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사람이 꼴통이 되는 순간   

2024. 12. 10. 08:00
반응형


지난 토요일 오후, 저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있었습니다. 8년만에 다시 찾은 '광장'에는 수십만명, 아니 100만명에 가까운 군중이 비상계엄의 무도함을 비판하고 조속한 탄핵 소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국회의사당이 떠나가도록 외쳤습니다. 

다들 언론 보도로 상세한 상황과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접했을 테니 생략하고, 어떤 이의 발언을 들으며 느꼈던 바를 짧게 풀고자 합니다.

탄핵 소추안 표결 시각에 임박해 가던 중, 어떤 여성이 무대 위로 올라와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이름이 무엇이고 어떤 단체를 대표하는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페미니스트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그녀는 소수자들이 이번 탄핵 소추에 어떤 열망이 있는지를 말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말할 것처럼 보였다'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그녀의 발언 내용이 광장에 집결한 군중의 보편적 '분노'와 요구를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실제의 워딩은 아니지만, 기억나는 대로 그녀의 발언을 요약하면 이랬습니다. '집회 현장에서 김XX가 술집에서 일하던 여성이라고 말하며 히히덕거리면서 조롱하는 소리를 들었다.' 

갑자기 이런 말을 왜 꺼내는 걸까? 무척 의아했는데, 계속 듣다 보니 그 이유가 뭔지 알겠더군요.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에 대해 비하하는 거라서 무척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겁니다. 모욕감을 느낄 만큼요. 그녀는 또 이런 말도 하더군요. 

 



'누군가가 이런 발언대에 레즈비언 하나 올려보내야 하는 거 아냐, 라고 말하며 떠들어댔다. 그 옆에 레즈비언이 서 있다는 걸 그들은 알았을까?' 

민의가 들끓는 광장에서 소수자들이 소모품처럼 소비되는 것 같아 모욕을 느낀 그녀의 감정,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비하와 차별을 멈춰달라는 그녀의 호소는 그 자체로 온당합니다. 터진 입이라고 소수자를 무시하는 말을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자들은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왜 굳이?'라는 물음표를 지울 수는 없더군요. 그 자리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도 그랬을 겁니다. 그 넓은 집회장이 일순간 조용해졌으니까요. 아마 다른 목적으로 열린 집회였다면 '지금 왜 그런 엉뚱한 이야기, 집회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말을 하냐'며 앞으로 나서서 힐난하는 자가 있었겠지만, 다들 너무나 절박한 목적을 가지고 모인 터라 그녀의 발언을 저지하거나 비난하려는 야유는 없었습니다.

수십만 명 앞에서 그렇게 '핀트가 맞지 않는 말', 즉 군중의 보편적 분노와 핀트가 맞지 않는 발언을 한다는 것을 과감한 용기라고 봐야 할까요, 아니면 강직한 소신이라고 봐야 할까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떤 주장이 일반적 상황에서 정당하고 설득력 있다고 해서 언제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수한 장소와 시간대에서는 그 정당성과 설득력이 떨어지거나 오히려 반감을 살 수가 있죠. 바로 토요일, 그 상황에서 벌어진 그녀의 발언이 그러했습니다.  '저러니까 페미는 안 돼.' 누군가가 제 뒤에서 혼잣말처럼 이렇게 말하더군요. 

'나'의 주장이 누군가를 설득하고 감화시키려면 주장 자체의 논리를 완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상황이 지향하는 목적, 맥락, 구성원들의 보편적 감정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매번 따져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를 모르고 어떤 자리에서나 항상 발진하거나 심지어 폭주한다면, 미안한 말이지만, '꼴통' 소리를 들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그 주장과 신념이 아릅답다고 해도 말입니다.




제 신간 <시나리오 플래닝>이 이제 예약판매를 끝내고 아래의 서점에서 정상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구매를 부탁 드립니다.

