으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직무를 전략적 시각으로 바라 볼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내부와 외부에서 언제든지 신속하게 채용이 가능한 직무를 대상으로 인력계획을 수립하는 일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인력계획을 수립하려면 많은 양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직무와 직무를 포함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죠. 인력계획에 모든 직무, 특히 전략적 시각으로 검토할 필요가 없는 직무까지 포함시키면, 인력계획을 수립하는 프로세스가 비효율적이 됩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대비하는 관점’으로, ‘대응할 시간을 확보한다는 관점’으로 인력계획을 세우려고 노려해야 효과적입니다.

(3) 합치지 말고 떼어 놓아라
많은 회사들은 단위조직 레벨에서 각각 인력계획들을 수립한 다음, 각 개별 계획을 합쳐 한 페이지에 전체 결과를 볼 수 있는 모양으로 사업부나 전사 단위의 계획을 만들고자 합니다. 데이터를 모아 통합된 계획을 만들어내기 쉽도록 하기 위해 보통 각 단위조직이 서로 동일한 템플릿을 사용케 하죠.

이렇게 통합되고 요약된 결과를 내는 일이 처음에는 유용한 듯 보이겠지만, 개별계획을 통합하게 되면 실제로 도움이 되는 세부적인 사항들이 삭제되고 때때로 의미심장한 시사점들이 사라져 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부서는 인력이 20명이 남는 반면, B부서는 20명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면, 각 부서가 인력의 문제에 처한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두 부서의 인력 현황이 통합되면 20명 잉여인력과 20명 부족인력이 서로 상쇄되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겠죠. 

이 두 부서가 각기 다른 지역에 위치하고 있거나 서로 인력을 교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20명 부족현상과 20명 과잉현상은 인력계획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각 계획을 통합해서 문제를 발견 못하거나 일부러 은폐하면 곤란합니다. 합치지 말고 따로 떼어놓고 실행방안을 숙고해야 합니다.

(4) 상시적으로 인력계획을 수립하라
인력 니즈에 대한 ‘변화’가 발생할 때마다 인력계획을 수립해 실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사업상의 변화가 예상될 때마다 인력 운용에 미치는 영향을 밝힐 필요가 있죠. 만약 여러분의 조직이 매년 한번씩 사업전략과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면, 인력계획도 1년을 단위로 세울 겁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조직은 필연적이로 매순간 사업전략과 경영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의 변화와 돌발변수 때문이죠. 그러한 변화가 잦다면 1년 단위로 한 번씩만 인력계획을 수립해서는 충분치 않습니다.

정해진 일정에 얶매이지 않고 사업계획상의 변화가 예상될 때마다 인력 운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야 합니다. 인력계획은 1년에 한번 실시하는 행사가 아니라 연중 내내 실행되고 업데이트되는 상시적인 프로세스가 되어야 함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5) 실행에 집중하라
많은 회사들이 과거의 이직률, 현재의 인력 규모, 기본적인 인구통계분석 프로파일 등 인력 관련 데이터를 상세하게 기술한 보고서, 도표, 일람표를 작성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소모합니다. 하지만 어디서 인력의 공백이 얼마 정도 발생할 것이고 어떻게 공석을 채워야 하는지 등 인력 이동에 관한 내용은 별로 다루지 않습니다.

과거의 사건과 결과 정보는 미래의 계획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가정과 전제사항을 제시해 줄 때만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의 이직률 조사는 미래의 이직률을 추정해 인력계획을 계수화할 때만 실시되어야 합니다.

인력계획의 실행력을 높이려면 일선관리자들에게 데이터가 아니라 정보를 줘야 합니다. 인력계획을 어떻게 실행할지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시해야 합니다. 알아두면 좋거나 흥미를 끌 만한 데이터를 일선관리자들에게 제시해도 그것이 인력 운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그러한 인력계획은 있으나마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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