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판매 2위에 빛나는(?) 폭스바겐이 디젤 차량의 배기가치 저감장치에 대한 소프트웨어 조작으로 미국으로부터 징벌적인 벌금을 부과 받은 사건으로 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술렁거리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같은 그룹에 속한 아우디와, 경쟁사인 BMW 등도 비슷한 조작을 벌였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련의 사태를 놓고 '잘 나가는' 독일 자동차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국내에서도 연일 폭스바겐의 문제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끊이지 않고, 엊그제는 도요타 프리우스의 기계적 문제와 애프터 서비스에 대한 무신경을 보도하는 TV 뉴스가 나올 정도로 매년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수입차 전체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참에 고급 세그먼트를 필두로 점점 모든 세그먼트로 확산되고 있는 수입차의 맹공을 꺾고 승기를 잡으려는 국내 자동차업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전문가들이나 '자동차깨나 안다'는 여러 블로거들은 폭스바겐 스캔들이 130년 자동차 역사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거대한 사건이 될 거라고 말합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이 스캔들이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각이나 선호를 크게 뒤바꿔 놓을 계기로 작용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젤 차량에 대한 선호가 조금 떨어질 수도 있지만 연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 환경 보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일부를 제외하고 여전히 높지 않다는 점,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의 이동은 이번 스캔들이 아니더라도 이미 진행 중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국내로 시각을 돌린다면, 폭스바겐 차량 계약자들의 계약 포기가 속출하고는 있지만 수입차에 대한 고객 선호와 국산 메이커에 대한 반기업정서는 그와 별개라는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근거로 폭스바겐 스캔들 이후 고객들, 특히 국내 고객들의 선호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을 내놓고 있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는 바로 그런 예측을 경계해야 합니다. 미래를 맞히려고 하기보다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 가능성들을 생각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 '시나리오'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려 하기보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무엇인지 간파해야 한다는 것이죠.


시각을 좁혀 '국내 시장에만 국한'시킨다면, 폭스바겐 스캔들 이후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크게 두 개의 변수를 갖습니다. 하나는 수입차에 대한 선호 여부이고, 다른 하나는 디젤차 선호 여부가 되겠죠. 그에 따라 다음과 같이 4개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집니다. 정부의 환경 기준 강화라든지,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국내업체의 개발 속도 등은 이미 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불확실성은 낮은 변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은 여전히 연비 좋은 디젤차를 선호하고 동시에 수입차를 선호(특히 독일차를)하는 1번 시나리오가 국내 자동차업체로서는 가장 원치 않는 시나리오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수입차를 선호하면서 친환경차를 선호하는 2번 시나리오가 최악의 시나리오일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기술 수준과 상용화 능력에 있어서 국내 자동차업체가 열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니 말입니다. 국내에서 힘을 못쓰고 있는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하이브리드 기술을 앞세워 한때 렉서스 ES가 '강남 소나타'로 불렸던 것과 같은 옛명성을 되찾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업체에게 이 시나리오들 중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디젤차를 선호하고 국산차 선호도가 증가하는 4번 시나리오입니다. 수입차 중 상당비율(70%?)가 디젤 승용차라서 수입차=디젤차라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기에 폭스바겐 스캔들로 수입차가 타격을 받고 반사이익을 국내 자동차가 받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승용 디젤 엔진의 수준이 독일차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반론이 있겠지만 ^^) 라인업도 다양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냥 좋은 시나리오라고는 보기 힘듭니다. 디젤 엔진의 수준을 높이고 라인업의 다양성을 재빨리 추구하지 못하면 그 '욕구의 빈 자리'를 해외 브랜드가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위 4개의 시나리오는 향후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틀로 사용하기 바랍니다.


