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혹은 그로부터 선택 받으려면?   

2008. 1. 25. 22:18
반응형
사모하는 사람이 있다. 그사람의 관심을 끌어서 언젠가 선택 받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진화론의 한 갈래인 '성(性)선택 이론'의 관점에서 풀어서(그렇지만 간단히) 써 본다.

좋은 냄새를 풍겨라.
황홀해질 정도로 미남이거나 미녀라 할지라도 그/그녀가 입을 열 때 형언하기 어려운 지독한 냄새가 난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상상해 보라. 그래도 좋은가? 얼굴이 잘 생기고 예쁘니 참아줄까? 허나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생물학적으로 우리는 나쁜 냄새가 나는 사람을 배척하도록 진화됐기 때문이다. 동물들도 그렇다.

좋은 냄새가 난다는 것은 튼튼한 면역 체계를 갖추고 기생충이 몸 안에 없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냄새가 나는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하면 건강한 자손을 가질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선택 받고 싶다면 성형수술보다는 불쾌한 입냄새를 없애고 은은한 향기가 나도록 몸을 가꾸는 게 먼저다. 자신의 몸이 머리 냄새, 발냄새, 겨드랑이 냄새 등 각종 냄새의 진원지라면 성선택 과정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다. 냄새가 좀 나는 걸 털털한 성격이라며 무마하려 하지 마라. 털털해서 화장품이나 향수 따위가 싫다면 적어도 자신의 몸에서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칭을 이루어라
칼 그래머 등의 생물학자들은 성형수술이 상대방으로부터 선택 받는 데에 별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추함이 없는 것'이 선택의 기준이지, 아름다움 그 자체가 아니라고 결론짓는다. 영화배우나 텔런트처럼 잘 생겼다고 선택 받는 것이 아니라, 못난 구석이 없어야 선택받는다.

동물들은 상대방이 신체적으로 대칭을 이루는지의 여부를 가지고 '추함이 없음'을 판단한다. 우리 인간들도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한다. 왜냐하면 기생충이 많거나 몸이 쇠약하면 신체의 대칭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칭을 이룰수록 건강하다는 증거이므로, 평소 운동을 통해 균형있는 몸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볼록 나온 배를 집어 넣고, 제멋대로 찐 살을 다스리는 것이 성선택에서 살아남는 비결이다.

신체적인 조건만 언급해서 유감이다. 머리가 똑똑하고 성격이 호쾌하거나 한 '비신체적 조건'도 성선택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잘 될까? 하지만 위에 말한 것들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고 성형수술도 필요 없으니 저렴한 방법이다.

그/그녀로부터 선택 받으려면 기본적으로 위의 두 개는 이뤄야 한다. 쉽게 말해 '디폴트'다.
반응형

  
,

공병호 박사의 空사상   

2008. 1. 25. 10:53
반응형

“혹자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하지만, 가격 상승은 대체재 등장이나 공급량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에 원유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경우 메이저 정유사를 중심으로 그동안 채산성 문제 때문에 고려하지 않던 유정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다…(중략)…경제학적으로 고갈이라는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원유 채굴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유정을 개발해도 채산성이 맞기 때문이다.”

공병호의 '인생경제학'에 나오는 대목이다. 그의 명징한(?) 논리가 코 끝을 징하게 만든다.

참을 수 없는 논리의 가벼움... 늘어나는 엔트로피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더 큰 문제는 내가 만난 CEO의 9할 9푼 9리 이상은 공병호의 이같은 논리에 너무나 감동한다는 사실이다.

기업 논리가 경제 논리로 잘못 둔갑되어 있는 요즘의 분위기가 좀 수상하다. 곧이어 등장할 '토건업자'는 또 얼마나 많은 엔트로피를 폐기물로 남겨놓을지 사뭇 두렵다.

반응형

  
,

'보노보'를 아십니까?   

2008. 1. 24. 22:30
반응형
보노보(Bonobo)는 한때 '피그미 침팬지'라고 불리며 침팬지의 아종으로 분류됐던 영장류였는데, 1950년대에 이르러서야 침팬지와는 다른 종임이 밝혀진 유인원이다. 침팬지와 겉모습은 비슷하게 생겼는데(자세히 보면 다르지만), 보노보의 생태가 침팬지의 그것과 확연히 다르다.

침팬지는 인간에게 친근한 모습과는 달리 매우 폭력적이고 다혈질적인 동물이다. 귀엽다고 건드렸다가는 침팬지의 힘센 팔뚝에 얻어 맞을 수 있다. 자칫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침팬지 연구가로 유명한 제인 구달은 침팬지가 갑작스럽게 공격하는 바람에 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면 보노보는 매우 유순하다. 평화를 지나치게 사랑하다 보니 매우 민망한 행동도 일삼는다. 왜냐하면 보노보가 시도때도 없이 섹스를 즐기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암수끼리의 섹스는 물론이고, 동성끼리, 위 아래 할 것 없이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섹스를 사랑하는 동물답게 수컷의 고환은 인간의 것보다 몇 배가 더 크고, 암컷의 엉덩이는 축구공 만하게 핑크색으로 부풀어 있다. 암컷과 수컷이 서로 싸우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랑을 나누는 모습도 자주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섹스는 그들에게 있어 화해의 도구인 셈이다.

