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의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홈페이지가 항상 살아있도록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것이 어려운 일이고 매우 중요하다. 게시판이니 자료실이니 처음에 만들어만 놓고 관리를 하지 않아서 1년이 넘도록 추가되는 글이나 자료가 없다면, 그 홈페이지는 죽어있는 거나 다름없다.
여러 기업의 홈페이지를 접속해 보면(특히 컨설팅사 홈페이지), 거의 업데이트되지 않고 처음에 만들어진 그 모습 그대로를 꿋꿋이(?)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겨우 브로셔(Broacher) 역할 밖에는 못하는 기업 홈페이지가 인터넷 공간에 널려 있다.
게시판을 클릭해 보면 ‘홈페이지를 오픈합니다.’라는 글만 달랑 올라가 있거나, 스팸성 글들이 요란하게 도배되어 있기도 하다. 처음엔 의욕적으로 관리를 해볼 요량이었는지 하루 이틀 사이에 집중적으로 글을 올리다가 몇 년째 그대로 손을 놓아버린 게시판도 비일비재하다.
얼마 전 모 경제신문을 보니 인터넷에 등록되어 있는 사이트 중 약 30 ~ 40% 정도는 ‘죽은 사이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신문기사에서는 이런 죽은 사이트들을 ‘정보시체’라는 섬뜩한 말로 표현하고 있다.
비싼 돈을 들여 화려한 그래픽으로 치장해 만든 홈페이지가 정보시체가 되어 인터넷 공간을 떠돌고 있다면, 회사의 홍보는 애당초 기대할 수 없다. 홍보를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 오히려 회사의 이미지나 깎아먹는 건 아닌지 걱정해야 한다.
회사의 홈페이지를 클릭해 봤는데, 업데이트가 전혀 안되고 있거나 자기자랑만 요란하게 할 뿐 읽어 볼 내용이 별로 없다면 ‘이 회사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홈페이지 관리할 시간조차 없을 거야.’라며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줄 고객은 아무도 없다. ‘뭐야, 이건! 이런 걸 홈페이지라고 가지고 있냐’며 브라우저를 꺼 버리거나 다른 사이트로 도망쳐 버린다. 잠재적인 고객을 잃고 마는 순간이다.
홈페이지를 제대로 관리할 여력이 없다면 차라리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는 게 낫다. 남들 보는 눈이 있어 그럴싸하게 구축한답시고 게시판도 넣고 자료실도 넣고 하는 것은 사치이고 낭비다. 적어도 매주 한 번 이상 새로운 글로 업데이트할 능력이 안되면, 순수하게 브로셔 기능으로만 쓰이도록 홈페이지를 간단하게 구성하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시판을 달았다는 것은 새로운 정보를 꾸준히 알리고 동시에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고 고객과 묵언의 약속을 한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시판 운영에도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 없이 당연하다. 무엇을 알려야 하나, 무엇을 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해야 한다. 그럴 자신 없으면 게시판 같은 건 없애는 게 낫다.
처음에는 의욕에 차 게시판을 열심히 관리하다가 어느 순간 방치해버려 몇 년이 지나도록 그대로인 홈페이지가 많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홈페이지 운영에 따른 직접적인 ‘보상’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홈페이지 관리가 영업의 성패에 관련이 없는 것 같거나, 글을 올려도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거나 하면, 열심히 홈페이지를 관리할 동기가 상실되기 때문인 듯 하다. 한마디로 ‘시시해지는’ 것이다. 때마침 일이 바빠지기라도 하면 그걸 핑계로 홈페이지 관리를 등한시하기 쉽다.
그러나 잠재적 고객들의 확보를 위해서 홈페이지 관리를 중단하거나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잠재적 고객들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느닷없이 홈페이지를 방문한다. 그들을 유인할 만한 ‘꺼리’가 없는 황량한 홈페이지는 그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긴커녕 나쁜 인상만 심어줄 수 있다.
만일 고객이 본인에게 제안요청을 했다고 하자. 아마 모르긴 해도 고객은 제안요청 후에 반드시 홈페이지를 방문해 볼 것이다. 제안할 회사가 어떤 곳인지, 컨설턴트 역량은 어떤지 기초적인 정보를 알기 위해서다. 썰렁한 게시판, 몇 년은 족히 묵은 글들을 바라보는 고객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 사람은 프로구나.’ 라고 느끼는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홈페이지를 항상 살아있게 만들려면 뉴스레터를 적절히 활용하라. 글을 올려 놨는데 아무도 읽어보는 사람이 없다며 실망하지 말고 그걸 뉴스레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라. 스스로 알아서 찾아오는 유명사이트가 아닌 한, ‘내 쪽’에서 알리는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좋은 글이라면 조회수가 오를 것이고 제 발로 방문하는 고객도 차차 늘 것이다. 운이 좋으면, 어쩌다 찾아 온 고객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야 홈페이지를 계속해서 관리할 힘이 생기는 법이다.
홈페이지를 1인기업 본인이 얼마나 ‘잘 났는지’ 광고하고 뽐내려는 도구라고 오산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현란하게 꾸밀 수 있는지 콘테스트 하는 공간은 더더욱 아니다.
홈페이지는 고객과 소통하는 창(窓)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블로그로 홈페이지를 대신하고 있다. 블로그로 바꾸고 나니 더 많은 방문객을 맞게 되어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고객에게 새로운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고 고객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운영해야 할 것을 1인기업 여러분에게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