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문제가 쉬어 보이거나 경험상 익숙할 때 문제해결의 과정을 생략하고 해법을 즉시 내리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믿음을 반영하는 결론을 찾는 데 마음이 쏠리기 때문이죠. 

어느 회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2명의 베테랑 기술자들이 있었는데, 제품의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를 접하고서 ‘고(高)정밀도의 베어링을 삽입하면 품질이 향상된다’라는 해법을 내놓았습니다. 과거에도 그렇게 해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 해법의 근거였습니다.

베어링을 주문해서 받는 데까지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는데, 주위 사람들이 우려를 나타내자 그들은 베어링만 도착하면 문제가 다 해결되리라 장담했습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나고 고정밀도 베어링을 끼워 넣었지만 불량률은 전혀 줄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면밀히 살펴보니 문제의 원인은 베어링이 아니라 다른 부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들이 과정을 중시했다면, 정밀도가 낮은 베어링을 끼워 보고 품질이 저하되는지를 살펴야 했습니다. 베어링의 정밀도와 품질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된다고 판단될 때에 고정밀도 베어링이 문제해결의 해법이라고 주장했어야 했죠. 그들이 과정을 무시한 이유는 20년 이상의 경험으로 축적된 직관을 철썩 같이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문제를 성급하게 해결하려는 관성을 버리고 과정에 따라 착착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은 가설지향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가설지향적 문제해결법은 과학에서 유래됐습니다. 여러분은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일반상대성이론’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의 작용으로 빛이 휜다는 이론입니다. 

그는 1916년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냈는데, 실험으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에는 가설로만 인정되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만일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면 태양의 중력 때문에 태양 너머에 있는 별은 원래의 위치보다 1.75도 옆에서 보일 거라고 예상했죠.

진짜 그러한지 실험을 진행한 사람은 아서 에딩턴(Arthur S. Eddington)이라는 천체물리학자였습니다. 그는 1919년 5월 29일을 가장 좋은 실험일로 선택했는데, 그날은 개기일식이 있는 날이라서 강렬한 태양의 방해를 받지 않고 별을 관측하기 좋았기 때문입니다.

에딩턴은 서아프리카에 있는 프린스페 섬과 브라질 북부의 스브랄 두 곳에서 관측을 실시했는데, 아인슈타인이 예견한 값과 매우 근사한 측정치를 얻었습니다. 이로써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가설에서 이론으로 승격됐습니다.

에딩턴이 이 실험을 어떤 전제 하에 진행했을까요?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아인슈타인의 가설] 중력에 의해서 빛이 휜다.

[에딩턴의 전제] 태양 너머에 있는 별이 원래 위치보다 다른 위치에 있는 듯이 보인다면, 중력에 의해서 빛이 휜다고 믿어도 된다.

[근거] 아인슈타인의 예측치(1.75도)와 매우 근사한 값을 관측했다.

[결론] 따라서, 중력에 의해서 빛이 휜다.

이렇게 전제와 근거를 통해 가설을 증명하여 결론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 바로 가설지향적 문제해결법입니다. 이때 전제와 근거는 충분한 납득성을 갖춰야 합니다. 이치에 맞지 않는 전제를 사용하고 거짓 근거를 제시해서 이뤄진 증명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여러분이 “직원들이 나태해서 큰일이다”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해보죠.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최근에 외부에서 팀장이 영입된 팀의 직원들이 나태하다”는 것이 원인이라고 하겠습니다. 아직 잠정적이기 때문에 참인지 거짓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가설로 설정한 다음, 전제와 근거를 통해 결론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가설지향적 문제해결법은 다음과 같이 전개됩니다.

[가설] 최근에 외부에서 팀장이 영입된 팀의 직원들은 나태하다.

[전제] 최근에 외부에서 팀장이 영입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근태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나태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근거] 근태 데이터인 일일평균근무시간, 지각횟수, 인터넷 사용량 등에서 통계적으로 큰 차이가 발견됐다.

[결론] 따라서 최근에 외부에서 팀장이 영입된 팀의 직원들은 나태하다.

이렇듯, 가설지향적 문제해결법은 가설을 먼저 세우고 그것을 전제와 근거를 통해 증명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문제해결법은 과학자들이 자연법칙을 탐구하고 증명하기 위해서 오랜 기간 적용하고 다듬어 온 연구 방법에서 차용한 것으로서, 원인을 증명하고 해법을 도출하는 데에 매우 좋은 접근 방법임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무언가를 증명하려면 무조건 가설부터 세우세요. 가설을 세우느냐 세우지 않고 넘어가느냐, 여기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가늠됩니다. 오늘도 즐겁게 문제해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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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Favicon of http://www.koreabrandimage.com BlogIcon retro! 2010.07.12 09:29

    저도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항상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는 과정을 수도없이 해왔어요. 유정식님 말씀대로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지식을 얻게 되었죠. ^^

    perm. |  mod/del. |  reply.
    • Favicon of https://infuture.kr BlogIcon 유정식 2010.07.13 11:08 신고

      네, 가설지향적 사고는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는 방법이죠. 학생들에게 이것은 꼭 가르쳐야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