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 5일, 참 푸른 하루였다. 내 사진이 그걸 담기엔 역부족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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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안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다 살던 집의 시세가 오르자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을 팔고서 교외로 이사를 갔다. 하지만 학원은 옮겨가지 않고 원래 있던 곳에서 계속 운영했다.
그런데 집을 팔자마자 시세는 그녀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치솟기 시작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몇 천 만원씩 오르더니 급기야 자신이 판 금액의 두 배 가까이 육박하고 말았다. 이사를 갔으니 떨어지든 말든 잊어버리면 그만이었겠지만, 학원 때문에 자신이 판 아파트 시세의 변화를 가까이서 목도할 수 있었던 그녀는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학원으로 가다가 팔아 버린 아파트를 볼 때면 가슴이 방망이질 치면서 숨쉬기 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그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 길로 돌아가곤 했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린 결정이기에 그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그저 자신이 내린 판단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스스로를 책망하면서 퍽퍽한 가슴만 내리 칠 수 밖에 없었다. 한 두 푼도 아니고 몇 억원의 돈이 순간의 판단 때문에 사라지고 말았으니, 자기학대로도 화를 이겨내기 어려웠다.
여자의 성격은 점점 포악해졌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났다. 집안 일이고 학원 일이고 모두 귀찮았다. 학원에서 아이들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이유야 상관없이 소리부터 질러댔다. 가슴 속의 화가 활활 타오르다 보니 애꿎은 아이들에게로 자신의 화가 전달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변한 걸 스스로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게 소리라도 벅벅 질러야 화가 좀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그녀는 다혈질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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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나 기업들 모두 창의적인 사고의 가치를 높이 인정하는 분위기다.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갖가지 방법들이 창안되고 있으며 회사는 직원들에게 그 기법을 습득시키려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창의력이란 단어를 검색해보면 숱하게 많은 창의력 교육프로그램들의 목록이 어지럽다. 저마다의 방법론과 도구로 무장한 열띤 광고문구가 교육을 수강하기만 하면 에디슨이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울고 갈 만큼의 창의력 소유자가 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하지만, 창의력 교육프로그램이 그렇게 많고 기업들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직원들을 교육에 내모는 데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충분히 창의적이지 못할까? 깜짝 놀랄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왜 아주 가끔 더디 생겨나는 것일까? 수학올림피아드에서 1등을 종종 거머쥐는 우리지만 가까운 일본이 노벨 과학상을 9번이나 수상하는 동안 왜 우리는 노벨평화상 수상 하나로 스스로를 위안해야 할까? 그래서 어떻게든 노벨상을 받고 싶어서 나라 전체가 황우석 신화에 소위 ‘올인’한 것일까?
많은 지식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잘못된 결과지상주의, 입시 위주의 교육 등으로 인해 창의적인 사고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모두 맞는 얘기다. 그러나 나는 창의적 사고의 경직과 창의적 사고에 대한 이유 없는 배척의 가장 큰 원인을 우리 모두의 ‘게으름을 동반한 두려움’에서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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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반쯤 감긴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싶다. 산자락을 낮게 휘감는 희고 풍성한 구름을, 그 밑으로 추억처럼 긴 꼬리를 끌며 지나는 기차를, 몇 가닥의 서늘한 바람이 벌판을 가로질러 흐르는 고요한 풍경을 반쯤 감은 게으른 눈으로 바라보고 싶다.
사는 게 재미없고 삶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 반복되는 일상을 뿌리치고 사람들의 그림자가 어지럽지 않은 곳으로 숨어 들고 싶다. 그곳에서 나른한 몇 날을 보내고 싶다. 맑은 물가에 앉거나 늘푸른 고목 아래에 누워서 끝내 읽지 못했던 1980년대의 연애소설을 읽는다면 어떨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며 ‘깊고 푸른 밤’처럼 10%쯤 쓸쓸해지고 싶다.
아픈 대목이 나오면 책을 덮고 물소리 바람소리를 듣다가 잠들면 그만. 그렇게 읽다가 잠들다가, 한껏 빈둥빈둥 거렸으면 좋겠다. 시간이 멈춘 듯 구름은 산모롱이에 걸리고 기차는 느릿느릿 간이역으로 들어온다. 나는 작은 정물이 되어 그 풍경 속으로 흐릿해지고 싶다.
어느덧 별이 뜨고 지평선 너머로 하루가 잠길 때, 푸른 잔디에 누운 평화로운 양떼처럼 꿈을 꾸고 싶다. 그 옛날 함께 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하는 꿈을. 슬프던 지난 서로의 모습을 까맣게 잊어내는 꿈을. 그리하여 그 옛날 차마 하지 못했던 용서의 말을 수줍게 전하는 꿈을 꾸고 싶다.
때론 반쯤 닫은 마음으로 모든 것을 추억하고 싶다. 내가 너에게서 받았던 상처보다 내가 너에게 주었던 상처를 위하여, 상처가 상처로 감각되지 않고 그저 증류된 기억의 한 페이지로 갈무리될 수 있도록 마음의 한 켠일랑 닫아둬야지.
상처를 상처로 기억할수록 스스로를 용서 못한 채로 살아가야 함을 나는 이제야 알기 때문이다. 한껏 외쳐버린 고백의 말보다, 반쯤은 숨기고 반쯤은 내보이는 가난함이 길고긴 삶을 견뎌내게 한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알기 때문이다.
내 몸의 한 쪽 끝에서 또 다른 한쪽으로 투명한 물줄기를 흘려보내고, 그 물 위에 희고 고운 그리움의 징검다리를 놓는다. 누군가 한 뜀 두 뜀 징검다리를 밟고서 내 안으로 들어오겠지. 그의 마른 이마에 내 볼을 맞대고 끝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작은 그의 손을 잡고서 함께 저무는 풍경 속으로 흐릿해지련다. 열려진, 그러나 반쯤은 닫아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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