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특성과 상황에 따라 몇 개의 유형으로 나뉩니다. 여러분이 '문제해결사'가 되고자 한다면 문제를 접할 때마다 그것이 어떤 유형에 해당되는지 반드시 파악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해법의 형태가 문제 유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화재를 진압해야 할 때와 직원들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할 때를 각각 머리에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여러분을 둘러싼 거의 모든 문제들은 다음과 같은 4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됩니다.

(1) 개념 문제 vs. 실용 문제
(2) 정형문제 vs. 비정형문제
(3) 위급문제 vs. 원인문제
(4) 설정형 문제 vs. 회복형 문제

오늘은 각 카테고리별로 간단하게 개념을 소개하겠습니다.


개념문제 vs. 실용문제
해법이 초점을 맞추는 대상에 따라 개념문제와 실용문제로 나뉩니다. 개념문제란 ‘알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문제’를 말합니다. 어떤 현상을 목격할 때 ‘왜 그것이 발생했을까?’, ‘그것의 특성은 무엇일까?’ 라고 던지는 질문들은 모두 개념문제에 해당됩니다.

개념문제를 주로 다루는 사람들은 학자들입니다. 세상을 좀 더 잘 이해하려는 것이 그들의 지상 목표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작 뉴턴은 ‘왜 지구는 사과를 끌어 당길까?’ 라는 조그만 개념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한 끝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고 이를 기초로 현대물리학의 체계가 확립됐습니다.

학자들만 개념문제를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다니는 회사의 CEO가 “이번 달 매출이 왜 저조한지 원인을 파악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한다면 이는 분명 개념문제입니다. 매출 개선이 궁극적인 목적이므로 뒤에서 설명할 실용문제라고 판단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지시를 내리는 순간에는 매출이 떨어지는 현상을 잘 이해하려는 것이 CEO의 1차적인 목적이므로 개념문제에 해당합니다.

반면, 실용문제는 ‘기대하는 상황으로 개선하려는 문제’를 가리킵니다. 여러분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문제들은 대부분 실용문제입니다.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경쟁사를 제압하려면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나?”와 같은 실용문제로부터 하루라도 자유로운 날이 없습니다. 그래서 ‘경영이란 끝없는 문제해결의 과정’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죠.

정형문제 vs. 비정형문제
문제해결의 구조가 뚜렷하게 보이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정형문제와 비정형문제로 구분됩니다. 정형문제는 해법을 찾는 절차와 방법이 사전에 마련되어 있어서 그것만 따라가면 해결되는 문제, 즉 ‘표준화된 구조를 가진 문제’를 말합니다.

가전제품 설명서 내용 중에 ‘고장일 때 이렇게 해 보세요’ 라는 부분에 기재된 문제들은 정형문제들입니다. ‘전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플러그의 상태를 살펴라’와 같이 설명서가 지시하는 대로 따라가면 대개의 경우 고장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사용자의 부주의나 실수를 바로잡는 해법에 의해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설명서 대로 조치를 취해도 문제가 사라지지 않거나, 아예 그런 류의 문제에 대한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비정형문제가 됩니다. 다시 말해, 표준화된 해법이 없는 문제가 비정형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매출의 급락을 어떻게 방어할까?” 라는 기업의 문제는 대표적인 비정형문제입니다. 매출을 하락시킨 원인들이 매우 많고 불분명해서 관점과 분석 여하에 따라 여러 해법들이 제시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정형문제는 과거에 적용했던 해법을 다시 적용하기가 난감합니다. 물론 ‘제품의 품질 저하’로 인해 발생한 당시의 매출 하락이 이번에도 똑같은 원인으로 재현됐을지 모르지만 그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아주 낮습니다. 따라서 비정형문제에 대해서는 매번 원인을 새로 규명해야 하고 그에 따라 차별적인 해법을 제시해야만 효과적입니다.

위급문제 vs. 원인문제
문제 발생의 원인을 규명해야 문제해결이 가능한가의 여부로 위급문제와 원인문제로 구분됩니다. 화재나 테러 등 긴급하게 대처해야 하는 사고가 위급문제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시험 문제도 위급문제의 일종입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풀지 않으면 점수가 낮게 나와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거나 부모님과 선생님으로부터 질책을 받아야 하는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위급문제를 해결하려면 그것이 어떤 원인으로 발생했는지 따지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공장이 불타는 중인데 화재의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자질이 의심스러운 엉터리 문제해결사임에 틀림없습니다. 원인을 찾는 동안 공장이 모두 불타버리면 문제해결의 기회조차 잡지 못할뿐더러 무엇보다 피해가 막대할 겁니다.

물론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알아야 나중에 불이 나지 않도록 예방책을 수립할 수 있지만, 이미 불이 난 상태에서는 원인을 규명해 봐야 상황이 나아질 리 없고 오히려 심각해질 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위급문제는 조기에 해결하지 않으면 금방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리라 예상되는 문제를 말합니다.

원인문제는 위급문제와는 달리 반드시 원인을 규명해야만 효과적인 해결이 가능한 문제를 말합니다. 가만히 둬도 상황이 악화되지 않아서 원인을 파악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거나, 반드시 원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해법이 구성돼야만 하는 문제가 바로 원인문제입니다. 아침에 차를 타러 나왔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시간을 가지고 배터리가 방전된 탓인지 연료가 바닥난 까닭인지를 살펴야 수리가 가능하겠죠. 따라서 이 문제는 원인문제입니다.

설정형 문제 vs. 회복형 문제
‘기대 상태’가 미래의 것이냐, 아니면 원래의 것이냐에 따라 설정형 문제와 회복형 문제로 나뉩니다. 설정형 문제는 미래의 기대 상태 때문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설정형 문제는 쉽게 말해 ‘일부러 만든 문제’ 입니다. 현재 상태로 만족하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가 필요치 않은데, 기대 상태를 더 높게 추구함으로써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라고 인식된 것’이 바로 설정형 문제입니다. 여러분의 영어 실력이 외국인과 일상생활을 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라면 영어 실력에 한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겁니다. 헌데 생활영어 수준에서 벗어나 미국인들과 공식적인 영어를 사용해 토론을 벌이고 싶다면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회복형 문제는 설정형 문제와 반대입니다. 설정형 문제가 기대 상태를 원래 수준에서 끌어올린 ‘일부러 만든’ 문제인 반면, 잘 나가다가 현재의 상태가 나빠져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문제들이 회복형 문제입니다. 조속히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은 것이 목적이므로 회복형 문제라고 따로 구분하죠. 

이런 의미로 볼 때, 앞에서 말한 위급문제는 안정된 상태에 있다가 갑작스레 사고가 발생한 상황이므로 회복형 문제에 해당됩니다. “원인이 뭔지 모르겠지만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현재의 상태가 정상궤도를 벗어났다는 회복형 문제의 출현을 감지했기 때문입니다.

맺음말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처음부터 다시 꿰어야 하듯이 여러분이 처한 문제가 누구의 것이며, 정확히 어떻게 정의되는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를 잘못 파악하면 더 큰 위험에 빠지거나 문제해결이 요원해집니다. 순간적인 직감에 의존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문제를 정의하기 바랍니다. 

문제에도 '소속'이 있습니다. 문제가 어디 소속인지도 모르고 문제를 푸는 성급함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바랍니다. 문제가 여러분의 앞을 막아 설 때마다 항상 질문하세요. "문제야, 넌 어디 소속이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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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유빛 2010.08.10 15:58

    유익한 글 잘 읽고 갑니다 ^^

    perm. |  mod/del. |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