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을 효과적으로 혼내는 것도 전략이다   

2013. 6. 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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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부산교통방송을 통해 방송된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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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을 잘 혼내는 방법] 2013년 6월 18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오늘은 직장 생활을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할까 한다. 직장 생활을 즐겁게 하면 좋겠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상사가 부하직원들에게 잘못을 지적하거나 때에 따라서는 혼을 내야 할 경우가 많이 생긴다. 그럴 때 아무런 기준이나 방법 없이 혼을 내면, 혼내는 효과가 별로 없고, 오히려 서로 상처 입고 반감만 가지게 된다. 아예 혼내지 않는 게 나을 뻔한 일들이 참 많다. 


혼내기 위한 목적이 무엇일까? 당연히 잘못을 깨닫고 행동을 교정해서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간단히 말해서, 상대방이 잘하기를 원해서 혼을 내는 것이다. 그래서 혼내기 전에는 어떻게 혼내야 하는지 생각하고 나서 혼을 내야 한다. 오늘은 직원들을 잘 혼내는 것도 전략이다, 란 주제로 이야기할까 한다.



2. 잘 혼내는 것도 전략이다? 어떻게 해야 잘 혼낼 수 있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혼내는 것을 화내는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혼내는 것이 분풀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직원이 잘 되기를 원한다면, 분을 가라앉히고 혼을 내야, 야단 맞는 직원이 반발하지 않는다. 만약 직원이 반항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표정이 안 좋다면, 그건 혼을 내는 상사를 속으로 욕하고 있다는 뜻이다. 야단 맞을 짓을 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마찬가지다. 그래서 화가 난 상태라면, 화를 바로 내기 전에 부하직원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면서 ‘왜 걔가 그렇게 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화를 가라앉히는 게 좋다. 그러면 무슨 말로 직원을 혼내야 하는지, 문장을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혼을 내면, 그건 그냥 분풀이 밖에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나중에 시간이 한참 흐른 다음에 혼내라는 말은 아니다. 직원이 잘못을 저질러서 혼을 내야겠다면, 다음 날로 넘기지 말고 바로 그날 혼내야 한다. 직원도 본인이 잘못 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마무리되길 원한다. 그런데 상사가 시간이 한참 흐른 다음에 혼을 내면, 그런 나쁜 감정이 더 오래 지속되고 만다. 





3. 잘 혼내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이 또 있다면?


근거 없이 추측하지 말고, 반드시 증거를 가지고 혼을 내야 한다. 어떤 직원이 아침에 계속 지각을 한다면, 아마도 많은 상사들이 “왜 그렇게 게을러. 좀 일찍 좀 다녀”라고 혼을 낸다. 그 직원이 게으르기 때문에 지각한다, 라고 확신해 버린다. 하지만 그 직원이 진짜로 게을러서 지각을 한 걸까?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직원의 아이가 며칠 동안 계속 아파서 지각했을 수도 있다. 반드시 정확한 증거를 수집하고나서 혼을 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를 하는 게 좋다. “요즘 3일 연속 지각하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냐?”라고 말해야 한다. 그런 질문을 던진 후에 진짜로 아무 이유없이 지각하는 것이라면, 그때 혼내도 된다.



4. 어떤 분들을 혼을 낼 때, 좋은 말을 섞어가면서 하는데, 그런 방법은 어떻게 보는가? 


그런 방법을 ‘칭찬 샌드위치’라고 부른다. 직원에게 먼저 ‘요즘 일 잘하고 있다’라면서 칭찬한 다음에, 혼내고 싶은 말을 하고, 그게 끝내면 다시 칭찬으로 마무리하는 게 바로 칭찬 샌드위치다. 이 방법은, 아주 나쁜 방법이다. 직원들이 야단을 맞으면 반항심을 가질 것 같고, 또 상처를 받을 것 같아서 칭찬을 섞어서 혼을 내는 것 같은데, 그런다고 해서 야단 맞는 직원의 마음이 나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 사람이 날 놀리는 건가?’란 생각만 갖게 한다.  그리고 직원들은 야단 맞는 내용만 기억하고 칭찬 받은 내용은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인간은 원래 부정적인 메시지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칭찬 샌드위치를 쓰는 상사는 직원을 위한다기보다, 혼을 내면 자신의 평판이 나빠질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천사표란 딱지를 떼야 진실한 마음으로 직원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줄 수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잘 보이려고 싫은 소리를 하지 않으면 문제다. 마찬가지로, 부하직원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상사는 리더로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혼을 낼 때는 평판이 나빠질 것을 염려하지 않아야 한다.