-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38690
-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251662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8729619

[다량 구매 혜택]
한번에 10권 이상 구매를 원하신다면, 010-8998-8868로 전화 주시거나, jsyu@infuture.co.kr로 메일 주십시오. 저자 사인과 함께 특별 할인율을 적용해 드리겠습니다. 할인율은 문의 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행복이란 말의 아이러니   

2024. 12. 9. 08:00
반응형

 

서점에 가서 자기계발서들을 살펴보면 여러 키워드 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행복'입니다. "행복하려면 이렇게 하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행복을 느낄 수 없다", "행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는 식으로 독자들에게 행복의 중요성을 호소합니다. 

그런 책을 읽어보면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자연스레 듭니다. 미디어나 언론에서도 우리 사회의 지향점이 국민의 행복이 되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의견을 내놓습니다. 여러분은 그런 책이나 기사를 접할 때마다 어떤 느낌이 듭니까? 행복하게 살겠다는 긍정적인 의지가 샘솟아 오릅니까? 아니면, 행복하지 않은 현재의 자신이 초라하고 나약하게 느껴집니까?

호주의 연구팀은 행복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연구자는 123명의 참가자들에게 설문을 돌려 '우울함을 느낄 때 나는 내가 나쁜 사람인 것처럼 생각된다(자기 평가)', '나는 우울함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자신에 대한 기대)', '다른 사람이 날 우울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사회적인 기대)' 등의 질문에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사회가 자신들에게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 참가자일수록 자신들이 느낄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우울함이나 슬픔)을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바꿔 말해, 행복을 강조하는 쪽으로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될수록, 그리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행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받을수록 사람들은 '난 슬퍼하면 안돼', '좌절하면 안돼'라면서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억압하려 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는 자기 자신을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며 비하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행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가 오히려 행복하지 못한 상태로 이끄는 것이죠.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거나 슬픔이나 우울함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안 된다는 쪽으로 사회적 인식이나 기준이 편협하게 흘러갈 때 정상적으로 경험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죄악시하게 됩니다. 행복을 강조할수록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 행복하라는 말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행복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자기계발서를 가급적 멀리하는 것, 행복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는 것이 더 행복해지는 길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 느끼며 사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참고논문
Brock Bastian, Peter Kuppens,Matthew J. Hornsey, Joonha Park, Peter Koval, Yukiko Uchida(2012), Feeling bad about being sad: the role of social expectancies in amplifying negative mood, Emotion, Vol. 12(1)

 


 

제 신간 <시나리오 플래닝>이 이제 예약판매를 끝내고 아래의 서점에서 정상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구매를 부탁 드립니다.

-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38690
-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251662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8729619

[다량 구매 혜택]
한번에 10권 이상 구매를 원하신다면, 010-8998-8868로 전화 주시거나, jsyu@infuture.co.kr로 메일 주십시오. 저자 사인과 함께 특별 할인율을 적용해 드리겠습니다. 할인율은 문의 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세상을 균형있게 바라보는 관점   

2024. 12. 6. 08:00
반응형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만은  피실험자들에게 신문 한 부씩을 나눠주면서 신문에 나온 사진의 개수를 전부 세어보라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피실험자들은 와이즈만의 지시를 듣고 2분 내에 사진의 개수를 모두 헤아렸습니다. 

헌데, 와이즈만이 신문의 2면에 "세는 것을 중단하시오. 이 신문에는 모두 43개의 사진이 있습니다."라고 대문짝만하게 써놓은 것을 본 참가자는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사진의 개수를 세는 것과 같은 세부적인 일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전체를 바라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죠.

와이즈만의 실험은 우리에게 '환원주의적'인 관점이 얼마나 우리의 시각을 좁게 만드는지를 깨닫게 합니다. 환원주의(reductionism)는 전체를 잘게 쪼개 각 부분의 메커니즘을 밝혀내면 전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 패러다임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부분을 모두 합하면 전체가 되고 전체는 다시 부분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하지만 사물과 현상을 환원주의적으로 이해하면 와이즈만의 실험에서 피실험자들이 빠졌던 '전체를 보지 못하는' 오류에 빠질 뿐만 아니라, 부분들 간의 상호작용을 무시하고 넘어가고 맙니다. 즉, 전체는 부분들의 합보다 '더 크다'란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죠.

