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워크를 논하기 전에 기본적인 정의를 먼저 숙지하고 들어가자. 팀이란 ‘공동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도록 각자의 업무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며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그렇다면 팀워크는 무엇일까? 나는 팀워크를 ‘팀으로서 일한다(Work As Team)’이라고 간단히 정의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As’이다. 경기를 승리하기 위해 혼자서 분투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서’ 경기에 임하는 것,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자도생으로 내부경쟁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서’ 성과를 끌어올리는 것이 바로 팀워크다.

팀워크가 좋은 팀의 특징은 무엇일까? 구글이 3년 동안 진행한 자체 프로젝트의 결과를 보면, 리더의 한 마디 지시에 구성원 모두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것을 팀워크가 강한 팀이라는 것이 환상임을 깨달을 수 있다. 왜냐하면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팀워크가 뛰어난 팀의 가장 큰 특징이기 때문이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대인관계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타인에게 약한 모습(실패, 멍청한 대답 등)을 보여도 괜찮다고 여기는 감정을 뜻한다. 동료가 다른 의견을 제시할 때 ‘마음 놓고’ 반박하고, 경우에 따라 동료의 일을 중단시키고 자기 생각을 설득시키며, 동료들이 자신을 논리적으로 비판한다면 기꺼이 수용하고, 직원과 리더 모두가 동등한 발언 시간과 기회를 보장 받는 것이 심리적 안전감이다.

 


왜 그럴까?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의 구성원들은 실패할 경우 그 사실을 동료들에게 편안하게 털어놓을 수 있고 동료들은 실패했다는 것 자체에 비난을 가하지 않는다. 이래야 실패를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고 왜 실패했는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철저히 연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모두가 공유함으로써 더 나은 혁신과 더 나은 의사결정을 이끄는 동력을 얻는다. 이것이 심리적 안전감과 팀워크를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전설적 록 그룹 퀸(Queen)은 심리적 안전감에 기반한 대표적 팀이었다. 리더인 프레디 머큐리는 솔로 앨범을 내기 위해 팀을 이탈했다가 좌절을 경험했다. 그는 1984년 인터뷰에서 자신이 얼마나 멤버들을 그리워하는지 고백한다. 그는 멤버들이 각자 개성이 강해서 그룹을 결성한 첫날부터 싸우기 시작했고, 음악에 있어서는 늘 그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싸움들이 저희를 하나로 만들죠.” 공동의 목표를 위해 잘못을 지적하고 때로는 서로 논쟁을 벌이는 것이 조직이 성장하는 힘의 원천이고 그것이 바로 진짜 팀워크임을 깨달을 수 있는 대목이다.

유명한 ‘도요타 생산 방식’도 심리적 안전감의 산물이다. 직원들은 누구나 생산 시스템의 실수나 결함을 끊임없이 지적했고 이를 개선해 가면서 생산 시스템의 완전함을 이루어냈고 독특한 생산 방식은 널리 벤치마킹되었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덕목인 일본 문화에서도 이런 긍정적 갈등과 논쟁이 성장을 이끌어냈다.

그렇다면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활발한 피드백’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활발한 피드백을 위해 기본적으로 적극적 경청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화에 방해될 만한 물건들(노트북, 휴대폰 등)을 모두 치우고 상대방에게서 배우려는 태도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 우버(Uber)는 상호 신뢰와 소속감이 떨어지는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회의시간에 휴대폰을 절대 보지 않도록 한 것이다. 우습게 보이는 해결책으로 회의 분위기는 서로 경청하고 공동 목표에 협력하는 방향으로 급변했다. 

그리고, 피드백해 주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요구해야 한다. 그런데 그냥 “저는 오픈 마인드에요. 뭐든 피드백해 주세요.”라고 말만 하면 안 된다. 피드백 받고 싶은 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라. “제가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질질 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특별히 어떤 부분에서 의사결정의 문제가 있는지 바로 피드백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가 결단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한 두 가지 정도 말해줄 수 있나요?”라고 말이다. 