5. 잘 혼내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이 또 무엇이 있나?


자기 기준이나 관점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프로 크루스 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말인데, 테세우스라는 영웅이 아버지를 찾아 아테네로 가던 길에, 프로 크루스 테스란 괴한을 만나게 된다. 프로 크루스 테스는 철로 만든 두 개의 침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길이가 짧고, 다른 하나는 길이가 긴 침대였다. 프로 크루스 테스는 키가 큰 나그네가 지나가면, 짧은 침대에 눕힌 다음에 밖으로 나온 부분을 잘라서 나그네를 죽였고, 키가 작은 나그네가 지나가면, 긴 침대에 눕혀 놓고 침대 길이에 맞게 몸을 늘려서 나그네를 죽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프로 크루스 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나온 것인데, 자기가 세운 기준이나 관점을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억지로 맞춘다는 것을 말한다. 혼을 내는 이유를 살펴보면, 상사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직원에게 야단치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설정한 기준에 맞추려고 직원을 혼내고 있다면, 반드시 그만 둬야 한다. ‘기준’은 서로 합의가 되어야 의미가 있다. 직원들에게 자기 기준을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면, 그건 관리가 아니라 일종의 ‘폭력’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언어 폭력을 오히려 즐기는 상사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6. 언어 폭력을 즐기는 상사? 좀 충격적인 말인데, 어떤 경우를 말하는가?


예를 들어 볼까? ‘디지털’이란 회사에 에드워드 루센트란 경영자가 있었는데, 그 사람은 나름대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려고 직원들과 같이 댈러스까지 기차 여행을 했다. 여행 중에 루센트는 직원들에게 “문제가 있어가 건의할 것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직원이 그 말을 듣고서 “회사 전략이 이상하고 분명하지 않다.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고 건의했다. 루센트가 어떻게 했을까요? 그 사람은 원래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스타일이었는데, 직원을 앞으로 나오게 한 후에, 그 직원에게 공개적으로 엄청나게 망신을 주었다고 한다. 


이런 못된 행동을 한 루센트는 나중에 회사에서 쫓겨 나는데, 이렇게 일부러 직원들의 자존심에 구멍을 내는 상사가 의외로 많다. 혼내는 것이 폭력적인 인신공격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7. 혼을 낼 때도 직원들의 자존심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단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혼낼 때 절대로 쓰지 말아야 하는 단어가 있는데, ‘넌 항상 그래’, ‘너는 한번도 그런 적 없다’, ‘너 때문에 아주 힘들다’, 여기에서 공통적인 단어가 무엇인가? 바로 ‘너’라는 단어다. 혼내는 대상은 직원 자체가 아니라, 바로 잘못을 저지른 상황이기 때문에 ‘너’라는 단어가 들어가지 않도록 말해야 한다. ‘멍청하다’, ‘게으르다’, ‘부주의하다’와 같이 성격을 나타내는 말도 쓰지 않는 게 좋다. 


이런 말도 못하면 어떻게 직원들을 혼내냐, 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혼내는 사람은 말을 적게 하라는 뜻이다. 가급적 말을 줄이고 직원이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런 이런 사실을 알게 됐는데, 어떻게 된 거냐?’라고 질문한 다음에 입을 닫고 침묵을 지켜야 한다. 직원이 80프로, 상사가 20프로만 말해야 한다.



8.  끝으로, 혼을 잘 내기 위해서 이것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라, 그런 게 있는가?


계속 말씀 드리지만, 직원의 자존심을 해치지 않는 게 중요한데, 그렇게 하려면, “절대 여러 사람 앞에서 혼내지 말아야” 한다. 리차드 펠슨이란 심리학자가 폭력 전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단 둘이 있을 때 주먹다짐을 하기보다는, 여러 사람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싸움을 벌일 확률이 2배나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료 직원들이 다 보는 곳에서 혼을 내면,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모욕을 당한다는 느낌 때문에 반항심이 훨씬 커지고, 자기합리화를 하게 되고,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여러 사람이 보는 곳에서 야단을 맞으면, 자존감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큰 상처를 입기 쉽다. 반드시 조용한 장소에서 단 둘이 만나서 이야기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야단 맞는 걸 봐야 잘못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고 집에서도 이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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