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 과학 원리 적용하면 해법 보인다.   

2008. 11. 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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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글은 '신동아' 11월호 p.630~635에 나온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경영에 과학 원리 적용하면 '해법' 보인다.

(...전략)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유정식 지음, 위즈덤하우스)도 지식의 융합을 꾀했다. ‘과학의 시선으로 풀어보는 경영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경영인에게 과학기술 지식을 활용하는 노하우를 소개했다. 저자의 다채로운 프로필에서 이 책의 탄생 배경이 엿보인다. 포스텍(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기아자동차, LG-CNS, 아더앤더슨 등의 직장에서 근무했다. 현재 전략 및 인사분야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인퓨처컨설팅의 대표로 활동한다. 저자는 “예술, 자연과학, 인류학, 사회학 등 우리가 흔히 경영학과 전혀 상관없다고 치부해버리는 학문의 관점에서 경영의 의미를 탐구하자”면서 “문과와 이과의 구분은 우리나라 교육의 최대 맹점이며 시대착오”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과학원리를 경영에 적용하면 복잡하게만 보이던 해법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수리적인 감각, 문제를 모델링하여 풀어나가는 접근방식 등이 그렇다. 경영과 과학 사이에는 유사성으로 가득하다는 것. 유사성이란 닮지 않은 사물 사이의 ‘기능적인 닮음’이다. 음악으로부터 양자론을 유추하고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법칙을 깨달은 것처럼 말이다.

벤치마킹에 대한 수학적 설명이 흥미롭다. 미국의 수학자 마틴 가드너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로 확률에 대한 보통사람들의 무지를 꼬집었다. 비행기를 자주 타는 그 남자는 누군가가 폭탄을 갖고 탑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자신도 뇌관을 제거한 폭탄을 가방에 넣어 다녔다고 한다. 폭탄을 가진 승객이 2명이나 같은 비행기에 탄다는 것은 확률상 매우 낮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그의 아이디어가 그럴듯한가, 아니면 우스꽝스러운가? 자신의 행위와 다른 사람이 폭탄을 가지고 탑승하는 것은 전혀 관련이 없는 ‘독립적인’ 일이다. 두 사건은 별개 사안일 뿐이다.

벤치마킹은 타사의 성공 사례일 뿐이라고 설명하는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

벤치마킹도 그렇다. 타사의 성공 사례는 그 회사의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가 시도하면 엄연히 ‘독립적인’ 상황이다. 재현되지 않는다. 경영인이 벤치마킹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업영역이 비슷한 타사가 먼저 경험한 사례를 참고하면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대로 따라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 책은 중간 중간에 ‘과학과 경영’이라는 읽을거리 칼럼을 실었다. 그 가운데 ‘주관적 평가는 과연 나쁜가?’라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인사평가 또는 성과평가를 할 때 벌어지는 논란이다. 평가자에게는 ‘주관적 평가를 배제하고 객관적인 실적으로 평가하라’는 지침이 강조된다. 하이젠베르크, 아인슈타인 등 물리학 석학들은 사물을 관측할 때 관측자의 시각에 따라 사물이 달리 보이므로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니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일에 온전한 객관성이 존재할 수 있으랴.

388쪽인 이 두꺼운 책은 물리학, 생물학, 통계학 등 다양한 자연과학 지식을 짜임새 있게 정리해 여느 책 3~4권 분량의 정보를 담고 있다. 외국 저자의 책을 비싼 로열티를 물고 번역한 엉성한 자기계발서보다는 영양가가 훨씬 높다. 아니, 이 책을 영어로 번역하면 외국 독서시장에서도 주목을 받을 듯하다.

(...후략....)

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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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의 공원에서   

2008. 11. 23.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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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산책하기가 뭐해서, 똑딱이를 들고 나가 아무렇게나 찍어봤다.

초겨울의 마른 풍경 속에서 잠시 머무르니,
마른 길을 따라 잠시 걸으니,
어느 새 이렇게 살아왔나 싶다.
어느 새 이렇게 남겨졌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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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 탈고하다   

2008. 11. 2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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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을 탈고했다.
역서까지 포함해 5번째 책이다.
아마 내년 1월에 나올 것 같다.
제목과 내용은 아직 비밀이다. (공공연한 비밀일 수도...)

이외수는 장편을 쓰려고 감방 철문을 제작해 스스로를 가뒀다는데,
그런 게 없어도 내겐 감옥이 따로 없었다.
어젯밤엔 꿈 속에서조차 퇴고를 했다. "이렇게 고쳐야 하나?"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어질하다.

탈고(脫稿)가 탈고(脫苦)다!
아무튼 이제 털어낸다.
잘 가라, 내 원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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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하다   

2008. 11. 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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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정도 지나야 소리가 납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작곡한 곡을 오늘 다시 들어본다. 
내게 남아 있는 유일한 자작곡이다. 지인이 편곡하여 midi 파일로 만들었다.

듣고 있자니, 어린 시절에 썼던 연애편지를 다시 보는 듯 유치하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42KB짜리 midi 파일이라 음질이 좋지 않지만, 내 추억을 담은 쪽지 같아서 버리지 못한다.

어릴 적 꿈은 노래를 작곡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재능도 없으면서 오선지에 연필로 음표를 그리던 때가 떠오른다.
어느 날, 내가 쓴 16마디의 곡을 발견하고 피아노로 즉석에서 쳐 주시던 박은혜 선생님이 생각난다.
잘했다고 내 머리를 쓰다듬던 그 손의 느낌이 기억난다.

오늘은 옛기억이 솟아나는 그런 날이다.

(첫눈 - 사진 : 유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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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바라보다   

2008. 11. 1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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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찻집에 앉아 있다. 고객과 만날 시간이 되려면 아직 1시간이나 남았다.
그리고 내 옆엔 헤어짐을 이야기하는 듯한 두 연인이 앉아 있다.
그들은 내내 말이 없다. 간혹 남자가 말을 건네지만,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로젓는다.
여자는 울음을 간신히 참는 듯한 표정을 한 채 손가락만 꼼지락거린다.
이별이 누구 탓인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관찰자로서 나는 그들의 조촐한 이별 의식을 바라볼 뿐이다.

그렇게 10여분이 흘렀을까?
이윽고 여자가 푹 꺼뜨린 상체를 일으켜 남자에게 말한다.
"잘 지내."
그리고 자리를 박차고 문을 나선다.
남자는 잠깐 그 모습을 보다가 손으로 얼굴을 벅벅 문지른다.
그렇게 5분 정도 커피를 홀짝이다가 힘 없이 일어선다.

11월 11일의 찻집에는 연인들의 이별이 있다.
그들의 슬펐던 표정이 찻집 가득 고였다.
그들의 갈라진 인생 행로에 부디 행운이 함께 하길 빌어 본다.

(사진 : 유정식)

(사진 : 유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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