 



이 말은 곧 자신의 ‘취약성(vulnerable)’을 드러내라는 뜻이다. 취약성이란 약점이나 실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사람임을 인정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상대방에게 보여줄 수 있는 용기’를 의미한다.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 남에게 빈틈을 보여서는 평가에 불이익이 갈지 모른다는 강박에 사로잡히면 상대방의 건설적 비판을 비난으로 오해하고 이는 팀워크 와해로 이어질 수 있다. 상대방이 언제든 반대를 표하도록 독려하고, 자신의 어려움과 실패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라. 의류업체 아일린 피셔의 CEO 아일린 피셔(Eileen Fisher)는 자신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며 배워가는 사람이다. 회사는 높은 수익을 거둘 뿐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취약성을 드러낼 줄 모르는 조직은 ‘공포’로 사람들을 움직이려다 나락으로 빠지고 만다. 세계 제일의 자동차 판매 기업인 폭스바겐의 전 CEO 마틴 빈터콘은 “앞으로 6주의 시간을 줄 테니 세계적 수준의 설계도를 가지고 와. 제대로 못하면 쫓겨날 줄 알아!”라고 구성원들을 겁박했다. 그 결과가 어떠했는가? ‘디젤 게이트’에 휘말린 폭스바겐은 천문학적인 보상금을 물어야 했다. 우수인재가 많았어도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없었다.

반면, 픽사(Pixar)는 숨김없이 이야기하는 문화로 ‘브레인트러스트(Braintrust)’를 정착시켰다. 브레인트러스트는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제작 중인 영화를 관람하고 감상평을 영화감독에게 솔직하게 전달하는 과정이다. ‘당신들이 영화에 대해 뭘 알어?’라고 피드백을 거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효과는 대단했다. <토이 스토리>의 초기 버전은 형편없었지만 직원들의 솔직한 피드백에 힘입어 기록적인 흥행 성적을 거뒀다.

활발한 피드백이 심리적 안전감을 공고히 하고, 심리적 안전감이 팀워크 강화의 핵심이다. 1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리더와 팔로워 모두의 일상적 노력으로 일구어낸 팀워크가 코로나 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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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는 혁신이었나, 아니었나?   

2020. 8. 10. 08:59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봤다. 어느 분의 글인지 몰라 찾을 수 없는데, 대략 기억나는 대로 써보면 이렇다. “혁신이냐 아니냐는 그게 없어진 후에 깨달을 수 있다.” 얼마 전 서비스를 접은 공유 모빌리티 ‘타다(TADA)’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보자마자 가슴에 바로 꽂히는 말이었다. 코로나 19 사태로 외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요즘이라지만 내가 더더욱 시내를 나가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타다의 부재이다. 내 모빌리티의 ‘대중 교통 축’을 담당했던 타다가 불법이라는 낙인이 찍혀 사라지니 그 분의 말처럼 그만한 혁신이 또 어디에 있을까? 어쩌다 나갈 일이 있으면 불편해도 자차나 버스를 이용하지 절대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다. 왜 그런지는 이미 많은 이들이 그간 지적해 왔고 타다가 없어진 후에도 또 열심히 지적하고 있으니 무엇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으리라. 택시는 참 문제 많은 ‘대중고통(大重苦痛)’이다.

 



