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이 '뒷다리 잡는 거'라구요?   

2010. 5. 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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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광고가 있습니다.

OOO 샴푸을 사용하면 두피 트러블을 일으키는 피지의 97%를 제거해서 탈모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지금 OOO를 사용해 보세요.

여러분은 이 광고를 보고 '이 샴푸가 좋긴 좋은 모양이네'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렇다고 당장 구입은 하지 않겠지만, 이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될
겁니다
겁니다. 최소한 부정적인 느낌은 받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여러분의 마음 속에 그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게 만드는 것, 이것이 광고의 노림수죠.


광고는 본디 시간적, 공간적 제약조건 때문에 가능한 한 함축적이고 '가슴에 꽂히는' 표현으로 제품의 장점을 홍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세부 정보가 생략되기 마련이죠. 제품의 세부 사항을 일일이 설명했다가는 광고에 드는 비용도 엄청날 뿐더러 소비자도 외면하고 말 겁니다. 하지만 그 덕에 자세한 제품 정보가 광고에서 생략되어도 좋다는 것이 용인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광고를 볼 때마다 가끔은 '비판적 사고'를 가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제품을 구입하려는 계획이 있다면 더욱 그래야 합니다.

먼저 '피지의 97%'라는 문구를 주목하면, 특별히 이 샴푸가 아니라 다른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97%의 피지를 제거할지 모릅니다. 하다 못해 일반 비누를 써도 97% 이상의 피지를 씻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이 광고엔 다른 제품과의 비교가 쏙 빠졌기 때문에 충분히 의심이 되는 대목입니다.

피지를 제거하는 효과를 인정하더라도 문제는 또 있습니다. 피지를 과도하게 제거하면 외부에서 오는 불순물에 대한 피부 저항력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피부에 분비되는 면역 물질이 피지와 함께 씻겨 버려서 오히려 두피 트러블이 더 심화될지 모릅니다. 역시 이런 이야기는 광고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탈모를 예방한다'는 대목도 의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꼭 이 샴푸를 사용해야만 탈모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광고에서는 은연 중 '이 샴푸가 아니면 탈모를 예방할 수 없다'는 방향으로 소비자를 몰고가려 합니다. 하지만 이 샴푸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탈모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더 많습니다. 

탈모 예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샴푸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여러 가지 예방법을 동원할 겁니다.그래서 이 샴푸가 탈모 예방에 기여한 바는 거의 없는데도 "이 샴푸가 쓸모가 있긴 하군"이라고 오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점은 기업의 의사결정자나 관리자들은 "이 시스템을 설치하면 회사의 생산성이 20% 향상됩니다", "OOO 방식을 채택하면 소비자 불만이 크게 줄 겁니다" 라는 식으로 혁신과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의 말을 비판적으로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의 주장대로 아웃풋이 나올지 모릅니다. 하지만 순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거나 다른 방법을 써도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주장을 액면 그대로 수용하지 말고 그 이면에 숨은 세부 사항을 따져 묻는 비판적 사고가 꼭 필요합니다.

'비판'이란 말의 뉘앙스 때문인지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남의 뒷다리나 잡는 일'이라고 폄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비아냥은 그들 스스로 자신의 '결점'을 숨기려는 반사작용은 아닐까요? 

비판은 비난이 아닙니다. 비판은 '옳고 그름을 가려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비판적 사고는 옳은 의사결정을 위해,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고방식이고, '남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속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장치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엔 이러한 방어 매커니즘이 작동 중입니까?

(참고도서 : '비판적 사고력 연습')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의 포스트는 아이폰 App으로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폰에 inFuture App(무료)을 설치해 보세요. (아래 그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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