보노보가 알려지기 전에 인간의 친척인 침팬지만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다보니, 인간의 본성과 행동이 침팬지처럼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에 기반을 둔다는 믿음이 알게 모르게 퍼져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침팬지적 논리는 승자 독식의 경제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을 하고 정치와 경제의 여러 영역에 뿌리 내려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인간은 침팬지와 보노보 두 유인원과 공통의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침팬지성과 보노보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과 행동은 침팬지의 논리로 설명하거나 혹은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의 원시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보노보의 생태를 통해 우리의 경제와 기업이 가야할 방향을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 동물원에도 보노보가 살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검색해 보니 서울대공원에 살고 있단다. 날씨가 좀 풀리면 카메라를 들고 한번 가볼 요량이다. 혹시 내 눈 앞에서 뜨거운 사랑을 나눌지도 모를 일이다.

(보노보를 더 알고 싶으면, '프란스 드 발'이 쓴 '보노보:잊혀진 유인원'을 읽어 볼 것을 권한다.)
반응형

  
,

카리스마를 가지기 위한 6가지 원칙   

2008. 1. 23. 01:10
반응형

어느 사회에 속해 있는 개인은 지위 상승의 꿈을 꾼다. 그것은 먼 조상인 원숭이 시절부터 우리에게 이어져 온 본능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리더를 꿈꾼다. 작은 사회건 큰 사회건 리더로서 카리스마를 가지려고 애쓴다. 어떻게 하면 카리스마를 가질 수 있을까? 카리스마를 기르기 위한 몇가지 원칙을 여기에 소개해 본다.

1. 단호하게 결정을 내려라.
최종 결정은 언제나 리더가 내려야 한다. 그래서 외로운 자리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망설이지 않고 단호한 결정을 내리라는 것이다. 모순적이지만, 사람들은 '옳은 일을 잘못된 방식'으로 하는 지도자보다 '그릇된 일을 올바른 방식'으로 하는 지도자를 더 좋아한다. 결정의 질보다는 결정의 단호함에 끌린다는 말이다. '박정희 향수'가 아직까지 유통기한을 넘지 않은 이유는 그가 잘못을 저지른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의 방식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2. 권위를 상징하는 자세를 지녀라.
거드름을 피우라는 말이 아니다. 리더는 절대 허리를 구부정하지 않는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단호한 자세로 걸어라. 불안하거나 우유부단한 표정은 절대 드러내지 마라. 그것은 부하의 태도이지 리더의 자세가 아니다. 항상 느긋한 태도를 지니도록 노력하라. 혼잣말을 하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면 애초에 카리스마는 기대하지 마라. 자세 잡기가 안 되면 카리스마는 결코 내것이 되지 않는다.

3. 바로 아래 부하에게 힘을 실어주라.
직속부하는 리더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자이다. 그들에게 적절히 보상하고 그들의 힘을 키워라. 그래야 아무도 리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할 생각을 감히 갖지 못한다. 직속부하를 못 살게 구는 리더는 얼마 못 가서 그들의 집단 모의에 의해 축출되기 쉽다. 물론 직속부하에게 과도한 권한을 이양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래서 훌륭한 리더들은 넘버 3로 넘버 2를 견제토록 한다.

4. 약자에게 선을 행하라.
카리스마가 빛이 나려면 약자에게 한없이 약해야 한다. 그들로 하여금 리더가 그들을 사랑하고 보살핀다는 감정을 갖도록 만들라. 조선의 카리스마, 영조는 중신(강자)들에게는 엄했으나 백성(약자)에게는 한없이 자애로웠다. 가장 나쁜 리더는 약자 위에 군림하려는 자다. 그런 자는 머지 않아 쫓겨나거나 물러난 뒤에도 욕을 먹는다.

5. 확신을 보여라.
리더는 집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고집을 웬만해서 꺾지 말아야 한다. 강한 확신을 보이라는 말이다. 이명박의 장점(?)은 무식할 정도로 자신의 확신을 끝까지 밀고 나갈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고 그걸 기어이 실천한다는 것이다. 그 방향이 옳은지 틀린지는 2차적인 문제이다(난 그가 싫다. 매우.). 카리스마는 확신과 저돌적인 실천에 의해 뻗어나간다.

6. 주기적으로 집단을 흔들어라.
평화로운 순간에도 가상의 적을 만들어서 집단이 건강한 수준의 긴장감을 갖도록 만들라.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걸 잘 한다. 회사가 잘 나간다 싶으면 새로운 화두를 던지면서 비상경영을 선언한다. 상시 비상경영 체제는 카리스마가 꾸준히 유지되도록 만든다. 물러난다고 선포했지만 막후에서 언제나 영향을 미칠 그다.

반응형

  
,

한겨울의 공원에서   

2008. 1. 20. 23:18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날씨가 풀린 것 같아 카메라를 들고 집 앞 공원을 산책한다.
괜찮을 줄 알고 옷을 가볍게 입고 나왔더니, 때때로 지나가는 바람이 시리다.
'어~ 추워.' 나는 점퍼의 지퍼를 목 끝까지 올리고 괜히 엄살을 부려 본다.

한겨울의 공원은 모노크롬이다. 빛을 잃은, 여윈 갈색이다.
카메라를 들고 여기 저기 찍어 보아도 흑백사진 같은 느낌이다.
사진찍기가 금새 재미 없어진다.

대신 이 생각, 저 생각 해보기로 한다.
'내일이 월요일인데 또 어떻게 한 주를 보내지?'
'원고 마감이 수요일인데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그러고 보니 제안서도 써야 하는구나!'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쉬자고 나온 참인데 분주한 생각 뿐이다.
스스로가 한심하고 안쓰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엇이 재미있는지 세 노인의 대화가 즐겁다.
그들이 부러워져서 한 컷 담는다.
벗들과의 대화는 추위도 잊게 만든다.
내 벗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는지. 무심한 내가 또 한심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