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 컨설턴트가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에 대해 받아야 할 정당한 수준의 수수료(Fee)를 결정했다면 고객에게 잘 청구할 줄 알아야 한다. 제안된 수수료를 고객이 별 무리 없이 수용하여 고객과 1인 기업이 서로 Win-Win 하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테크닉을 참조하기 바란다.
첫째,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가격으로 제시하라. 예를 들어, 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순수한 대가가 1000만원이라면 부가가치세가 100만원이 되므로, “본 제안건에 대한 서비스 수수료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여 1100만원이다.” 라고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다.
보통의 컨설팅 업체들이 1000만원을 수수료로 제안하면서 ‘부가가치세 별도’ 라는 말을 금액 옆에 작은 글씨로 명기하곤 한다. 그런데 고객들은 ‘부가세 별도’ 라는 글씨를 못보고 금액만 보는 경향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고객들은 1000만원이라는 가격만이 그들이 지불해야 할 전체 금액으로 오인하게 된다. 따라서 나중에 컨설턴트가 고객에게 100만원의 부가세는 별도라고 시정시켜 줘도 이미 머릿속에 1000만원이라는 금액이 박혀 있기 때문에 추가금액을 부담하려 들지 않는다.
또한, 미리 컨설팅 예산을 세워 놓는 것이 아니라 제안서를 받고 난 다음에 예산을 편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경우 부가세가 제외된 금액만을 예산에 반영하게 된다. 부가세만큼의 추가부담을 예산에 반영하려면 내부 결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고객들은 ‘웬만하면 그냥 합시다.’ 라는 회유(?)를 하기 마련이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컨설턴트는 겨우 10%의 부가세 때문에 프로젝트 수주를 거절할 순 없잖아, 라고 판단하여 결국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기 마련이다.
프로젝트 수주가 먼저이기 때문에, 부가세를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무슨 대수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나중에 세무서에 부가세를 납부할 때 무척 속이 쓰리게 될 테니 사전에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부가세는 수수료가 아니라 나라에 납부해야 할 세금이므로 확실하게 말하라. 고객에게 수수료를 제시할 때는 부가세 별도라는 말을 구두상으로나 문서상으로나 고객에게 강조하여 설명해 주어야 한다. 아니면 부가세를 포함하여 총금액으로 제안하도록 하라.
둘째, 각종 경비를 따로 청구하겠다고 하지 말라. 컨설팅을 하다 보면 지방 출장에 따른 교통비, 숙박비, 식대 등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또는 각종 인쇄비용, 관련 도서 및 소모품 구입비 등이 들기 마련이다. 보통 이런 비용들을 영어로 Out-of-Pocket Expenses(현금 지불 경비)라고 부른다.
Out-of-Pocket Expenses가 발생할 때마다 실비로 청구하겠다고 하지 말고, 제안 단계 때 대략 그 비용이 어느 정도 되겠는지를 예상하여 수수료 산정에 반영하는 것이 좋다.
실비로 청구하겠다고 이야기 해 놓더라도, 경비가 발생할 때마다 고객에게 실비로 청구하는 것은 내 경험상 꽤나 계면쩍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우리가 비싼 돈을 들여 이 일을 하고 있는데 교통비, 숙박비가 얼마나 된다고 일일이 청구하는 거야.’ 라고 경우에 따라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합리보다는 정황을 중시하는 한국사람들의 정서상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1인기업 컨설턴트로 수행하는 프로젝트는 대형 컨설팅펌처럼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아니므로, 경비라고 해 봤자 부담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제안서에는 ‘Out-of-Pocket Expenses는 별도를 실비 청구하겠다’ 라는 말보다는 ‘Out-of-Pocket Expenses는 상기 수수료 제안금액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별도로 청구하지 않는다’ 라고 명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액이라 할지라도 고객에게 수수료 이상의 추가부담은 없다라는 것을 인지시킬 수 있으므로 제안서 심사 때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
셋째, 분할 청구 비율은 수수료와 기간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하라. 분할 청구 비율이란 쉽게 말해 착수금, 중도금, 잔금의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착수금 20%, 중도금 30%, 잔금 50%를 받는 것이 상례이나, 이는 프로젝트 수행기간이 적어도 3개월 이상 될 때 적합하다.
1인기업 컨설턴트의 경우 3개월 미만의 소규모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므로, 착수금 30~40%, 잔금 60~70%로 하는 것이 좋다. 고객으로 하여금 ‘며칠 지나지 않아 또 청구하냐’ 란 불만을 갖게 하지 않으려면 청구 주기가 최소한 1개월 이상은 돼야 한다는 말이다.
1개월 내지는 1개월 반 정도 짧게 진행되는 프로젝트에는 아예 착수금 없이 잔금 100%로 청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떤 회사는 착수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보증보험증권을 요구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착수금을 먼저 주는 것이 불안하여 안정장치를 마련하려고 하는 것이다. 보증보험료가 보증금액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몇만원에서 몇십만원 정도가 된다. 기간이 짧은 프로젝트에 굳이 보증보험료를 낼 필요 없다. 착수금 없이 잔금을 100%로 받겠다고 하는 것이 낫다.
