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영일기'를 꼭 발행하는 이유   

2024. 7.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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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중요도와 데드라인이 각기 다른 여러 개의 일이 주어졌다고 가정해 보세요. 어떤 일은 중요하면서도 데드라인이 충분히 남았고(A), 또 어떤 일은 그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데드라인이 바로 코앞입니다(B). 여러분은 A와 B 중에 어떤 일을 더 먼저 하고 싶어집니까?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B(별로 중요치 않지만 긴급한 일)를 먼저 수행한다고 합니다. 이는 연구 결과로 증명된 바인데요, '단순 긴급성 효과(mere urgency effect)'라는 말이 바로 이 경향을 가리킵니다. 이 효과는 짐작보다 강력합니다. 중요하면서 데드라인이 충분히 남은 과제(A)를 수행하면 더 많은 보상을 주겠다고 해도 사람들은 B를 택하는, 확실한 경향을 보였으니까요.

이 결과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은 긴급한 일을 중요한 일이라고 착각한다는 게 첫 번째 시사점입니다. 그리고 데드라인을 길게 준다고 해서 중요한 일을 먼저 하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두 번째 시사점이죠. 

 



그렇기에 중요한 일일수록 약간은 데드라인을 타이트하게 주어야 한다는 게 세 번째 시사점입니다. 보통은 상대방(직원)을 배려한다고 해서 중요한 일일수록 넉넉한 시간을 줄 필요는 없죠. 오해는 마세요. 일부러 데드라인을 빡빡하게 제시하여 직원을 괴롭히라는 뜻은 아니니까요.

'단순 긴급성 효과'는 팀장이 직원에게 일을 지시할 때뿐만 아니라 여러분이 스스로 세운 목표와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각각의 데드라인을 참조는 하되 그것보다는 각각의 중요도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할 일을 결정해야겠죠. 또한, 여러분이 긴급하다고 느끼는 일이 정말로 긴급한지 잘 따져보세요. 임의로 결정했을지 모르니까요.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긴급한 일은 중요하지 않고, 중요한 일은 절대 긴급하지 않다." 긴급도를 중요도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꿰뚫는 말입니다. 긴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에 초점을 맞추세요.  

저는 하루를 넘기기 전(밤 12시)에 반드시 경영일기 발행을 끝내 놓습니다. 저에게는 매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죠. 여러분에게도 경영일기 읽기가 중요한 일이기를 바랍니다.


*참고논문
Zhu, M., Yang, Y., & See, C. K. (2018). The mere urgency effect.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5(3), 673-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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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원치 않는 충고를 막아내는 방법   

2024. 7.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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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꼰대'라고 불리거나 평가(?) 받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조언을 하는 것'입니다. "제 아이디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하지 않았는데도 "당신의 아이디어는 이런저런 결함이 있어요. 이렇게 바꿔 보세요."라는 식으로 말하죠. 그것도 깊은 고민없이 '겉보기 인상'에 따라서.

물론 때로는 그들의 조언이 기존의 제약조건을 깨뜨리게 하거나 문제를 새로운 방향으로 정의하게 합니다. 그들 역시 도와주려는 선한 마음으로 조언하는 것일지 모르죠. 하지만 여러분이 별다른 고민없이 내뱉는 그들의 '감놔라배놔라'식 훈수 혹은 '나라면 이렇게 할텐데'식 조언에 휘말린다면 처음에 가졌던 자신감이 추락하고 자존감마저 상할지 모릅니다. 여러분의 훌륭한 아이디어가 사장될 위험도 있죠.

피드백은 아이디어의 강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설익은' 피드백까지 용인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꼰대'의 즉흥적인 조언을 무시하거나 애초에 함부로 조언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아이디어에 쏟은 노력과 시간이 클수록 그리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이렇게 저렇게 생각합니다."란 식으로 절대 말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예전글에서 '생각'이란 단어를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했는데요, 이 글에서는 다른 이유로 또 한 번 강조합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여러분이 아직 확정을 하지 않았다고,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아이디어에 완벽을 기하지 않았다고 간주해 버립니다. 그래서 요청하지도 않은  조언을 내뱉죠. 그것도 단지 몇 분간의 이야기만 듣고서 말입니다. 

