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은 과연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인가?   

2009. 3. 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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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 김인식 감독과 관련해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해봤는데, 이번에도 재미삼아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을 사용해서 정동영씨의 출마 시나리오를 예상해 봤습니다. 피상적인 상황만을 가지고 그려본 것이므로, 시나리오 플래닝의 이해를 목적으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하 정동영씨) 이 어제 귀국했다. 전주 덕진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그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만나 담판을 벌였지만, 양측의 입장 차만 재확인만 하고 소득 없이 회담은 결렬됐다. 민주당으로서는 그의 복귀를 막을 만한 카드가 딱히 없어서 고민이고, 정동영씨는 어떻게든 모당(母黨)의 공천을 받아야 정치적 재기가 순탄해지므로 역시 고민이다.

나는 정치에 별 관심이 없지만, 정동영씨가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정치 행보에 나설지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정치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의 고심과 입장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지만, 외부로 드러난 의중을 통해 그의 출마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기로 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하려면 먼저 '핵심이슈'를 정해야 한다. 만일 내가 정동영씨의 입장이라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고민이 핵심이슈가 아닐까?

핵심이슈 : 나(정동영)는 민주당이 공천해주지 않는다 해도,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정치 재기를 위해 선거에 출마해야 하는가?

핵심이슈를 이것으로 정한 이유는 그의 출마 의지가 워낙 강해서 민주당의 공천을 못 받더라도 무소속이나 타당 소속으로라도 출마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릴 거라 추측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정치적 재기를 꾀하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이니 소속이나 출마 방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론 나의 추측이 틀릴 수도 있다.)

정동영씨가 이 핵심이슈에 대한 답을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현재와 미래에 존재하는 불확실성을 찾아야 한다. 이를 핵심변화동인이라고 하는데, 나는 다음의 2가지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불확실한(어떻게 될지 모르는) 요소라고 판단했다.

핵심변화동인 1 : 지역구 민심
      --
>  당 정체성을 선호할 것인가, 아니면 정동영 개인을 선호할 것인가?

핵심변화동인 2 : 지지세력 결집 가능성
     
-->  높을 것인가, 아니면 낮을 것인가?

만일 정동영씨가 무소속으로 나올 경우 민주당 후보와 경쟁을 하게 되는데, 이때 지역구 주민들은 민주당이라는 타이틀을 선택할 수도 있고, 정동영이라는 브랜드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 지난 총선 때 정동영씨가 고향의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 동작구를 선택했기 때문에 지역 주민의 민심이 정동영을 이미 떠났는지 모를 일이다. 고향에서 출마하더라도 낙선의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동영씨 입장에서는 지역구 주민들의 민심이 불확실성이 큰 요소로 보인다.

또한 지지세력의 결집 가능성도 중요하고도 불확실한 요소다. 난 국회의원 당선은 정치 재기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라도 생각한다. 그의 최종목표는 당선하든 낙선하든 지지기반을 재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선하면 지지세력 결집이 용이해서 재기의 8부 능선을 쉽사리 오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낙선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낙선 후에 지지세력이 잘 결집만 된다면 후일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2개의 핵심변화동인으로 4개의 시나리오를 도출하면 다음과 같다.

    시나리오 No.     시나리오명    지역구 민심 지지세력 결집 가능성 
          1     '당 선호 - 高지지'     민주당 선호         높다
          2     '당 선호 - 低지지'     민주당 선호         낮다
          3     '鄭 선호 - 高지지'     정동영 선호         높다
          4     '鄭 선호 - 低지지'     정동영 선호         낮다

이 4개의 시나리오에 대해 정동영씨가 택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위의 핵심이슈에서 민주당 공천을 못 받는 상황을 전제했으므로, 다음과 같은 2가지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전략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기각했다.