자동차 전문가가 아니라 이보다 더 자세한 분석을 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재야의 자동차 전문가들은 양해하기 바랍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즉 맞히는 것보다) 몇 가지 가능성들을 탐색하는 시나리오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대비라는 점을 말하고자 합니다. 위에서 밝힌 두 개의 변수 외에 이번 폭스바겐 스캔들 이후 국내 고객들의 선호라는 요소에서 발견되는 불확실성이 또 존재할 수 있겠지만(당연히 그럴 겁니다), 시나리오는 계속 바뀌면서 수정해 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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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과 22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1박 2일간(교육시간 총 18시간) 진행된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 1기'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모두 8명이 이번 과정에 참여하셨는데, 인원이 적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붓한 분위기에서 보다 상세하게 시나리오 플래닝의 방법과 사례를 설명할 수 있어서 강의하기도 좋았고 참석자들의 몰입도도 훨씬 높았습니다. 꽃꽂이를 통해 전략가로서 자신의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한 시간도 신선한 반응을 얻었답니다.


참석자 중 어떤 분은 월요일에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한바탕 난리(?)였다고 하는군요. "자기 혼자만 교육을 받을 게 아니고 회사 임원들과 관리자들이 꼭 들어야 하는 과정이다."라고 말입니다. 이 분은 "식사가 너무 맛있었고 간식도 훌륭해서 다음날 점심까지 배가 꺼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는 후문입니다.


또 직원을 저희 과정에 보내셨던 모 회사 대표님은 저희 회사 직원에게 추천했는데 아주 만족하더라구요. 감사합니다. 2기에도 다른 직원을 보낼 생각이예요."라는 멘트를 남기셨습니다.





아래의 슬라이드쇼를 누르면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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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과정을 수료한 '시나리오 플래너'들은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로서 기업체 등에서 요청하는 강의와 워크숍을 직접 진행(퍼실리테이팅)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시나라오 플래너 분들의 강의와 워크숍 진행에 대해서 저희 인퓨처컨설팅은 조금의 로열티도 부과하지 않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이 여러 기업들과 개인들의 '전략적 의사결정 도구'로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보수교육을 통해 본과정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이나 최신 사례 등을 전수하고 시나리오 플래너로서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 2기는 5월말로 예정 중입니다. 곧 공지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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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미래가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까요? 우리는 불안한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다양한 상황들을 머리 속에 그려 봅니다. 아마도 정리가 안 될 정도로 수많은 장면들이 스치고 지나가겠죠. 이것도 위험하고 저것도 문제라서 그 모든 케이스를 다 대비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시나리오들을 세워 놓고 그에 따른 대비책을 꼬리표 붙이듯이 달아놓아야 마음이 놓일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회사는 수천 가지의 시나리오를 세워 놓았다고 자랑스레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에서 권장하는 시나리오의 개수는 겨우 4개 정도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많은 분들이 과연 그 정도 개수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겠냐며 반문하죠.





4개의 시나리오를 만든다는 것은 가장 불확실하고 중대한 변화동인(이를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핵심변화동인이라 함)을 2개 찾아낸다는 말과 같습니다. ‘뭐라고? 겨우 2개? 미래 환경 변화를 이끄는 요인들이 무수히 많은데 고작 2개의 핵심변화동인만으로 시나리오를 세운다고?’ 여기서 많은 분들이 또 한번 의문의 눈초리를 쏘아 대시죠.


저는 그럴 때마다 미래 환경의 거대한 변화를 이끄는 요인(즉 핵심변화동인)은 2개 내외이고 나머지 요인은 그로부터 파생되어 나오거나 연관된 것들이기 때문에 2개의 핵심변화동인만으로 충분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2개의 핵심변화동인을 가지고 4개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대비해도 충분한(또는 효율적인) 이유를 비유를 통해 쉽게 이해해 보겠습니다. 축구공이나 야구공같은 '구(球)'를 머리 속에 그려보며 사고실험을 해보죠. 구는 어느 방향으로 봐도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없습니다. 그래서 평평하고 매끄러운 바닥에 바운드되면 대략 어느 방향으로 튈지 예상 가능하죠. '완벽한 구'라면 튈 때 그리는 궤적은 하나의 곡선으로 표현될 겁니다. 여기서 완벽한 구의 궤적이란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고 예측 가능한 이상적인 미래를 나타내죠.