타다가 한창 성업 중이던 때,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혁신이다, 혁신이 아니다’란 공방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평소 타다를 애용하던 나는 그런 논쟁 여부를 떠나 타다를 옹호하는 쪽이었지만, 반대측 논리도 나름 일리가 있었다.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 만든 서비스라서 애초에 불법의 소지가 있다, 불법이 될 것임을 뻔히 알고도 서비스를 개시한 건 공유경제라는 탈을 쓴 사기와 같다, 일반택시보다 비싼 요금을 받으면서 서비스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즉 일반택시와 차별점이 별로 없다) 등의 혁신이 아니라 주장하는 측의 주된 논리였다. 타다가 없어지니 논쟁도 싹 사라졌다. 하지만 ‘타다 현상’은 나로 하여금 혁신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혁신이란 무엇일까? 한자로 혁신(革新)은 말 그대로 기존의 가죽을 벗겨내고 새로운 가죽을 입힌다는 뜻이다. 가죽을 교체하는 과정이 상당히 고통스럽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급격한 변화이기 때문에 혁신은 아무데나 갖다 붙일 만한 단어는 아니다. 혁신이란 의미의 영어 단어 innovation은 ‘안으로’을 뜻하는 ‘in’과 ‘새로움’을 뜻하는 ‘nova’가 합쳐진 단어로서, 기존의 것을 버리고 겉면 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새로운 것으로 채운다는 뜻을 지녔다. 한자어든 영어 단어든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새로움’이다. 가죽을 벗겨내는 고통이든, 밖에서 안으로 무언가를 채워 넣든, 혁신의 방향과 컨텐츠는 언제나 새로워야 한다. 새롭지 않으면 절대 혁신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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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략)

 

이 글은 '주간 유정식' 6호 (2020년 5월 26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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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주간 유정식 11호 (6월30일 발행)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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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개월 젊은이들(밀레니얼 세대 & Z세대) 사이에서 MBTI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로 기업 조직 내에서 회자되던 MBTI가 젊은이들의 즐거운 ‘놀이문화’로 번지는 현상은 이채로우면서도 흥미롭다. 유튜브에서 MBTI를 검색하면 유명 유튜버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이 각자의 MBTI 유형을 공개하며 재미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동영상을 많이 접할 수 있다. 16가지 MBTI 유형을 각각 자세히 소개한 동영상은 기본이고, 유형별 여행 스타일도 있고, 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유형별 스타일도 있으며, ‘연애 상대로 나와 맞는 유형’도 있다. 지상파 방송 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싹쓰리’라는 그룹을 결성한 유재석, 이효리, 정지훈(비)이 멤버의 성향을 알기 위해 MBTI 검사를 하는 방송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MBTI는 요즘 대세가 되었다.

이런 흐름을 가장 재빠르게 받아들여 활용하는 영역은 기업의 상품개발과 마케팅 부문이다. 카카오는 MBTI 유형명이 크게 쓰여진 티셔츠 16종을 판매 중이고, 휠라 코리아는 자사 캐릭터를 MBTI와 결합하여 컨텐츠를 알리고 있다. 각자의 유형에 맞는 아이템을 추천하는 건 기본이고, 어떤 기업은 고객에게 부모님의 성향을 테스트하게 함으로써 선물 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MBTI 마케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MBTI 열풍 현상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관점은 MBTI의 학문적 기반이 미흡하다는 쪽으로 쏠려 있다. 자기보고(self-report)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다는 점, 성격 유형을 두 가지 방향으로 양분(예를 들어, 외향성 아니면 내향성)하여 성격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 성격 유형을 판단하기 위한 통계적인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점, 현대심리학과 뿌리가 다른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 그래서 지금까지 MBTI가 학계에서 절대 공인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문제로 거론한다. 

 



MBTI에 대한 이런 비판은 분명 올바른 지적이지만, 칼 융(Karl Jung)의 심리학을 기초로 MBTI를 개발한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정식으로 심리학을 교육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들며 MBTI의 부적합성과 결함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태도는 대단히 교조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이며 계급주의적이라는 점에서 비판 받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식의 비판은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에디슨의 위대함을 평가절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한, 소위 ‘정통’ 심리학자들이 작금의 MBTI 열풍을 보면서 “젊은 애들이 MBTI가 뭔지도 모르고 저렇게 신봉하는 게 개탄스럽다”라고 혀를 차는 모습 역시 비판 받을 대상이다. 나는 MBTI가 학문적으로 문제가 많은 도구임을 젊은이들이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마치 어렸을 때 누구나 해봤지만 결코 맹신하지 않는 ‘혈액형별 성격’처럼 그저 가지고 노는 새로운 장난감일 뿐, MBTI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개인의 모든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고 나는 본다(유튜브에 MBTI의 문제를 지적하는 동영상 역시 많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뭘 모르고 하는 짓’이라는 시선은 ‘상대가 원하지도 않는데 계몽하려는’ 꼰대적 마인드가 아닐까? 심리학자라면 학문적 관점의 비판으로 젊은이들을 계몽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하필 이 시기에 MBTI라는 다소 고루해 보이는 성격 유형 테스트에 열광하는지 그 심리와 사회적 배경을 궁금해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나는 MBTI에 대해서도 심리학에 대해서도 결코 정통이 아니지만, ‘MBTI 열풍의 이유’가 코로나19의 창궐과 깊이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MBTI의 키워드 검색량이 올해 초에 급증했다는 것이 이런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코로나19는 누구나 나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잠재적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 불안과 불확실성을 심화시켰다. 이런 상황 하에서 젊은이들은 나와 상대방을 파악하고 구분하는 ‘확실한’ 표식을 필요로 했으리라 나는 추측한다. ‘저 사람은 나와 맞을까? 나와 맞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뭘까?’, ‘저 사람은 이런이런 유형이니까 이런 점을 조심해야겠어.’ MBTI는 이러한 잠재적 불안을 해소시키려는 요구에 무척이나 잘 들어맞는 도구가 된 셈이다.