    전략 1 : 불출마 
    전략 2 : 무소속 출마

정동영씨는 이 2개의 전략이 각각 어떤 시나리오일 때 가장 적합한지를 평가해서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릴지도 모른다(그냥 별 생각없이 결정내릴 수도 있지만). 그러려면 시나리오들과 전략들 간의 적합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먼저 '적합도 판단기준'를 결정해야 한다. 즉, 어떤 기준으로 전략의 적합성을 평가할 것이냐를 정해야 한다. 다음의 3가지가 내가 도출한 적합도 판단기준들이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당선 가능성
적합도 판단기준 2 : 당선 후 재기 기반 확보 가능성
적합도 판단기준 3 : 패배 후(또는 불출마시) 재기 기반 확보 가능성

정동영씨는 과연 위에서 정한 2개의 전략 중에 무엇을 택할까?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동영씨가 불출마하길 강력하게 희망하겠지만, 그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 2개의 전략을 적합도 판단기준들로 다음과 같이 평가해 보았다(물론 다른 사람이 평가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당선 가능성'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불출마      전략 2 : 무소속 출마
        '당 선호 - 高지지'                1               1
        '당 선호 - 低지지'                1               1
        '鄭 선호 - 高지지'                1               3
        '鄭 선호 - 低지지'                1               3
                      합계                4            8
( 1 : 적합하지 않다/관련 없다    2: 적합한 편이다    3: 아주 적합하다)

적합도 판단기준 2 : '당선 후 재기 기반 확보 가능성'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불출마      전략 2 : 무소속 출마
        '당 선호 - 高지지'                1               2
        '당 선호 - 低지지'                1               2
        '鄭 선호 - 高지지'                1               3
        '鄭 선호 - 低지지'                1               3
                      합계                4            10
( 1 : 적합하지 않다/관련 없다    2: 적합한 편이다    3: 아주 적합하다)

적합도 판단기준 3 : '패배(또는 불출마)후 재기 기반 확보 가능성'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불출마      전략 2 : 무소속 출마
        '당 선호 - 高지지'                3               2
        '당 선호 - 低지지'                2               1
        '鄭 선호 - 高지지'                3               3
        '鄭 선호 - 低지지'                2               2
                      합계                10            8
( 1 : 적합하지 않다/관련 없다    2: 적합한 편이다    3: 아주 적합하다)


각 표의 합계 점수를 합산해 보면, '무소속 출마'가 가장 최고의 전략인 것으로 나타난다. 즉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서 판단했을 때, 정동영씨는 공천을 못 받았을 경우에 불출마하기보다는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무소속 출마가 절대적으로 '좋은 전략'은 아니다. 위의 표를 보면 몇몇 시나리오에 대해서 무소속 출마가 적합하지 않은 것(1점)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적합도 판단기준 3의 표를 보면 불출마가 무소속 출마보다 '안전'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재기 기반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2번째 시나리에오 대해 1점인 부분)이 있으니 포기하라는 민주당의 논리를 설명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적합도 판단기준들 중 어느 것에 더 큰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의사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적합도 판단기준이 등장하면 역시 의사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 정동영씨가 이 표를 들여다 본다면, 당선 여부에 관심이 더 클 것이므로 아마도 적합도 판단기준 1과 2의 표에만 관심을 둘 것 같다(누구나 이기는 걸 좋아하니까). 민주당은 적합도 판단기준 3을 강조하며 정동영씨의 소매자락을 붙잡겠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시나리오 플래닝이 지양해야 할 부분이지만, (재미삼아) 정동영씨의 선택을 예측해 본다. 그는 민주당을 설득해서 공천을 받아내려고 노력할 것이고, 만일 그게 실패하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어디까지나 재미삼아 시나리오 플래닝의 결과로 예측해 본 것이고, 예측이란 항상 빗나갈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너무 심각히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 정치와 정치인들은 워낙에 매우 불확실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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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2009. 3. 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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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우리 팀이 졌습니다. 병원에서 이 경기를 아침 10시부터 지켜보느라 점심 먹는 것도 잊은 채 몰입해서 더욱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감독 선임, 선수 선발, 메이저 리그 팀의 간섭 등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4강을 넘어 준우승까지 한 대표팀에게 커다란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최선을 다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이기면 좋죠. 그렇지만 일본처럼 더티한 플레이를 하면서까지 이길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에게 우승을 자축하도록 그냥 놔두세요. 누구도 공감하지 못하는 승리라면, 진 것만도 못하죠. 그렇게 자기네끼리 얼싸안고 좋아 하도록 나둡시다. ^^

아니, 그렇게 따돌리지 말고 같이 기뻐하고 잘했다고 등을 두드려 줍시다. 그게 김인식 감독의 스타일이니까요.