그런데 어떤 이유 때문인지 공의 어느 한 부분이 톡 튀어나왔다고 가정해보죠. 평평한 바닥에 떨어뜨리면 구와는 다르게 불규칙적으로 바운드될 겁니다.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하면 톡 튀어나온 공이 바운드되며 그리는 궤적은 구보다는 복잡하고 그때그때마다 달라서 결코 하나의 곡선으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만약 실험을 무한히 반복한다면, 궤적의 집합은 특정 공간을 모두 채우고 지나갈 겁니다. 이 말은 톡 튀어나온 부분, 즉 불확실한 변화동인이 하나만 존재해도 충분한 크기의 미래 환경을 그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원래 튀어나온 부분과 정확히 반대쪽에 또 하나의 '톡 튀어나온 부분'이 생겼다고 하죠. 럭비공의 모양을 떠올리면 됩니다. 바운드되는 럭비공을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여러분은 익히 알 겁니다. 럭비공은 아까보다 더욱 예상 못하는 방향으로 튀기 때문에 실험 횟수를 조금만 반복해도 궤적의 집합이 금세 공간의 대부분을 채울 겁니다.


그렇다면, 톡 튀어나온 부분이 3개라면 어떨까요? 아마도 이런 모양의 공이 있다면 럭비공보다 더 불규칙한 궤적을 나타낼 거라 짐작됩니다. 그러나 톡 튀어나온 부분이 하나일 때와 두 개일 때의 차이만큼은 아닙니다. 톡 튀어나온 부분을 3개로 만들어 봤자 2개일 때의 궤적과 큰 차이가 없을 겁니다. 하나 더 늘린다고 해서 궤적의 다양성을 크게 증가시키지 못하죠. 


핵심변화동인이 3개이면 모두 8개(2의 3제곱)의 시나리오 조합이 만들어지는데, 모두 기억하기엔 너무 많아서 미래를 대비하는 데에 혼란만 야기합니다. 그러므로 미래 환경의 대부분을 커버하면서 동시에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대비하려면 2개의 핵심변화동인과 4개의 시나리오로도 충분합니다. 사실 4개의 시나리오도 많다고 하여 2~3개로 더욱 압축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요즘처럼 자본주의가 세상을 압도하는 상황이 펼쳐지게 된 요인들을 생각해 보죠. 많은 이들이 기업들(특히 다국적 거대기업)의 탐욕, 헤지펀드의 농간, 일부 CEO와 스포츠 스타의 천문학적인 수입, 신자유주의 광풍 등 여러 가지의 이유를 갖다대지만 그것들은 모두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위 '수퍼 자본주의'는 결국 '신기술'의 출현과 확산 때문에 벌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향유하는 대부분의 신기술은 과거 미국과 소련 사이의 냉전시기에 벌어진 무기경쟁의 부산물이죠. 따지고 보면 '냉전'이 요즘의 슈퍼 자본주의를 낳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이는 로버트 라이시의 견해이기도 합니다).


환경 변화를 이끄는 중대한 요인은 하나이거나 많아야 2개 정도입니다. 미래가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보다 환경의 불확실성을 일으키는 그 2개의 동인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3~4개의 시나리오를 미리 '예상'해 보는 것, 그리고 각 시나리오에 어떻게 대비를 할 것인지 전략을 구상하는 것, 이것이 미래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참고도서)

<전략가의 시나리오>, 유정식, 알에이치코리아,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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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플래닝은 보통 ‘나 자신의 문제’, ‘우리 회사의 문제’ 해결에 사용되는 일종의 의사결정기법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나 경쟁사가 어떤 전략을 취할지 미리 알아보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경쟁자의 전략을 추정해보는 과정은 기본적으로 시나리오 플래닝과 동일합니다. ‘경쟁자의 입장’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한다는 것만 다르죠.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가상의 예를 들어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www.seo360.it


여러분이 어떤 제품을 독점으로 생산 판매하는 회사라고 가정해 보십시오. 그런데 국내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외국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정부에서 국내 기업을 위한 특혜를 영업활동을 법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현재는 별탈 없이 영업을 해오고 있지만 외국회사가 들어오면 상황이 나빠질 것은 불 보듯 뻔하겠죠.

이제 여러분을 외국회사의 입장으로 설정해 보십시오. 그렇다면 어떻게든 국내에 진출하여 수익을 꾀하려고 할 겁니다. 그래서 정부에 로비를 벌여 국내 회사를 보호하는 법을 폐지할 것을 종용하거나 자기네 회사에게도 특별한 혜택을 달라고 요구하겠죠.

