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 사랑   

2009. 10. 1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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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 사랑


1

이름없는 별들이 점점 돋아난 가을 하늘 저 편으로
내 그리운 너 푸르게 내쉬는 숨소리를 향하여
못 견디게 배인 그리움 한 조각
오직 깃털 한 자락만큼만 실어 가만 날려보내도

언덕 아래에서 꺾인 마른 바람 한줄기와
솔숲 위로 퍼지는 계절의 낮은 입맞춤 위에
가을의 열매 하나하나 곱게 걸린 어린 별들 사이로
우리네 삶처럼 작은 날개 훨훨 띄워 보내도

그 비행(飛行)의 끝, 혼자 부르는 콧노래 점점 사위고
별들도 새벽빛 속으로 깜박깜박 숨어들 때
매운 바람과 서린 빗물에 찢기운 날개를 접고
네 가슴 깊은 터로 끝내 날아 안기지 못한다 해도

보고플 때마다 날개 너머로 불어 날린 잎새가 하나, 둘, 셋
은하수 모래톱에 쌓였다가 새벽 빗물로 녹아 내리는,
부디 기억해다오, 내가 뿌린 가을의 낙엽들
모두다 너를 사랑한다는 고백이었음을


2

내 너 위에 떠도는 날보다
밤이면 갈피 없는 바람을 타고
싸리별의 이야기 듣고파 헤매이는 날과
검은 사막 한가운데 힘없이 떨어져
외로운 낮과 밤을 묶여 지내는 날이 더 길어도

내 너에게서 듣고 싶은 사랑한다는 귓속말보다
솔숲 사이로 떠도는 슬픔과
날아 안길 가슴 빼앗겨 흐느끼는 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며 살아야 한다 해도
잊지 말아다오, 내 마음 모두 너에게 주었음을

어스름결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떨어뜨리길 수천 번
사는 동안 끝끝내 홀로인 비행 네 몸 깊은 곳에
젖은 날개를 내려 쉬지 못한다 해도
내 이 세상 날아 떠나고 너 땅 위에 남거든
잊지 말아다오, 
내 너를 얼마만큼 사랑했는지


*도종환의 '종이배 사랑'을 모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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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혁신은 3남에게 승계했기 때문?   

2009. 10. 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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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잡지를 읽다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어 이 글을 씁니다. 모 교수가 '삼성이 타 그룹에 비해 유난히 혁신적인 이유'라는 타이틀로 어느 잡지에 기고한 칼럼 때문입니다. 그 칼럼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3남이 기업을 승계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이게 무슨 말일까?' 저는 그 다음에 어떤 말들이 이어질지 궁금했습니다. 그 교수는 여러 가지 예를 들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더군요. 조선시대 때 업적이 뛰어난 임금들(태조,태종,세종,세조,성종 등) 중에는 장남이 없다는 걸 언급합니다. 그 다음엔 프랭크 설로웨이의 '타고난 반항아(Born to Rebel)'에서 인용한 듯한 사례들을 나열하더군요. 

그 교수는 프랭크 설로웨이가 "장남은 보수적이고 차남은 혁신적이라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학설로 정립했다"라고 단언합니다. 차남들이 가진 콤플렉스가 긍정적으로 발현되어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이끈다는 이야기죠.

그 교수는 이렇게 칼럼을 마무리를 짓습니다. "그래서 기업의 승계에서 보수(保守)를 원한다면 장남을 택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차남 이하를 택하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그 교수의 글을 읽고 한동안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째,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했기 때문입니다. 혁신적인 사람과 태어난 순서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프랭크 설로웨이의 연구 결과를 '차남 이하에게 승계해야 혁신적이 된다'라는 식으로 오해하도록 만드니 말입니다. 

둘째,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오류'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그 교수가 자신의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위대한 과학자인 뉴턴, 라부아지에, 아인슈타인은 장남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대체적으로 급진적인 이론에 대한 반대자는 장남이었다"라면서 '차남은 곧 혁신'이라는 논지를 폅니다. 장남이었던 뉴턴, 라부아지에, 아인슈타인은 그저 예외적인 현상이라는 논조가 밑바탕에 깔려 있더군요.

셋째, 극단적인 환원주의적 시각 때문입니다. 혁신의 원동력은 기업마다 매우 다채롭습니다. 그래서 혁신의 비밀을 한 두 가지의 요소로 축약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성분이 대부분 단백질이라고 해서 '인간은 곧 단백질'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차남에게 기업을 승계한 것'이 혁신의 유일한 조건인 양 쓴 글은 공학을 전공하는 교수가 썼다고 믿겨지지 않습니다.

넷째, '도대체 뭘 어쩌라구(so what)?'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남이 승계한 기업의 경영자가 이 글을 본다면 어떻게 느낄까요? "혁신하려면, 그래, 장남인 내가 차남으로 변신하란 말인가?"라며 (저처럼) 잡지를 쓰레기통에 집어 넣을지도 모릅니다. 혁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은 채 "장남이 승계한 기업은 알 바 아니야"라는 느낌을 주는 글은 독자의 조소만 일으킬 뿐입니다.