최선을 다한 선수들. 그들은 비록 프로선수들이지만 아마츄어리즘이 살아있는 우리 대표 선수들을 보면서, 미국식 개인주의보다는 조직을 먼저 생각하고 그 범위 안에서 자신의 기량을 최대로 기여하려는 우리나라 토종의 단결력이 더 우수한 가치임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다음 WBC에서 다시 한번 선전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아니, 일단은 WBC 따위는 다 잊으세요.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그저 당분간 좀 쉬었다가 2009년 시즌에 임하십시오. 이미 그대들은 챔피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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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은 왜 베네수엘라를 선택했을까?   

2009. 3. 22.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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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재미삼아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을 사용해서 일본과의 경기 전략을 예상한 사례입니다. 예상 시점은 경기 시작 전인데, 저의 야구지식이 일천하니 이 글은 시나리오 플래닝의 이해를 목적으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알다시피 지난 3월 20일(금),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제2라운드 순위 결정전이 있었다. 일본과 벌써 4번째 격돌하는 거라서 '또 일본이야?'라는 식상함 때문에, 또 이미 4강 진출이 확정됐기 때문에 경기를 보는 흥미가 이전 경기 만큼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져도 괜찮다'고 말은 하지만 일본의 코를 한번 더 납작하게 해 놓고 준결승전에 나가기를 많은 국민들이 은근히 바랬을 거다. 이왕이면 이기는 게 좋으니까 말이다.

나는 그날 하루 종일 진행되는 모 회사의 워크샵(시나리오 플래닝) 때문에 중계방송을 보지 못했다. 다행히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장소라서 휴식 시간마다 인터넷으로 득점 상황을 체크하면서 경기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워크샵 참여자들도 각자 요령껏 접속해보는 모양이었으나, 내가 그들에게 힘든(?) 워크샵 과제를 부여한 터라 별로 개의치 않았다.

그날 내가 진행해야 했던 워크샵 주제가 시나리오 플래닝이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는 워크샵 장소로 이동하는 지하철에서 김인식 감독이 고민했을 시나리오를 생각해 봤다. '과연 그는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는 전략을 취할 것인가, 아니면 지는 전략을 취할 것인가? 이기면 조1위가 되어 미국과, 지면 조2위가 되어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을 치러야 한다. 두 팀 모두 메이저 리거가 주축이라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진 팀이다. 김인식 감독은 둘 중 어떤 팀을 선택할 것인가?'... 라고 말이다.

4강 진출이 확정된 터라 무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순위결정전에서 패해도 상관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일본과의 경기인데다가, 열렬한 성원을 보내는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일부러 지는 전략'을 구사하다가 자칫 콜드게임으로 대패하는 상황이 또 연출될 경우에 국민들로부터 사정없는 지탄을 받아야 하고 준결승전을 임하는 선수들의 사기도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지더라도 '잘 져야 하는' 부담이 있다. 과연 이런 딜레마를 김인식 감독이라면 어떻게 풀어갈까?

나는 자연스레 시나리오 플래닝의 맨 처음 단계인 '핵심이슈 선정'으로 생각을 전개했다. '그래, 맨 먼저 핵심이슈를 찾아야 해. 다시 말해, 이 시점(일본과 경기를 치르기 전)에 김 감독의 머리 속을 가장 고민스럽게 만드는 질문은 무엇일까? 맞아! 핵심이슈는 바로 이거야!'

핵심이슈 : 준결승전을 승리하기 위해 일본과의 2라운드 순위결정전을 이겨야 할까, 져야 할까?