만일 정부가 완강히 버틴다고 해도 외국회사는 법을 피해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 있는 기업 하나를 M&A 하고 그 회사를 통해 국내에 진입하는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방법보다는 정부가 법을 폐지하도록 만드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

이 외국회사가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국내 진입에 나설지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을 활용해 보면 짐작이 가능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하려면 먼저 주제가 되는 '핵심이슈'를 정해야 합니다. 외국 회사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핵심이슈로 정했을 겁니다.

핵심이슈 : 우리는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한국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가?

외국 회사가 이 핵심이슈에 대한 답을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에 따르면 의사결정요소를 도출하고 변화동인을 규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 예에서는 논의를 간단히 하기 위해 곧바로 핵심변화동인을 설정해 보겠습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다음의 2가지가 가장 중요하면서도 불확실한 핵심변화동인일 겁니다.

핵심변화동인 1 : 고객의 정서 : 한국 기업을 선호할까, 외국 기업을 선호할까?
핵심변화동인 2 : 정부의 협조 : 협조적일까, 비협조적일까?

이 2개의 핵심변화동인으로 4개의 시나리오를 도출하면 다음과 같겠죠.

    시나리오 No.

고객의 정서

정부의 협조

          1

    한국기업 선호

        협조적

          2

    한국기업 선호

        비협조적

          3

    외국기업 선호

        협조적

          4

    외국기업 선호

        비협조적


이 4개의 시나리오에 대해 외국 회사가 택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위의 핵심이슈에서 정부로부터 진입 억제를 받는 상황을 전제했으므로, 다음과 같은 3가지 전략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논의를 간단히 하기 위해 3개의 전략대안만 고려하겠습니다.

전략대안 1 : 국내 진출 포기
전략대안 2 : 직접 진출
전략대안 3 : 국내기업을 통한 우회적인 진출

외국 회사는 과연 위에서 정한 3개의 전략대안 중에 무엇을 택할까요? 전략대안들과 시나리오들 간의 적합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먼저 '적합도 판단기준'를 결정해야 합니다. 다음의 2가지를 적합도 판단기준들로 채택될 수 있을 겁니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안정적 시장점유율 확보 가능성
적합도 판단기준 2 : 안정적 이익 확보 가능성

이 적합도 판단기준에 따라 각 전략대안의 적합성을 평가해 보겠습니다. 산업의 특성에 따라, 그리고 평가하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르겠지만, 결과가 다음과 같이 나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안정적 시장점유율 확보 가능성'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국내진출 포기

전략 2 : 직접 진출

전략 3 : 우회적 진출

국내 선호 협조적

2

2

2

국내 선호 비협조적

2

1

2

외국 선호 협조적

1

3

3

외국 선호 비협조적

1

3

3

합계

4

9

10

( 1 : 적합하지 않다/관련 없다    2: 적합한 편이다    3: 아주 적합하다)

적합도 판단기준 1 : '안정적 이익 확보 가능성' 으로 평가 내린 결과

시나리오

전략 1 : 국내진출 포기

전략 2 : 직접 진출

전략 3 : 우회적 진출

국내 선호 협조적

2

2

3

국내 선호 비협조적

2

1

2

외국 선호 협조적

1

3

3

외국 선호 비협조적

2

2

2

합계

7

8

10

( 1 : 적합하지 않다/관련 없다    2: 적합한 편이다    3: 아주 적합하다)

각 표의 합계 점수를 합산해 보면, '국내기업을 통한 우회적인 진출' 전략이 가장 최고의 전략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즉 외국 회사가 정부의 협조를 못 받을 경우에 국내진출을 포기하기보다는 우회적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출처: www.hallaminternet.com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시나리오 플래닝이 지양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경쟁자가 최고가 아닌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경쟁자가 어떤 전략을 최고의 전략으로 취할지를 미리 추정해보는 일은 의미가 있습니다. 미리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속도가 중요시되는 기업환경에서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번다는 것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위에서 제시한 사례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을 경쟁자의 입장에서 수행함으로써 상대방이 쥔 패를 미리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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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회사 내에서 이제 사양사업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어. 전략적으로 보면 분명 접어야 할 사업인데 경쟁사들도 여태 버리지 않는 사업이라서 먼저 사업을 철수했다가는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수의 고객들로부터 원성을 살 각오를 해야 해. 소위 말하는 ‘계륵’인 사업이야. 내가 왜 이 부서에서 일하게 됐냐고? 신입사원으로 뽑혀서 이 팀으로 배정 받았으니 난들 이 팀의 사정을 알았겠나? 그저 날 뽑아준 회사에 감사했었어.