MBTI 유형은 16가지나 되기 때문에 복잡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4가지 카테고리가 있고 각 카테고리는 두 개의 성향으로 나뉘니, 오히려 간단명료하게 인식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MBTI와 비슷한 성격 유형 테스트로 기업조직에서 많이 사용하는 디스크(DISC)는 MBTI보다 훨씬 간단한데, 왜 젊은이들의 인기를 끌지 못한 걸까? 짐작컨대, 코로나19가 일으키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사회 변화에 비한다면 고작 4가지 유형을 지닌 DISC는 지나치게 부족하고 너무나 뭉뚱그린 느낌이 든다. 4가지 혈액형과 다를 게 무엇인가?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젊은이들에게 그렇게 비춰질 거라는 추측이다.) 

반면 MBTI 유형은 16가지나 되니 사회적 복잡성과 불확실성, 인간 유형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고도 남을 것 같은 신뢰감이 생긴다. 그럼에도 마치 4개의 스위치를 위로 올리거나 아래로 내리는 듯한 이미지로 그려질 정도로 MBTI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가? MBTI의 성공(?) 요인은 적당히 복잡하고 적당히 단순한 데 있다.

 



MBTI의 인기가 급등한 두 번째 이유는 ‘어떤 성격은 좋고 어떤 성격은 좋지 않다’는 식의 사회적 통념을 깨뜨렸다는 데 있다. MBTI의 각 유형에 대한 설명을 보면 특별히 좋거나 특별히 바람직하지 않은 유형은 없다. 각각 장점이 있고 나름의 약점이 존재한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예로 들어보자. 어렸을 적에 내가 주변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충고(?)는 ‘내성적인 성격으론 출세 못한다’, ‘학교 우등생이 사회 우등생이 되지 못한다’였다. 우스운 것은 본인도 매우 내성적인 성격을 지녔으면서 나에게 그런 충고를 서슴없이 했다는 점이다. 지금 생각하니, 그도 주위에서 얼마나 그런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까 싶다. 그도 나도 사회적 통념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의 피해자였던 셈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보통 외향성이 내향성보다 사회적 성공에 유리한 성격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데, MBTI는 이를 여지없이 깨뜨린다. 외향적(E)이라 해도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며 내향적(I)라 해도 강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내향적이지만 큰 업적과 성공을 이룬 자들도 많다는 점(스티브 잡스-ISTP, 마크 저커버그-INTJ, 팀 버튼-INFP)에서 결코 내향성이 외향성에 비해 열등한 성격이 아니다. 나머지 3개의 카테고리에 대해서도 무엇이 무엇보다 낫다는 평가는 찾아볼 수 없다. 각 유형엔 장단점이 아니라 고유의 특징이 있을 뿐이다.