환원주의의 반대는 전일주의(Holism)입니다. 전일주의는 사물과 현상을 구성요소의 합계가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전체로 이해해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그렇다고 환원주의적인 사고가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껏 이룬 놀라운 과학 성과의 많은 부분이 사물의 본질을 부분으로 쪼개 들어가는 환원주의적인 접근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법입니다.

혹시나 여러분은 세상을 환원주의적 관점으로 보고 있나요? 여러분이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려면 환원주의의 늪에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전일주의 관점이라는 밧줄로 항상 끌어당겨주는 '중용'을 발휘하기 바랍니다.



제 신간 <시나리오 플래닝>이 이제 예약판매를 끝내고 아래의 서점에서 정상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구매를 부탁 드립니다.

-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38690
-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251662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8729619

[다량 구매 혜택]
한번에 10권 이상 구매를 원하신다면, 010-8998-8868로 전화 주시거나, jsyu@infuture.co.kr로 메일 주십시오. 저자 사인과 함께 특별 할인율을 적용해 드리겠습니다. 할인율은 문의 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내가 보면 이긴다'라고 말하세요   

2024. 12. 4. 08:00
반응형

 

많은 사람들이 한일전 축구처럼 관심도가 높고 결과의 파급효과가 큰 경기를 앞두고서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내가 보면 지더라고. 그래서 안 볼 거야."라고 말이죠. '내가 시청하는 행위'가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로 하는 말일까요? 그렇지는 않겠죠. 자신의 영향력이 그처럼 크다고 믿는 이는 없을 테니까요.

가장 유력하면서도 일반적인 이유는 '내가 시청할 때 경기에서 '진 기억'이 '이긴 기억'보다 머리에 오래 남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질 확률이 큰 경기만 골라보는 지지리도 운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통계적으로 ‘내가 시청했을 때 이긴 경기 수’가 ‘내가 시청했을 때 진 경기 수’와 별 차이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인간은 이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손실을 회피하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에요. 긍정적인 상황을 극대화하기보다는 부정적인 상황을 최소화하는 데 에너지를 쏟으려 하죠. 이것은 사실 인간의 생존에 굉장히 이득이 됩니다. 

 



어두운 숲 속에서 잎사귀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관찰하면 그게 뭔지 확인하기 전에 일단은 그 자리에서 도망치거나 몸을 사리는 게 생존 확률을 높이니까요. 잎사귀를 흔들었던 존재가 토끼나 사슴 같은 먹이(이득)일 수도 있겠지만, 내 생명을 위협할 호랑이나 곰 같은 맹수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일단은 경계하고 보는 게 최고의 전략입니다. 

이런 위험 회피 성향이 부정적 기억이 머리에 오래 남도록 만들었고 그에 따라 ‘내가 보면 경기에 진다’는 비합리적이면서 자기를 과대평가하는 명제를 스스로에게 성립시키는 것입니다. 중요도와 긴박감이 높은 경기일수록 이 명제는 힘을 얻죠.

“내가 보면 꼭 지더라”는 편향은 경기장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를 위하는 마음이라기보다 사실은 자기 마음을 덜 다치게 하려는 ‘보신 욕구’에서 나온 것입니다. 짐작컨대 “난 안 볼래. 내가 보면 꼭 지거든.”이라고 자주 말하는 사람일수록 방어적이고 감정적 내성이 무척 약한 사람일지 모르죠.

어떻게 보면 “내가 보면 경기에서 이긴다.”라고 긍정적으로 말하는 게 좋습니다. 응원하는 나의 기운이 선수들에게 텔레파시를 통해 전해져서 그들에게 아주 미세하나마나(그리고 혹시나마) 힘을 줄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응원하는 사람이 많고 응원 함성이 클수록 선수들이 힘을 낸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앞으로는 “내가 보면 경기에서 이긴다. 그러니 필히 볼 테다!”라고 일부러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어떨까요? “내가 보면 경기에서 진다. 그러니 안 보련다”란 말은 선수들보다는 자기 자신을 더 위하는 행위임을 깨닫는다면 말입니다. 돈 드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스포츠에서 좀 지면 어떻습니까? 다음에 이기면 되죠.