내 자랑인데, 사양부서에서 4년 동안 일하면서 나름 열심히 일한 까닭에 팀장으로부터 인정도 받았고 자기네 팀으로 오라는 타부서의 러브콜을 수도 없이 받았어. 근데 왜 여태 이 팀에 있냐고? 생각해 봐. 일 잘하는 직원을 다른 팀에 뺏기고 싶은 팀장이 어디겠냐? 사실 우리끼리 하는 말인데, 팀장은 회사에서 무능하고 실력 없는 사람이라고 찍혔거든. 나 아니면 팀장 노릇을 못할 사람이란 말이야. 그런 팀장이 날 놔주겠냐고? 몇번 팀장을 찾아가서 타부서로 이동하고 싶다는 의중을 보였어. 하지만 ‘잘해주겠다’는 말로 매번 날 설득했고 인사평가 점수도 매년 최고로 주더군. 난감했지만 덕분에 동기들보다 1년 먼저 대리로 승진할 수 있었지. 무능한 팀장이라 해도 인간적으로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배신하기가 어렵잖아? 답답하지만 이 팀에 있을 수밖에 없었지.





근데 말야, 기회가 왔어. 기뻐해야 하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드디어’ 팀장이 해임된 거야. 어제까지 팀장이었다가 나와 동등한 팀원이 되고 말았어. 대신 타부서의 팀장이 우리팀 팀장으로 이동 배치됐고. 여기까지는 좋았어. 그런데 불행히도 새로 온 팀장은 회사에서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란 거야! 버려야 하는 사업부서니까 조직에서 밀어내야 할 사람이 팀장으로 온 거지, 뭐. 새 팀장은 자신이 팽 당했다는 걸 모를 리가 없잖아? 잔뜩 화가 나 있을 거야. 


이런 상황에서 내가 타부서로 이동하겠다고 말하면 그가 과연 허락을 할까? ‘너 좋은 꼴 못 본다’는 심보로 날 주저앉힐지 모르잖아. 만일 그가 날 못 가게 만든다면 국으로 2년은 이 팀에서 썩어야 해. 그러다가 회사에서 사업을 접는다고 하면 구조조정 당하는 거 아닐까? 하지만 자포자기해서 ‘그래 니 맘대로 해라’하면서 순순히 날 보내줄 수도 있을 것 같애.  난 새 팀장이 어떻게 나올지 그게 참 불확실해. 내가 옮기고 싶은 부서에서는 언제든지 나를 받아들일 자리가 있다고 하기 때문에 그 점은 불안한 점이 없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새 팀장에게 다른 팀으로 옮기게 해 달라고 당당히 요구할까? 거부 당하더라도 지금 말해야 할까? 팀장이 잔뜩 골이 나 있으니까 6개월 정도 있다가 말하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해. 내가 일 잘하는 직원이란 점을 보여주면 인간적으로 나를 도와주려고 할지 모르지. 물론 예전 팀장처럼 날 붙잡고 안 놔줄 수도 있겠지만 말이야.아니면 그냥 지금처럼 팀장의 비위를 살살 맞추며 설렁설렁 일하는 것도 방법이지. 어쩌면 과장까지 남들보다 빨리 승진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문제부서에서 과장으로 승진하면 뭐해? 그랬다가는 ‘저 놈도 무능하니까 여태 그 팀에 있는 거겠지’라고 인식할 것 같애. 이왕 이렇게 된 거 다른 회사를 알아볼까? 이쪽 업계에서 4년간 일한 경력은 어디서나 환영 받거든. 뭐, 내가 사양사업에서 일했다는 걸 알면 뽑아줄지 솔직히 장담은 못하겠지만 말이야.