'생각합니다'란 말로 절대 겸손 떨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이런 아이디어를 실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혹은 "여러 가지로 연구하고 고민하여 그렇게 하기로 계획했습니다."라며 확정하여 말해야 꼰대들이 비집고 들어올 구석이 사라집니다. 물론 그래도 비집고 들어오는 극강 꼰대가 있습니다만, 이미 결정했다는 식으로 대응해야 여러분의 아이디어가 상처 입거나 이런저런 패치가 붙어 누더기가 될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미 결정된 아이디어'임을 강조하면 꼰대의 조언에 "조언 감사합니다. 하지만 일정에 맞추려면 이 방안을 추진해야 합니다."라는 식으로 대처할 수 있어요. "도움이 되는 충고입니다. 비록 일정과 인력 문제로 지금은 적용할 수 없지만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적용하겠습니다."라고 둘러댈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지금은 상황 파악보다는 일을 빨리 진전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그게 급선무입니다. 좀더 빠르게 진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움말씀을 주시겠습니까?"라고 '되치기'를 할 수도 있죠. 요청하지 않은 부분에 조언할 생각 말고 '내가 필요한 조언'을 달라는 식으로 되치기를 하면 조언하길 즐겨하는 꼰대들의 욕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여러분이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겠죠.

원치 않아도 설익은 충고를 일삼는 '일침충' 혹은 '충고충'의 공격에 여러분의 아이디어는 늘 노출돼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고도화하는 동안 그들의 공격을 슬기롭게 막을 줄 아는 '항마력'도 함께 기르세요. 여러분의 아이디어는 여러분만이 보호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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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 뺏으면' 누구나 등을 돌립니다   

2024. 7.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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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은 기업의 CEO는 불쑥 “내가 걔네들에게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럴 수가 있습니까?”라고 하소연하기 시작했습니다. 설비 마련과 기술 사용 등으로 큰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그는 사업 초기부터 자신과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동종업체보다 많은 보너스를 지급했고 타사에는 없는 여러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제공했습니다. 직원들도 자기네들이 동종업체 직원들보다 보상이 크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위기가 닥쳤습니다. 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인상으로 인해 제품 판매가로 제조원가를 감당하기가 버거워졌죠. 회사는 자구책으로 비용절감에 들어갔고 가욋돈 같은 보너스도 줄여야 했습니다. 

CEO는 전체 회의를 통해 회사의 자금 사정을 알렸고 성과급 축소, 기본급 동결, 일부 복리후생 프로그램 중단 등 고통 분담을 호소했습니다. 처음엔 직원들이 자기말을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CEO는 한달 후쯤 그의 입장에서는 매우 어이없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몇몇 직원들이 앞장서 노조를 결정해서 사측의 부당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게 아닙니까! CEO는 엄청난 배신감에 사로잡혔다고 하더군요.

노조 결정이 잘못됐다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경영자에게 불만을 표출하지 말하는 뜻도 아닙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말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푸려면' 그것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될 때를 충분히 상정하고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특히 돈이 들어가는 제도일 때는 더욱 그래야 하죠.

 



‘줬다 뺏기’처럼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게 또 있을까요? 돈이든 물건이든 아니면 권리든 누군가에게 한번 주어지고 나면 ‘내것’이라는 소유권이 즉각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비록 상대방이 나에게 호의로 그것을 줬다고 하더라도 혹은 ‘나에게 굳이 이걸 왜 주지?’라는 의아함이 든다 하더라도 그가 다시 나를 찾아와서 그걸 돌려 달라고 말한다면 기분이 싹 나빠지는 법입니다. 

돌려 달라는 이유가 머리로는 충분히 납득이 된다 하더라도 속으로는 ‘줬다 뺐는 게 어딨어?’라는 감정이 불쑥 올라와서 표정관리가 어려워지죠. 그리고 ‘이 사람과 다시는 교류하지 말아야겠어.’ 혹은 ‘이 사람을 조심해야겠네.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라는 다짐을 뇌리에 각인시킵니다.

