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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읽는 경영이야기
서양 로마의 역사나 혹은 우리나라의 역사로부터 경영학을 바라보고 리더십의 원리를 모색한 책이라든가, 삼국지나 손자병법과 같은 고전으로부터 경영전략의 핵심을 간파한 책과 같은 학문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퓨전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한때는 심리학과 경제학을 접목한 책들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적도 있었다. 이 책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는 경영과 과학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성을 통해 과학의 입장에서 경영을 바라보고 있다. 즉 과학의 원리나 과학적 가설로부터 기업 경영 현상과 경영원리, 경영전략 등을 쉽게 대중적으로 설명한 대중경영서이다.
경영학과 과학 간의 통섭, 과학의 원리로 경영학 읽기
경영학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는 법학,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등 사회과학 전 분야에 걸쳐 왕성한 저술 활동을 벌였으며 소설과 수필을 쓰는 등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아서 케슬러는 물리학과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자연과학과 인문학 전반에 걸쳐 방대한 지식을 축적했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진화생물학과 고생물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언어, 음악, 건축, 문학 등에도 조예가 깊기로 이름이 높았다.
이처럼 많은 학자들은 특정 학문에 국한하지 않은 폭넓은 학문을 펼치고 있다. 경영학 또한 많은 학자들의 ‘넘나듦’의 과정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경영학은 경영을 중심에 두고 타 학문을 취하는 방식이었다. 즉 심리학을 받아들여 조직행동이론을 수립하고, 경영에 수학과 통계학을 받아들여 회계학과 재무학의 토대를 쌓았다. 경제학과 게임이론 등을 수용하여 경영전략이론으로 발전시키고, 정보기술을 경영에 접목하여 경영정보시스템이란 분과도 탄생시켰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지금까지의 시선을 거꾸로 돌려 경영학 중심의 시각을 버리고 타 학문(과학)의 입장에서 경영학을 바라보고 있다. 즉 수학, 물리학, 생물학, 유전학 등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인 인류학, 심리학, 정치학, 사회학 등 우리가 흔히 경영학과 전혀 상관없다고 치부해버리는 학문의 체계와 관점 속에서 경영의 의미를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확률에 대한 무지가 벤치마킹에 집착하게 한다든지, 한번 선택한 결정을 철회하지 못하는 리더의 관성적인 사고방식 등 과학의 원리들과 과학적 가설들로부터 경영학적 의미를 추출해 냄으로써 기업 경영에 있어 우리가 지금 믿고 있는 가치가 과연 옳은 것인지, 과학이라는 거울로 경영을 투영해 볼 때 유용한 경영의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지 등을 탐구한, 과학과 경영 간 ‘교류’의 결과물이다.
리더가 알아야 할 과학 안에 숨은 경영의 원칙!
기업을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생명체로부터 기업경영의 지혜를 구하고자 하는 저자는 피터 드러커, 톰 피터스 등과 같은 경영학 대가들의 어려운 경영학 이론을 설명하는 대신 현실 속에 나타난 사건이나 사례를 들면서 경영을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두 무리의 붉은원숭이들 간에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는데 승리한 팀의 원숭이들은 예전보다 호전적인 행동을 자주 보였고, 패배한 원숭이들은 성격이 유순해졌다.
이는 호르몬의 변화와 연관이 있는데, 조직 또한 조직에 흐르는 호르몬 변화에 따라 공격적이 되기도 하고 보수적이 되기도 한다. 한화그룹의 승승장구와 김승연 회장이 일으킨 폭력 사건과의 상관관계, 잘 나가던 엔론이 무모한 공격경영으로 하루아침에 공중분해된 사건, 세계경영을 부르짖던 대우그룹의 몰락 등을 예로 들면서 저자는 조직에 흐르는 호르몬의 변화를 예의주시할 것을 강조한다.
또한 4장 〈순혈주의에 집착하는 조직에 대하여>에서는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보여준 조직의 폐쇄성을 예로 들면서 타사 출신의 CEO를 영입하지 않는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지적하고 있으며, 14장에서는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본 과학만능주의의 극치인 ‘황우석 사태’를 통해 환원주의 경영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일상생활과 밀접한 사례들을 담은 이 책을 통해 CEO들은 경영관리의 깊이와 넓이를 키우고, 일반 개인 독자는 새로운 경영 상식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1부 <경영의 기본: 경영은 과학이다>에서는 우리가 빠지기 쉬운 수학적 오류를 예로 들면서 리더로서 갖춰야 할 사항과 생태학, 유전학 등의 지식을 통해 이 시대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리더십 상을 보여주고 있다. 2부 <경영의 이슈: 경영은 네트워크다>에서는 수학, 물리학, 생물학, 인류학, 심리학 등 ‘네트워크 과학’이 조직 설계, 변화관리, 성과관리, 갈등관리 등을 수행함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으며, 3부 <경영의 미래: 경영은 철학이다>에서는 경영을 철학적으로 숙고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21세기는 ‘네트워크 과학’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인간관계, 사회관계, 조직관계뿐만 아니라 인터넷 등 우리의 일상생활은 바로 네트워크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오늘날 경영은 자신들이 쌓아 올린 공고한 벽에 갇혀 있다. 조직이 적응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갇혀 있는 벽을 과감하게 박차고 나와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과학의 원리와 사실로부터 경영학적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을 옥죄고 있는 벽을 멋지게 허물고 있다. 경영과 과학의 만남. 이제 리더는 과학적인 경영관리 능력을 보여줄 때이다.
추천의 말
“저자는 과학과 경영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다. 수학, 물리학, 생물학, 유전학 등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인류학, 심리학, 정치학, 사회학 등 사회과학의 원리와 이론을 통해 경영원리, 경영전략 등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조직의 리더는 경영관리의 깊이와 넓이를 키우고, 일반 개인들은 새로운 경영 상식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윤은기, 경영컨설턴트
“경영이 과학과 대화를 나눈다면 ‘유레카(eureka)!’라는 말을 외칠 법하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자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할 경우 정체되기 마련인데, 요즘 경영학이 바로 이런 우(愚)를 범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은 경영자나 경영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과학적 사실과 가설로부터 경영학적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김광수,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보여주는 조직의 폐쇄성, 김승연 회장의 폭력적인 행동과 호르몬의 변화, 갈수록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는 기업과 창업멤버와의 상관관계, 산불과 지진으로 본 조직의 갈등, 황우석 사태와 환원주의 경영 등 이 책은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사례를 통해 경영을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는 경영학 대가들의 어려운 이론 중심의 경영학의 한계를 극복한 책이다.”
- 박미숙,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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