내가 이런 고민을 이모에게 털어 놓으니까 이모가 이렇게 말하더군. 


  “시나리오 플래닝을 해봐.”

  “그게 뭔데? 먹는 거야?”


이모는 내 머리를 억세게 쥐어 박더니만 나에게 <전략가의 시나리오>란 책을 던져줬어. 아쉽게도 먹는 건 아니지만, 내가 책을 좀 좋아하잖아. 게다가 공짜로 받았으니까 열심히 책을 읽었어. 사무실에서 당당하게. 어차피 요즘은 할일도 없거든. 나는 책에서 안내하는 대로 내가 처한 딜레마를 가지고 시나리오 플래닝을 직접 해봤어. 좀 어려웠지만, 내가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었어. 물론 시나리오 플래닝을 한다고 해서 항상 최고의 결정을 내리는 건 아니지만(이건 저자가 강조하더구만), 적어도 최악의 결정은 막을 수 있는 것 같았지.


내가 처한 불확실성은 새 팀장이 나의 팀 이동을 허락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되겠지. 그에 따라 두 개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져.


시나리오 1: 팀장이 허락한다

시나리오 2: 팀장이 불허한다


아까 두서 없이 말했지만, 내가 택할 수 있는 대안은 4가지가 있어.


대안 1: 지금 바로 이동을 요구한다

대안 2: 상황을 보다가 이동을 요구한다

대안 3: 그냥 이 팀에서 일한다

대안 4: 다른 회사를 알아본다


책에서는 시나리오와 대안을 서로 묶어본 다음에 ‘이 시나리오에서 이 대안이 얼마나 좋은지’를 평가해 보라고 하더군. 물론 그 전에 어떤 지표로 평가를 하고 싶은지를 결정해야 한대.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경력개발 상의 이득’과 ‘심적 스트레스’, 이렇게 두 가지를 판단지표로 삼고나서 다음과 같이 평가를 내렸어. 3점이 가장 높은 점수야. 동의 못한다고? 하지만 이건 내 결정이고 내 판단이니까!





자, 이렇게 나온 결과를 보니까 대안 2 ‘상황을 보다가 이동을 요구한다’가 가장 좋은 대안으로 나왔어. 지금 말할까 말까 스트레스 받지 말고 좀 기다리다가 팀장이 안정될 때 이동을 요구하는 게 낫다는 거지(결과값은 경력개발 상의 이득에서 심적 스트레스를 빼서 나온 값이야). 





물론 대안 2가 최상의 대안은 아니야. 지금 당장 요구했는데(대안 1) 팀장이 순순히 허락하는 게 사실 최상이거든. 아까 말했지만 시나리오를 세우는 목적은 최악의 결정을 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그런데 만일 6개월 정도 기다렸다가 요구했는데 팀장이 불허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그때는 뭐 다른 회사를 알아보는 수 밖에 없지. 그때 나에게 주어진 불확실성에 따라 다시 시나리오를 짜면 되겠지, 뭐. 


물론 이 평가 결과는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뀔 수 있어. 시나리오를 세우는 이유는 내가 처한 상황 전체를 조망하고 계속 변해가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거야. 잘 모르겠다고? 그러면 <전략가의 시나리오>를 좀 읽어. 거기에 아주 상세하게 방법이 나와 있으니까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거야. 나한테 밥 사면 내가 코치해 줄게. 그래도 좀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3월 21일에 열리는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을 수강해 봐. 여기를 클릭하면 자세한 안내를 볼 수 있을 거야. 그럼 난 이만 가봐야겠어. 새 팀장이 사업부장한테 엄청 깨졌대. 가서 일하는 척이라도 해야지. 수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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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귀환(nut return)'으로 연일 시끄럽다. 자세한 사건의 전말은 언론을 통해 이미 많이 알려져 있으니 이 블로그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겠다. 현 시점에서 대한항공 경영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사안이 무엇인지, 어떤 불확실성들이 그들을 불안케 하는지를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으로 간단히 정리하고자 한다.