어떤 성격도 우월하지 않으며 열등하지 않다. 성격 측면에서 누구도 다른 이보다 지배적이지 않다. 젊은이들은 이런 ‘평등함’과 ‘민주성’에 매료되지 않았을까? 선천적이고 바뀌기 힘든 성격으로 누구는 이익을 향유하고 누구는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통념에 빅 펀치를 날리는 것을 MBTI의 매력으로 느낀 게 아닐까? 

이런 매력은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러니 자랑스럽게 ‘나는 ISFJ야. 너는 뭐야?’라며 당당하게 자신의 유형을 마치 해시태그를 붙이듯 ‘인증’하며 즐겁게 ‘노는’ 것이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유튜브, SNS 등은 이런 놀이에 지속적으로 연료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으로 작용한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것도 한몫 했다.

앞에서 언급했듯, 젊은이들 역시 MBTI가 불완전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러니 천둥벌거숭이 보듯 개탄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 조직에서 MBTI를 가지고 인사(보직, 승진, 이동 등) 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리겠다고 하면 가장 먼저 반대할 사람들이 그들이라고 본다. 인간이 복잡다양한 존재라는 건 그들 역시 잘 안다. 그러니 MBTI가 맞냐 틀리냐를 논하는 상투적인 비판에 가담하기보다 MBTI 열풍 이면에 존재하는 배경을 이해하는 것, 이를 통해 젊은 세대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민감한지 살피는 것이 ‘현명한 꼰대’의 자세가 아닐까 싶어 이 글을 써보았다. 나는 INTJ니까.   (끝)

 


 

* 이 글은 주간 유정식 11호 (6월30일 발행)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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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Favicon of https://randiiiboiii1.tistory.com BlogIcon 랜디보이 2020.07.23 11:33 신고

    요몇일 바빠서 방문이 뜸했네요~~
    오늘도 잘봤습니다 좋아요 누르고 갈께요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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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한 직원에게 일을 위임하는(시키는)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점을 지난 글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많은 리더들이 업무위임의 효과를 알면서도 정작 일을 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해당 업무를 담당할 만한 능력이 100%가 아닌데, 어떻게 직원에게 일을 위임할 수 있겠는가?"이다. 아직 일을 훌륭하게 수행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않았으니 실패할 경우 리더 본인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의 능력이 100%가 될 때까지 기다리려면 아마도 영원히 일을 위임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100%는 리더 본인의 능력 수준을 말하는데, 어떤 직원이 그런 수준에 도달해 있겠는가? 직원들이 리더만큼 100%의 능력에 도달해 있다면 직원들이 리더의 '밑'에서 일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업무능력의 향상은 교육으로 불가능하다. 오직 업무를 실제로 수행함으로써 가능하다. 그러니 일을 위임하지 않으면 어떻게 직원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또한, 업무 수행을 통해 성공을 경험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동기부여의 실질적 방법이라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물론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직원에게 업무를 위임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리더는 일을 위임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시점에 '70퍼센트의 룰'을 떠올리기 바란다. 즉, 해당 업무를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70퍼센트 이상 된다고 여겨지는 직원에게는 비록 완전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하더라도 일을 위임하라는 것이다. 나머지 30퍼센트의 능력은 그 일을 스스로 주관하며 수행하는 동안 채워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하지만 일을 시키는 입장에서는 70퍼센트의 능력밖에 없는 직원이 그 일을 완벽한 수준으로 수행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이 들기 마련이라 직원을 신뢰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일을 위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데,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이 중요한가를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100%의 능력을 발휘해 일을 완벽하게 실수없이 해내는 것이 중요한가, 일 직원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성공을 경험케 하며 동기를 제고하는 것이 중요한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전제 하에 만약 전자로 결론이 난다면, 그 일은 리더 본인이 수행해야 한다. 후자라면, 일을 위임하라.

능력이 70퍼센트 정도인 직원이 그 일을 수행한다면, 아마도 리더 자신이 수행하는 것과는 '흥미롭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일을 완수할 가능성이 크다. 부족한 30퍼센트의 능력이 새로운 방식을 수용하는 창의적 공간이 되는 것이다. 리더가 해당 업무에 가졌던 편견과 한계를 70퍼센트의 능력을 지닌 직원이 깨뜨리며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창의적으로 일을 수행하는 방법을 발견하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조직의 창의력은 이렇게 해서 생겨나는 것이며 이것이 창의력 제고의 근본적 방법이다.