<킹 메이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나요?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주인공 ‘김운범’에게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있습니다. 서창대는 한 가지 꼼수를 고안해 냅니다. 경쟁 후보가 표를 얻을 목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설탕이나 밀가루 등의 물품을 살포하는 것을 목격한 그는 며칠 후에 각 가정을 돌며 그때 줬던 물품을 되돌려 달라고 말하며 이렇게 덧붙입니다. "잘못된 주소로 배달된 것 같습니다!" 경쟁 후보의 이름과 정당명이 적힌 옷을 입고서 말이죠.

주민들은 “줬다 빼앗는 게 어딨냐!”며 분노하고 삿대질하며 경쟁 후보를 욕합니다. 이게 바로 서창대가 의도했던 바죠. 김운범은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왜 이겨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원칙을 강조하지만 서창대는 그 반대였습니다. 연거푸 낙선했던 김운범은 서창대가 구사한 '줬다 뺏기' 전략에 힘입어 갈구하던 금뱃지를 달 수 있었죠.

개인들을 상대하든 조직을 운영하든 잘 나간다고 해서 마구 퍼주는 '기분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언젠가 줬던 걸 달라고 해야 할 때가 오기 마련이죠. 백 번 잘해 줘도 ‘한 번 줬다 뺏으면’ 상대는 바로 돌아섭니다. 어쩌겠습니까? 그게 인지상정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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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미루고픈 마음에 사로잡혀 있다면   

2024. 7.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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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신경을 분산시키는 여러 가지 오락거리와 SNS가 많을 때 어떤 일을 제때 시작해 제때 끝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요즘처럼 날씨까지 무더우면 더 그렇죠. 쌓인 일들을 바라보며 '언제 저것을 다 하나'란 부담감을 회피하고자 오히려 다른 곳에 신경을 집중하여 할일을 잊고자 하죠. 

하지만 언젠가는 꼭 '해치워야 하는' 일이니 이렇게 한없이 미룰 수는 없잖습니까? 어떻게 해야 일을 미루려는 마음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좋은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를 소개합니다. 바로 구체적인 인상을 가지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인상을 갖는다는 게 어떤 말인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미루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 일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일의 전체적인 맥락이 어떠한지 등 상세한 것들이 머리 속에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야는겠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손을 놓게 되는 이유죠. 

'아, 그 일을 해야 하는데...'라고 막연하게 고민만 하지 말고 가능한 한 상세하게 그 일이 무엇인지를 그려보는 것이 해야 할 일에 구체적인 인상을 갖는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하는데, 귀찮아.'라는 고민 대신에 청소하고 나서 반짝거릴 욕조, 깨끗한 냄새, 뽀송뽀송한 화장실 바닥 등을 구체적으로 상상한다면 엉덩이를 붙이고 마냥 늘어지고픈 마음을 누르고 바로 청소에 돌입하게 됩니다.

 



'경영일기를 써야 하는데, 힘들어. 할말도 없고 말야. 오늘은 그냥 패스할까?'란 귀차니즘을 매일밤 견뎌야 하는 저는 억지로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단어와 문장을 또각거리며 쓸 때의 느낌이랄지, 무료 이미지 사이트에서 적당한 이미지를 다운로드하는 모습이랄지, 다 쓰고 나서 '예약발송' 버튼을 누를 때의 홀가분함 등을 상상해 봅니다. 이런 상상 후에는 곧바로 '그래, 바로 써야겠어!'라는 힘이 그 전보다는 강해짐을 경험합니다. (물론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야 하는 일에 구체적인 인상을 떠올리는 것은 회사에서 직원들이 마감일 안에 과제를 훌륭하게 마칠 수 있게 하는, 꽤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어떤 과제를 추상적으로 떠올릴 때보다는 그 과제를 수행할 때의 세세한 과정과 그때 경험하게 될 미묘한 감정과 끝마치고 나서 느껴질 성취감 등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상상할 때 과제 수행을 미루려는 경향이 덜 해집니다. 

아마도 구체적인 이미지를 뚜렷하게 가지는 과정 속에서 '힘든 데 어떻게 하지?'란 막막한 감정이 누그러지기 때문인 듯 합니다. 이는 연구 결과로 증명된 바이니 리더가 직원들에게 일을 시킬 때 꼭 활용하기 바랍니다.  