그들을 압박하는 첫 번째 불확실성은 그룹 후계 구도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저항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일 것이다. 경복궁 부근에 7성급 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이 거의 승인 단계까지 갔다가 이번 사건으로 물거품이 될 거라는 시각이 비등 중이다. 대한항공 노조는 사측이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현 2세들의 거친 언사와 행동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이다. 발빠르게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은 '국민을 향한 사과문이 아니라 조현아 부사장을 향한 직원들의 사과문'이라는 비아냥을 받는 바람에 안 하니만 못한 상태가 돼 버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으로서는 안팎에서 후계 작업 진행에 압박을 받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불확실성은 무엇일까?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과 함께 국내 항공운송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저가항공들이 약진하고 있지만 전세계를 커버하는 두 항공사의 항공 점유율은 매우 공고하다. 그래서 이번 사태로 인해 대한항공의 이미지가 하락되어도 매출액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비즈니스석 위주의 매출 구조라서 충성도 높은 '하이 마일러'들이 대한항공에서 아시아나 항공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적다. 남양유업을 비난하고 불매운동을 펴던 사람들이 어느새 그때의 일을 잊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외신들은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고객보다 해외 고객들이 이번 사건을 이슈화하기 시작하면 대한항공에게 큰 데미지를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땅콩 포장지를 안 뜯어줬다는 이유만으로 항공기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안전에 민감한 해외고객들을 불안하게 만들기 딱 좋은 조건이다. 국제적으로 대한항공에게 패널티를 줄 가능성도 있다. 물론 해외고객들이 이번 사건을 이슈화하지 않고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여전히 선택한다면 대한항공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해도 단기간에 그칠지 모른다.


이 두 가지의 불확실성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대한항공 입장에서 1번이 최악의 시나리오이고, 3번이 최선의 시나리오다.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지 시간이 흐르면 알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모든 시나리오가 동등한 발생가능성을 갖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예측은 금물이다(개인적으로 1번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길 바란다).


여기에서 대한항공이 취해야 할 전략적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없다. 알아서 하라. 내가 전략을 알려 줄 거라 기대했는가?

-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 사과문이 그게 뭔가?

- 재발 방지를 실천하라. 시늉만 하지 말고.

- 국내 제1위의 항공사라는 허울에 만족 말라. 그러다 한 방에 훅 간다.



(*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생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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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버터칩이 정말 인기인 모양이다. 편의점에 갈 때마다 매대에 진열돼 있는지 살피고 점원에게도 물어보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한 박스씩 밖에 공급이 안 돼서 시간을 맞춰서 와야만 살 수 있다고, 자기네들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물건이 들어오면 전화해 달라고 전화번호를 남겨놔도 기약이 없다. 허니버터칩 품귀 현상 때문에 "우리나라에게서 가장 힘든 일은 허니버터칩을 먹으면서 아이맥스 영화관 상석에서 인터스텔라를 관람하는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올 지경이다. 허니버터칩을 생일선물로 받았다고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면 '부럽다', '같이 좀 먹자'는 댓글이 우수수 달린다.





이런 상황에서 "허니버터칩을 증산해야 할까?"는 아마 해태 관계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이슈가 아닐까 생각한다. 과자 제품의 선풍적 인기와 시장의 매니악적 반응이 자주 오는 기회는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품귀'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모처럼 찾아온 '매출 수확'의 기회를 최대로 이용하기 위해 증산에 돌입할 것인가? 이 질문이 고민이 되는 이유(혹은 딜레마로 느껴지는 이유)는 '허니버터칩의 향후 수요'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일 것이다. 거액을 투자하여 허니버터칩을 증산했더니 고객의 입맛이 짭짤한 감자칩으로 회귀할 수 있지 않을까? 


이는 몇년 전에 열풍을 일으키던 '꼬꼬면'을 떠올려 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빨간 라면의 시대는 가고 이제 하얀 국물의 시대라고 여기저기에서 얼마나 떠들어댔던가? 어렵게 꼬꼬면을 맛본 소비자들은 그 독특한 맛에 열광하고 지지했지만 오래도록 혀에 익숙한 빨간 국물을 떨쳐내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막상 먹어보니 "생각보다 별로다"라고 반응하기 시작했다(나도 그랬다. 국물에서 나는 '닭 냄새'가 싫었다). 증산을 통해 제품을 어디서나 쉽게 구하게 되자 이런 '반감'은 외려 커지고 말았다. 결국 1년도 못 돼 꼬꼬면은 마이너 제품으로 전락하고 말았고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나가사키 짬뽕'도 반짝 인기를 끌다가 그저그런 수준으로 매출이 급락했다. 