분할 청구 비율을 제안서에 명시했다고 해도 계약서를 쓸 때는 다르게 작성되는 경우가 많다. 분할 청구 비율이 차이가 나거나, 분할 청구 시점이 다르거나 하는 것이다. 이는 고객의 내부지침 때문에 그러한 것인데, 제안할 때 고객의 계약관행상 분할 청구 시점과 비율이 어떠한지를 파악해 놓는 것이 좋다.
Comments
딱딱한 껍질 속에 들어있는 달콤함이려나요? 홀로 우뚝 선다는 점에서 1인기업이란 참 매력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이름 석자를 걸고 하는 일인 만큼 책임감과 성취감도 엄청날 것 같고요!
매력적이죠. 하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견디느냐 마느냐가 관건인 듯합니다. ^^
시나리오 플래닝을 세우시고 시작한 것은 아니시네요.ㅎㅎㅎ 무모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시작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이야 창업기가 아니라고 하시지만 차고에서 시작한 기업도 출발은 거창하지 않았지만 열정이 있어 지금에 이르지 않았나 합니다.
1인 기업은 블루오션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레드오션인가요?
네..시나리오를 세우고 한 창업은 아니었죠. 소 뒷걸음 치다가 쥐 잡은 격이랄까요? ^^ 1인기업 자체가 레드오션이라기보다는 업종에 따라 블루오션인 1인기업도 분명 있을 겁니다. 컨설팅은 레드오션이지만요. ^^
말씀하신 고객에게 한걸음씩 다가가는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무척 도움이 될 듯 합니다만... ㅎㅎ
고객에게 한걸음씩 다가가는 과정은 저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발품 파는 게 최선인 듯 합니다. ^^
저도 언젠가 1인지식기업을 하겠노라고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분야는 '이러닝' 분야로요. 아직까지는 회사에서 해야할 일도 많고, 마무리해야 하는 학교 공부도 있고, 내공도 부족하고, 가족(마눌님)께서 반대를 하고 계시기 때문에 조용히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유정식님께서 걸어온 그 길로 들어서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옛날 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
조직에 몸담고 계시면서 늘 탐색하시기 바랍니다. 지식산업 분야의 1인기업들은 고정자산에 투자할 필요가 없으니 실패해도 리스크가 적습니다. 물론 그만큼의 시간을 소모하니 리스크일지 모르지만, 많은 걸 배우므로 무용한 시간은 아닐 겁니다. ^^
아.. 지금 완전 1인 기업이셨나요.
전 소규모 펌인줄 알았네요.
예전 러스xx 와 유사한줄 알았거든요.
그럼 시간 좀 내기 편하시겠네요. 언제 찾아뵈어야 겠다는;;;;;
러XXX는 벤처 망하고 놀다가 잠시 했었지요. 히스토리가 좀 있습니다. ^^ 근데, 거길 어떻게 아시는지요? 궁금하군요. ^^ 1인기업이긴 한데, 컨설팅이다보니 2~3명의 associate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인기업과 펌의 중간형태라고 해야 하나요? ^^ 시간 나실 때 찾아오십시오. ^^ 환영합니다.
비밀댓글입니다
아닙니다. ^^;
시작했다는 것 만으로, 그리고 스러지지 않고 이렇게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저처럼 꿈만 꾸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시작이 가장 어렵죠. 잘 시작했으니 자찬할 만한 일이지만, 요새 들어 유지하는 일도 꽤 힘들군요. ^_^
글 잘 봤습니다.
수박과 1인기업의 공통점은 속이 꽉! 차야한다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여기와서 엉뚱이님이 쓴 댓글을 뵙게 되다니 세상은 정말 놀랍네요.
저는 예전에 엉뚱이님께 조언을 받은 적 있습니다.
지금 저도 준비중이기 때문에 유정식님께 문을 두드릴 수도 있겠네요. ^^
반갑습니다. 말씀하신 답도 옳지만, 제가 생각한 답은 '수박은 잘라봐야 잘 익은지 안다'...'1인기업도 의뢰해봐야 실력을 안다'입니다. 브랜드가 약해서 선택 받는 데 불리함이 있거든요. ^^ 부디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차선책에 불과했다고 하셨지만, 직장 생활 중(?)인 제게는 도전하신 용기가 부럽습니다. 저도 길게 보고 꿈을 더 크게 가져야겠습니다. 도전을 주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네, 어떤 식으로든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그만큼 책임이 뒤따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지나고보면 별것 아니죠. 원하시는 꿈, 꼭 이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일이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찾아뵙고 좋은 말씀을 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추석 이후에 시간을 내주시면 한번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한가위 되십시오.
네, 한가위 잘 보내셨느닞요? 언제 한번 뵙지요.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근데 5throck님이 워낙 바쁘셔서... 연락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생명줄과도 같은 컨설팅업계에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시느라 정말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그만큼 직접 발로 뛰시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셔서 이룬 결과물(=Customer Intimacy 구축??)이라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네요.
시나리오 플래닝을 찾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들 많이 보고 갑니다. 앞으로 더욱 더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
저 역시 상황이 많이 비슷하게 하여서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