지금 어떤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 그 일의 취지나 효과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에 매몰되지 마세요. 그 일의 수행 과정과 수행할 때의 장면, 감정, 주변의 공기 등을 하나씩 상상해 보세요. 이것이 바로 '프로 미룰러'와 '귀차니스트'에게 권하는 일종의 명상법입니다. 


*참고논문
McCrea, S. M., Liberman, N., Trope, Y., & Sherman, S. J. (2008). Construal level and procrastination. Psychological Science, 19(12), 1308-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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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려면 시간을 더 달라고 말하세요   

2024. 7.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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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상사가 지시한 업무를 제시간에 끝낼 줄 아는 것이 일 잘하는 직원의 가장 큰 능력 중 하나라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합니다. 마감일에 이르러서야 혹은 마감일을 훌쩍 넘기고 상사가 물어보고 나서야 “아직 다 하지 못했는데요. 시간을 좀 더 주시지요. 아시잖아요. 이 과제가 어렵다는 것을.”라고 말하는 직원들, 그것도 ‘습관적’으로 그러는 직원에게는 아무리 그가 내놓은 산출물의 질이 좋다 하더라도 ‘일 잘하는 직원’이라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오해는 마세요. 상사에게 “좀 더 시간을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자체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니까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 곧바로 ‘일 못하는 직원’이라는 꼬리표가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마감일보다 2~3일 먼저 업무를 끝냄으로써 상사에게 결과물을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주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사람일이 어디 그렇습니까? 자원이 부족하다든지 부서간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든지 등 여러 애로사항으로 예정일보다 일이 늦어지는 경우가 병가지상사죠.

일 잘하는 직원은 일이 늦어질 것 같고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으면 미리 알림으로써 상사가 대비할 여유를 주거나 상사로부터 지원을 얻어냅니다. 이것이 일 못하는 직원들과 다른 특징이고 상사의 무한한 신뢰를 가능케 하는 차별점입니다. 아마 여러분들은 이 말에 동의할 겁니다. 특히, 마감일을 넘기고도 “이 과제는 너무 어려워요. 아시잖아요. 시간이 더 필요해요.”라고 너무나 당당하게 말하는 직원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상사로부터 일 못하는 직원이라고 찍힐까 봐 시간을 좀 더 달라고 요청하지 못하고 마감일까지 우물쭈물하지 않아야 합니다. 실험을 해보니, 시간 연장을 요구한 직원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과업을 끝낸 직원들에 비해 결과물에 대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시간 연장을 요구하면 관리자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것이라 지레짐작하여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을 주저하지만, 일단 그런 두려움을 이겨내고 시간을 더 달라고 말하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그에 따라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 실험이었어요.

이를 확인하려고 진행한 두 번째 실험은 시간 연장을 요구한 직원들이 관리자로부터 ‘더 유능하다’, ‘동기 수준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마감 연장을 요구한다고 해서 ‘능력이 모자라다’는 평가를 받기는커녕 반대로 일 잘하는 직원으로 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주죠.

그런데 혹시 이런 꼼수가 떠오르지 않나요? “아하! 그러면 앞으로 어떤 업무든지 상사에게 ‘시간을 더 주세요’라고 말해야겠네. 좀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고 상사로부터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테니 말이야. 일을 설렁설렁해도 되니 이것 참 ‘개꿀’인데?”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꼼수를 무작정 썼다가는 낭패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해요.  돌아가는 사정 봐 가면서 그래야 합니다. 마감일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아주 중요한 업무에 “시간을 더 주세요.” 했다가는 일 못하는 직원으로 확실히 찍힐 테니까요.

“시간을 더 달라고 하면 상사가 속으로 나를 능력 없는 놈이라고 판단할 거야.”라는 걱정을 버려야 합니다. 현실을 속였다가 나중에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정말로 일 못하는 직원으로 보기 좋게 낙인이 찍힐 테니까요, 욕 먹을 각오를 하는 것도 일 잘하는 비결입니다.


*참고논문
Whillans, A. V., Yoon, J., & Donnelly, G. (2022). People overestimate the self-presentation costs of deadline extension request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98, 10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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