앞으로 일을 위임할까 말까를 고민할 때마다 이 질문을 떠올려라. "이 직원이 이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몇 퍼센트일까?" 리더 본인을 100으로 보고 그 직원이 70 정도에 해당된다고 생각되면, 주저할 것 없다. 바로 일을 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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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6일, 여러분이 읽으면 좋을 4편의 아티클을 소개합니다.
코로라19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적인 변화가 요동치는 지금의 위기를

현명하게 견뎌내시기를 기원합니다.

 

 

무능한 리더가 누구인지 알아내는 방법

 

How to Spot an Incompetent Leader

We have the tools, we just don’t use them.

hbr.org

 

 

젊은 세대 직원들의 동기부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Overcoming the challenges of motivating a younger generation | HRExecutive.com

Companies can get an edge in the war for talent with resources tailored to younger employees' unique expectations.

hrexecutive.com

 

 

미국 사람들이 화장실 휴지를 사재기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Why Are People Hoarding Toilet Paper?

On Facebook a few days ago, a friend posted that there was no toilet paper anywhere in the town where I live. She listed the big box stores she had visited. I wasn't worried. My nearest supermark

psychcentral.com

 

 

직장에서 가장 성가신 3가지 유형의 동료들을 다루는 방법

 

How to handle the 3 most annoying types of coworkers

A new survey identified the top three pet peeves we have about our coworkers.

www.fastcompa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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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왕가의 두 번째 왕인 영국의 찰스 1세는 절대군주제에서 통할 왕권신수 사상을 주장하며 재위 기간 내내 의회와 정치적으로 반목하며 사사건건 대립했다. 그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의회를 해산시키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때만 의회를 여는 행태를 여러 번 보였다. 일례로 1640년에 4월에 스코틀랜드 전쟁 비용을 승인 받을 목적으로 11년 만에 처음 의회를 열었지만, 찰스 1세는 의회가 호락호락하게 나오지 않자 1개월만에 다시 해산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찰스 1세와 의회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영국은 급기야 1642년에 왕당파와 의회파의 싸움인 '영국 내전'의 혼란 속에 휩싸이고 말았다.

의회파가 수도 런던을 장악하자 인근의 옥스포드로 피신한 찰스 1세는 의회파와의 피할 수 없는 일전을 앞둔 상황에서 전투 지휘관들에게 군대의 전권을 위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항상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군사 전략을 입안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던 찰스 1세로서는 어쩌면 꽤나 자연스럽고 어쩌면 자기방어적인 발상이었다.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었고 평소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며 햇빛을 싫어할 정도로 은둔하기를 즐기는 등 이런저런 컴플렉스가 많았던 그는 자신이 앞장서 군대를 지휘해야 한다는 걸 매우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을까? 그런 부담을 떨치기 위해 권한위임이라는, 당시로서는 창의적(?)이고 파격적인 발상을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유야 어쨌든 지휘관들에게 군대의 전권을 위임한다는 것은 요즘의 시각에서 볼 때 상당히 진보적이고 그의 말처럼 창의적인 전략 실행을 가능케 하는 선진적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다. 권한이양 내지는 권한위임은 현대의 조직에서 무척 강조되는 리더의 덕목 중 하나로 여겨지니 말이다.

 