애초에 잡지를 읽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 교수가 저에게 일으킨 '조용한 분노' 덕에 할일을 못하고 오후 시간이 허무하게 흘렀군요. '나쁜 글'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비생산적으로 만들고 우울하게 만듭니다.


(추신 : 이 글은 삼성을 비난하기 위한 글이 아니니 오해 말기 바랍니다. 삼성의 혁신이 '3남이 기업을 승계한 것에 있다'는 주장은 삼성에게도 모욕일 테니 말입니다. 삼성이 혁신적인 기업이란 점은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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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09. 10. 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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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나는 7권의 책을 읽었다.
많이 읽으려 했으나 마음이 번다한 탓일까?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다. 

이로써 올초부터 지금까지 모두 70권의 책을 읽었다.
10월달에는 조금 분발해야겠다.

  

1Q84 -1 : 내가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박진감 넘치고 흥미로워서 빠르게 읽혔다. 역시 하루키! 라는 찬탄이 나올만한 소설이다.

1Q84-2 : 1권까지는 좋았는데, 2권 중반부터 늘어지더니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다가 좀 허무하게 끝난다. 용두사미랄까?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하루키가 3권을 준비 중이라니 기다려볼 일이다.

생각의 함정 : 인간들의 인지함정에 관한 사례를 엮은 책이다. 뻔히 알면서도 빠지고마는 인지함정의 실체를 재미있는 사례와 더불어 쉽게 설명한다. 개인과 조직의 문제를 해결할 때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강추한다.

엄마를 부탁해 : 아내가 학교에서 빌려왔기에 나도 읽었다. 근 2년 간 공전의 베스트셀러인지라 내용이 궁금했다. 하지만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건 왜일까? 답답증 때문에 200페이지 근처에서 읽기를 그만두었다.

The Interpretation of Murder : 프로이트와 융 등 정신분석학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 정신분석학으로 범죄의 동기를 파고 들어가는, 내겐 좀 어려운 소설이었다. 정신분석학 용어가 많이 나와 불편했지만, 흡인력 있는 글이 나를 자꾸 끌어 당겼다. 영어 공부할 겸 읽어보기를 권한다.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이웃 블로거인 inuit님의 처녀작이다. 저자 사인본을 받고 바로 읽었다. 의사소통의 기본원리를 뇌과학과 연결시킨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는 책이다.  강추한다. 개인적으로는 WHISPer 원리를 좀더 깊게 다루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창의적 문제해결 전략 : 미국의 화학공학 교수가 공대생들의 문제해결력 향상을 위해 쓴 책이다. 하지만 경영 분야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다양한 방법과 사례가 소개돼 있다. 첨부된 CD에도 좋은 정보가 있으니, 문제해결력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 글을 쓰면서 술 한잔을 마십니다. 이 술은 지난번 동유럽 여행 때 까를로비바리에서 사온 술입니다. 베체로프카라는 술인데, 온천수로 유명한 까를로비바리의 특산물이죠. 맛은, 뭐랄까, 까스활명수와 위스키를 섞은 듯한 묘한 맛입니다. 몸에 좋다고 해서 한잔 마시니 식도가 뜨끈합니다. 38도의 독한 술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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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 가득한 오늘 풍경   

2009. 10. 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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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니 찬란한 가을 햇살이 밖으로 나오라 유혹하더군요,.
아들과 함께 축구를 좀 했지요.
아직 공을 다룰 줄 몰라 어려워 하고 힘겨워 합니다.
살살 달래어 공을 주고 받기를 거듭하니 자연스레 공과 친해집니다.

공원 한 바퀴를 돌면서 가을이 한번씩 쓰다듬고 간 듯한 풍경을 사진에 담습니다.
은행잎엔 살짝 노란물이 들고, 감이 붉게 익어갑니다.

억새풀 위로 깨어지는 가을 햇살이 너무나 눈부십니다.
차라리 눈을 감고 햇살의 냄새를 맡습니다.
가을 바람이 코 끝에 감길 때
억새풀이 쏴~ 하며 배경음악을 깔아 줍니다.

집에 돌아오니 어제 못 본 달이 둥글고 노란 얼굴을 드러냅니다.
참 좋은 하루입니다. 


(*클릭하면 사진이 크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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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에서 발견한 inuit님의 책   

2009. 9. 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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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블로거인 Inuit님의 신간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를 서점에서 발견해서 인증샷을 올립니다.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의 처세 신간 코너에 진열돼 있습니다. 경제경영이 아니라 처세 코너라서 좀 그랬지만, 서점에서 책을 보니, 아주 반가웠습니다.

지난 '요트 파티' 때 inuit님에게서 sign된 책을 받았지만, 기념으로 한권 구입했습니다. 대박 나시기 기원합니다!

(* inuit님이 진행하시는 이벤트에는 응모하지 않습니다. 다른 분들께 기회를 드리려구요. ^^)

반디앤루니스에서 발견한 inuit님의 책!


처세 신간 코너에 진열돼 있더군요.


한권 구입해서 인증샷 찍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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