핵심이슈에 대한 답을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찾아내서 시나리오들을 도출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미래에 펼쳐질 여러 상황들을 감안함으로써 전략의 실패 가능성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김인식 감독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었을지도 모를 '불확실성'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두 팀의 전력을 불확실성이 큰 요인들로 판단했다. 물론 두 팀은 메이저 리거가 즐비한 팀이라서 객관적인 전력이 막강한 것이 확실하나, 단기전의 특성상 투수력과 수비력으로 경기 결과가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우리 팀에 대한 '그들의 상대적인 전력'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했다. 그날의 전력은 '붙어봐야' 알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로 꽉 찬 지하철에서 다음과 같이 두 팀의 전력을 핵심변화동인(불확실성이 매우 큰 요소)으로 선정한 후에, 4개의 시나리오를 머리 속으로 그려봤다. 그렇게 해야 그나마 만원 지하철의 고통을 덜 수 있었다. 여기서 '전력'이란 우리나라 팀과의 상대적인 '그날의 전력'을 의미하니 오해 없기 바란다.

    시나리오 No.     시나리오명    베네수엘라 전력    미국 전력 
          1     '강베 강미'     강하다     강하다
          2     '강베 약미'     강하다     약하다
          3     '약베 강미'     약하다     강하다
          4     '역베 약미'     약하다     약하다

이 4개의 시나리오에 대해 김인식 감독이 택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은 무수히 많겠지만, 결국 2가지로 귀결된다. 즉, 일본에 '이기는 전략'과 '지는 전략'이다.

전략 1 : 일본에 '이기기' = 즉, '미국과 준결승을 치르기'
전략 2 : 일본에 '지기'    =  즉, '베네수엘라와 준결승을 치르기'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시나리오들과 전략들과의 적합성을 판단해서 '최고의 전략대안'을 선택하는 과정이 있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적합도 판단기준'를 결정해야 한다. 즉, 어떤 기준으로 전략의 적합성을 평가할 것이냐를 정해놔야 한다.

만원 지하철에서 나는 가까스로(?) 다음과 같은 적합도 판단기준 2개를 생각해 냈다. 김인식 감독이 명감독이라면, 일본과의 2라운드 순위 결정전에 임하면서 준결승전 뿐만 아니라 결승전도 염두에 둔 전략을 구사할 거라 예상됐기 때문이다. 또한, 투수력을 판단기준으로 본 이유는 WBC의 이상한 '투구수 규정' 때문에 팀의 투수력을 얼마나 알뜰하게 관리하느냐가 승리요소이기 때문이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준결승전을 위한 투수력 비축'
적합도 판단기준 2 : '결승전을 위한 투수력 비축'

이제 위에서 정한 2개의 전략 중에 어떤 것이 최고의 전략인지 평가 내릴 시간이다.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이라 필기를 할 수 없었던 탓에, (죄송하지만) 앞사람의 뒷통수를 가상의 엑셀 시트라 생각하고 암산하기 시작했다. 암산이 젬병이라서 상상 속에서 그 분의 뒷통수를 지우고 또 지워야 했다. 평가 점수는 평가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내 판단은 다음과 같았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준결승전을 위한 투수력 비축'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일본에 이기기
     (미국과 준결승)
     전략 2 : 일본에 지기
     (베네수엘라와 준결승)
        '강베 강미'                1               2
        '강베 약미'                2               1
        '약베 강미'                1               2
        '역베 약미'                1               2
                      합계                5               7
( 1 : 적합하지 않다   2: 그저 그렇다    3: 적합하다)

적합도 판단기준 2 : '결승전을 위한 투수력 비축'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일본에 이기기
     (미국과 준결승)
     전략 2 : 일본에 지기
     (베네수엘라와 준결승)
       '강베 강미'                1               3
       '강베 약미'                3               1
       '약베 강미'                1               3
       '약베 약미'                1               3
                      합계                6               10
( 1 : 적합하지 않다   2: 그저 그렇다    3: 적합하다)

가까스로 계산을 마치고 나니 위의 표처럼 일본과의 순위 결정전에서 '지는' 전략이 가장 최적의 전략으로 나타났다(합계 점수가 높은 쪽이 최적 전략임).

'정말로 지는 전략을 구사할까?' 워크샵을 시작하기 전까지, 그리고 일본과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나는 이런 생각에 빠져 있었다. 김인식 감독이 어떤 전략을 택할지 확인하고 싶어서 사실 좀이 쑤셨다.