제 신간 <시나리오 플래닝>이 이제 예약판매를 끝내고 아래의 서점에서 정상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구매를 부탁 드립니다.

-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38690
-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251662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8729619

[다량 구매 혜택]
한번에 10권 이상 구매를 원하신다면, 010-8998-8868로 전화 주시거나, jsyu@infuture.co.kr로 메일 주십시오. 저자 사인과 함께 특별 할인율을 적용해 드리겠습니다. 할인율은 문의 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

공무원들이 거짓말을 잘하는 이유?   

2024. 12. 3. 08:00
반응형

 


중앙 부처 공무원이든 지자체 공무원이든 그들에게 강조되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시민을 위한 봉사와 희생정신, 맡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전문성, 청렴과 윤리의 실천 등이 공무원들이 실천에 옮겨야 할 핵심적인 가치일 겁니다. 이 중에서 일반적인 직장인들과 달리 공무원들에게 특별히 요구되고 강조되는 가치는 바로 청렴과 윤리겠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겠지만, 국민들은 비리와 부패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나라의 공복임을 자처하는 자들이 저런 비리를 저지를 수 있느냐’며 분노합니다. 그래서 원래부터 청렴한 생활을 추구하고 윤리적 성향이 높은 사람들을 공무원으로 선발 혹은 선출해야 한다고 말하죠. 

그런데 공무원을 지망하는 사람들의 윤리적 성향이 남들과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추측케 하는 연구가 하나 있습니다. 그 결과는 바로 '남을 속이는 사람들이 공무원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다소 충격적인 것입니다.

 



연구자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인지 능력과 열망, 성격적 특성 등을 조사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거짓으로 알린 후에 주사위 던지기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주사위에서 나온 숫자에 0.5를 곱한 값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게임이었죠. 연구자는 참가자들에게 기록지를 주고서 주사위에서 나온 숫자를 스스로 적게 했습니다. 실제 기록과 각자가 적어낸 기록을 비교하면 남을 속이려는 성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연구자는 참가자들의 희망 직업을 따로 조사했는데요, 실제보다 높은 점수를 거짓으로 써낸 사람일수록 공무원 일자리를 더 선호한다는 경향을 발견했습니다. 놀라운 결과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현재 공무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게임을 진행했는데요, 실제보다 높은 점수를 써낸 공무원들이 거짓 사유로 결근하는 경향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그럴까요? 공무원이란 직업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리라기보다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자리라는 인식이 큽니다. 선출직이든 선발직이든 공무원이 됨으로써 ‘경제적 권력’과 ‘출세’를 꾀하는 이들이 참 많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는 점에서 ‘남을 속이는 사람일수록 공무원이 되기를 원한다’는 것은 매우 경계해야 할 현상이 아닐까요?

공무원 선발은 지식이나 학력 혹은 업무능력보다는 청렴성과 윤리성에 무게를 둬야 하고, 유권자들이 선출직 공무원(국회의원, 지자체장 등)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것이 이런 부정적 현상을 약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비단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도 직원을 승진시킬 때 오늘의 시사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어쩌면 남을 속이려는 성향이 높은 자들이 조직 내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기를 훨씬 ‘열망’하는 사람일지 모르니까요.


*참고논문
Hanna, R., & Wang, S. Y. (2017). Dishonesty and selection into public service: Evidence from India. American Economic Journal: Economic Policy, 9(3), 262-290.




제 신간 <시나리오 플래닝>이 이제 예약판매를 끝내고 아래의 서점에서 정상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구매를 부탁 드립니다.

-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738690
-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251662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8729619

[다량 구매 혜택]
한번에 10권 이상 구매를 원하신다면, 010-8998-8868로 전화 주시거나, jsyu@infuture.co.kr로 메일 주십시오. 저자 사인과 함께 특별 할인율을 적용해 드리겠습니다. 할인율은 문의 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하기 : https://infuture.stibee.com/

 

유정식의 경영일기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이 드리는 경영 뉴스레터 <유정식의 경영일기>

infuture.stibee.com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