하지만 나가사키 짬뽕이 영역을 현재 유지하고 있듯이 허니버터칩도 '달달한 감자칩'이라는 독자적 카테고리의 선두 제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소비자들이 '짭짤한 감자칩'을 여전히 선호할지 아니면 '달달한 감자칩'을 좋아하는 소비자군이 굳건히 형성될지, 이것이 허니버터칩 증산 여부를 둘러싼 첫 번째 불확실성이다.


두 번째 불확실성은 유사제품의 출시와 시장점유율 잠식 여부라고 할 수 있다.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자 맛을 모방한 제품들이 출시되거나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달달한 감자칩 시장을 빼앗기 위한 경쟁사의 공격은 충분히 예상되는 반응이지만, 강한 경쟁자는 '동일 업종'이 아닌 다른 산업에서 출현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허니버터칩을 구매하려고 편의점이나 마트를 찾은 고객들은 허니버터칩과 유사한 제품명을 가지고 포장지 디자인까지 비슷한 제품에 눈을 돌리기 마련이다. "아쉬운 대로 이것으로 만족하자"라면서 말이다. 유통업체들이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다. PB제품을 즉시 개발하여 엄청난 물량을 진열대에 깔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유통업체들이 그간 이런 행태를 많이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경쟁사에서 유사제품을 쏟아내고 유통업체들(특히 대형할인마트들)까지 PB제품으로 가세하기 시작하면 허니버터칩이라는 브랜드가 '진부'해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유사한 '달달한 감자칩'을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으면 허니버터칩을 굳이 찾을 이유가 없어지거나 유사제품을 맛보고 나서 "허니버터칩도 별 거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물론 유통업체들까지 달달한 감자칩 시장에 뛰어들어 틈새시장을 '망가뜨리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하지만 나는 발생가능성을 높게 본다).


두 가지의 불확실성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4개의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다.




허니버터칩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1번이고, 최선의 시나리오는 3번이다.


최악의 시나리오(1번)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태는 허니버터칩의 생산량을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현 생산량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감산을 준비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경쟁사와 유통업체들이 시장을 진흙탕으로 만들면 '수확'하면서 시장에서 퇴각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오히려 인상하는 전략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현재의 유통경로를 유지하기보다 맥주점 체인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독특한 유통경로를 구축하는 게 좋지 않을까?


최선의 시나리오(3번)에서는 라인 신설을 통한 증산보다는 타 제품 라인의 전용을 통한 소폭의 증산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허니버터칩 골드'처럼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통해 달달한 감자칩 부문에서 '새우깡'과 같은 존재감을 확고히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경우에도 역시 기존의 유통경로를 통한 대규모 판매 확산보다는 차별화된 경로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증산을 하되 소폭에 그침으로써 품귀현상을 전략적으로 유지시키고 해태라는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사실 이미 어느 정도 이런 효과를 달성했다). 나머지 시나리오(2번, 4번)에서도 허니버터칩을 증산할 이유는 별로 없다.


허니버터칩이 나아갈 전략적 방향을 요약하면 이렇다.


1. 품귀현상을 즐겨라.

2. 증산을 하더라도 소폭으로 하고, 언제든 퇴각할 준비를 하라.

3. 새로운 유통경로 개발에 초점을 맞춰라. 

4. 타업체와의 co-marketing 전략을 더욱 정교화하라.

5. 허니버터칩 자체보다 '그 이후의 히트 제품' 개발에 매진하라.


허니버터칩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지금으로서는 확언하기 어렵다. 해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허니버터칩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미리 생각해보고 시나리오를 수립한 후에 각 시나리오별로 어떻게 대처할지 예행연습하는 것이 최선이다. 시장의 놀라운 반응과 갑작스런 유행이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 기대하는 순간 전략의 실패는 불 보듯 뻔하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하라.



(* 이 글은 필자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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