내 예상대로 김인식 감독은 정말로 '지는 전략'을 초반부터 구사했다. 선발투수로 장원삼 선수를 기용하고 경기경험을 쌓도록 그동안 뛰지 못했던 타자들을 기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중심타자들만은 기존 멤버를 유지함으로써 허무하게 지지 않고 '잘 지도록' 타순을 짰다. 시나리오 플래닝 관점으로 볼 때,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이 대단히 빛나는 대목이다.

과연 김인식 감독과 코치진이 이런 과정(시나리오 플래닝)을 거쳐 일본과의 경기에서 '잘 지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준결승 상대로 베네수엘라를 '선택'했을까?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인식 감독이니, 이렇게 계량적이고 좀 복잡한 과정보다는 직감(Gut Feeling)으로 전략을 구사했을지도 모른다.

어쨋든 미래의 여러 시나리오들을 고려하면 전략의 실패가능성을 줄이고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교훈을 김인식 감독이 (본인이 비록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사실이다.

* 추신 : 실수로 '올블로그' 추천 버튼을 제가 누르고 말았군요. 고의는 아니니, 양해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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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가 베스트 셀러라니!   

2009. 3. 1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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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 셀러 목록을 보면, 교과서들이 당당하게 베스트 셀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요즘이 신학기라서 교과서가 잘 팔리는 게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베스트 셀러라니! 도서가 워낙 팔리지 않으니까 신학기 특수를 틈타(?) 교과서들이 약진을 한 건데 여간 뒷맛이 씁쓸한 것이 아니다.

정말 요즘 출판계가 지독히도 불황인 모양이다. 유명 작가의 유명 저작만 꾸준히 팔리고 출간된지 오래된 책들이 '반값 할인' 이벤트 덕에 베스트 셀러에 오른다. 그러니 신작과 신인들이 끼어들 틈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에서 책 팔아 돈 벌기는 하늘의 별 따기(별을 딴 소수의 사람이 있긴 하다)라고 한다지만, 그래도 좀 팔려줘야 작가들이 신이 나서 다음 책을 쓸 힘을 얻을 텐데 말이다.

출판시장의 과열을 막는다고 신간도서의 할인율을 제한하고 '원 플러스 원'도 금지하는 제도가 시행 중인데, 과연 이런 제도가 부메랑이 되어 출판시장의 성장을 옥죄고 있지는 않은지 되새겨 볼 일이기도 하다. 출판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아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을 부양시키기 위해 이 블로그를 통해 몇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 적이 있다. 허나 그런다고 쪼그라든 시장이 팽창할지 나 스스로도 의심스럽다. 워낙 책을 안 읽으니 말이다.

외국(특히 미국)에 거액의 선인세를 줘야 하는 번역서에 치중하지 말고 국내작가를 양성하라는 이야기가 출판 불황을 말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지만, 대체 무슨 복안이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 사실 국내작가들은 많다. 하지만 그들이 내는 컨텐츠의 질을 한번 냉정히 살펴보라(나도 해당되겠지만). 독자들은 당연히 외국 저자의 책에 손이 가게 되어 있다. 국내작가 양성? 헛된 구호다, 잘 팔아치울 만한 책보다는 잘 만들어진 책을 내려는 출판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도 좀 신경을 써줘야 한다. 머리 속에 삽 한 자루와 '오뤤지'를 숭앙하는 싸구려 교육열에 열올리지 말고, 책을 통해 국민들의 교양을 함양해서 국가의 신성장동력을 얻어야 하지 않을까? 컨텐츠가 가난한 나라는 머지 않아 빈국으로 전락한다. 국가의 장기적인 '지식 정책'이 아쉽다.

교과서가 베스트 셀러에 오르는 요즘의 기현상,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이제 출판사들은 교과서를 찍어내야 겨우 수지를 맞출 시기가 된 건가? 정부와 출판계, 작가와 독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작금의 '가난함'을 타개할 비책을 논의해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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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2009. 3. 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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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산책길에 찍어 본 막샷...
포근한 바람을 맘껏 마시며 오랫만에 기분좋은 풍욕을 했다.

(원본을 보려면 클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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