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말할 것을 5분으로 줄이세요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할 때, 쉽게 말해 '혼을 낼 때' 몇 분 정도 이야기하시나요? 1시간 정도, 아니면 3~4분 정도로 짧게? 이 질문을 던지면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너무 오래 말하면 오히려 반감을 살까 봐 가능하면 짧게 끝내는 편입니다."라고 답합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상대방이 나의 말을 지루해 하거나 짜증내 할 것을 감안하여 말하고 싶은 시간보다 빨리 대화를 끝낸다고 여길 텐데요, 사실 상대방은 그보다 더 빨리 이야기를 끝내주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빨리 끝내야겠다고 해서 10분만 이야기를 하더라도, 상대방은 속으로 '왜 이렇게 말이 길어?'라고 불만을 가진다는 것이죠.
어느 연구자가 이를 실험으로 증명했습니다. 252명의 참가자들을 둘씩 짝지은 다음, 각자가 원하는 만큼 대화를 나누도록 했어요. 연구자는 대화를 마친 참가자들에게 "딱 적절한 시간에 대화를 끝냈다고 보는가?"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실제 대화 시간의 50% 정도면 족하다는 통계가 나왔어요. 예를 들어 20분 동안 실제로 대화를 나눈다면 10분만 이야기해도 충분했을 거라고 참가자들이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가 주는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불편한 대화가 오가는 시간은 50%만 해도 충분하다는 점, 그보다 넘어가면 '주로 들어야 하는 입장'의 사람에게는 반감과 고통을 준다는 점입니다. 스스로를 잘 통제해서 가능한 한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화를 마무리하는 게 화자와 청자 모두에게 좋은 대화입니다.
그러면 상대방에서 '싫은 소리'를 해야 할 시간이 과도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언가 시간을 제한할 장치를 자연스럽게 설정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공원 한바퀴 돌며 이야기하자."라고 말이죠. 공원 한바퀴 도는 데 드는 시간으로 대화를 제한하면 짧은 시간 안에 임팩트 있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고요, 상대방은 그 시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겁니다.
그리고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미리 마련한 다음에 상대를 만나야 합니다. 처음에는 어떤 말을 꺼내고,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핵심을 전달하고, 이유의 근거를 어떻게 제시하고, 앞으로 원하는 바를 어떻게 말할지 등을 '시나리오'로 짜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산으로 가지 않게 만들 수 있죠.
우스갯소리로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는 말이 있는데요, "나이와 상관없이 10분 말할 것을 5분으로 줄여라"는 말도 기억해 두면 좋겠네요. 그저 말을 적게 하라는 뜻이 아니라, 말을 경제적으로, 효과적으로 하라는 뜻임을 여러분은 아시겠죠?
*참고논문
Mastroianni, A. M., Gilbert, D. T., Cooney, G., & Wilson, T. D. (2021). Do conversations end when people want them to?.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8(10).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