찰스 1세



하지만 찰스 1세가 단행한 권한위임은 커다란 맹점을 지니고 있었다. 국방TV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진행하는 이세환 기자의 말에 따르면, 주로 지방 귀족들로 구성된 왕당파 지휘관들의 전투 지휘 능력이 보잘것없었다고 한다. 막강한 영국 해군과 달리 당시의 육군은 국왕이 비상시에 동원 가능한 군대가 고작 몇 십 명 수준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상비군의 병력 규모도 얼마 되지 않았고 훈련 수준도 매우 낮아 오합지졸이라 불러도 과하지 않았다. 훈련은 한달에 한번 할까 말까였다. 여기저기에서 모인 민병대 수준의 군대는 통일된 지휘 체계에 정렬되지 못했고 사실 왜 싸워야 하는지 그 목표의식도 강하지 못했다. 지휘관들의 머리 속에는 의회파 군대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에 관한 전략 따위는 없었고 일단 붙어서 한번에 끝내면 된다는 막연한 낙관론이 지배했다(이것은 의회파 군대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무능하고 전투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지휘관들에게 권한위임을 하면, 게다가 사람 보는 눈이 없는 리더가 과감하게 권한위임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찰스 1세는 똑똑히 보여주었다. 찰스 1세는 부하들이 창의적인 발상으로 전략을 수립할 거라 기대했지만, 무능한 왕당파 지휘관들은 복지부동을 최선의 전략으로 선택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그들은 찰스 1세의 권한위임을 고맙게 받아들이기보다는 오히려 핑계를 대며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의회파 군대가 지근거리에서 지나가도 일부러 못 본 척 하기 일쑤였고, 어쩌다 실수로(?) 맞닥뜨렸을 때도 전열을 정비하고 전투를 벌이기보다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할 줄 몰라 뒤로 물러서기를 반복했다(경험과 능력 없던 의회파 군대도 역시 그랬다).

이렇게 왕당파든 의회파든 오합지졸들의 싸움으로 시작된 영국 내전은 금방 끝날 줄 알았으나 무려 7년이나 지속되며 90만명의 목숨을 빼앗았고, 찰스 1세가 의회파에 의해 참수형을 당한 1649년에 끝이 난다(공식적으로는 1651년에 종료).

권한위임과 권한이양은 기업 조직에서 바람직한 조치로 흔히 언급된다. 현장에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구성원의 동기와 자율성을 부여하며, 실질적 업무능력을 제고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리더십의 자연스러운 승계를 가능케 하는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권한위임의 효과가 빛을 발하려면 찰스 1세가 몸소(?) 증명했듯이, 지식 연마, 경험 축적, 철저한 규율 등을 통해 구성원의 기본적 역량이 어느 정도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권한위임의 기대효과 중 하나가 구성원의 역량 향상이긴 하지만, 그것은 기본역량이 충족된 상태에서 그보다 더 '고급진' 수준으로 향상시키고자 할 때만 발휘되는 효과다. 초보적 지식과 경험만 있는 자에게 권한위임을 한다고 해서 전문가적 역량을 기대할 수 없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또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역량을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하는 의지가 높아야 한다는 것도 권한위임의 또 한 가지 전제조건이다. 왕당파 군대의 지휘관들은 '왕이 위험하니 도와주자'라는 목적만 있을 뿐,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목표의식은 거의 없이 내전에 그저 '던져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조직문화를 혁신한다는 차원에서 권한위임(혹은 권한이양)을 추구한다면, 먼저 구성원들을 철저하고 치밀하게 교육시키고 훈련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1~2년에 끝날 일은 절대 아니다. 100퍼센트까지는 아니지만 하위 역할의 구성원이 상위 역할을 거의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훈련된 상태, 부재 시에 대신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완성된 상태까지 이르도록 훈련시키려면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또한, 지속적으로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직급과 상관없이 뛰어난 역량을 보이는 구성원들을 발굴해 가야 한다. 이런 노력이 전제되지 않은 권한위임은 오히려 조직문화의 와해와 조직의 붕괴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경계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임원(executive)'을 'CEO로부터 의사결정권과 조직관리를 이양 받은 자'로 정의한다. 임원은 CEO를 대신하고 CEO를 대변하는 사람, 즉 ‘작은 CEO’라고 말할 수 있다. 우스운 비유일지 모르지만 "신이 자신의 손길이 다 미치지 못하는 곳에 어머니를 보냈다"는 말이 있듯이 CEO가 자신의 손길이 다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임원을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성과가 좋다고 해서 보상 차원으로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것은 무척 조심해야 하는 일이다. 임원이 자신을 그저 '자기네 사업부(혹은 부문)를 대표하는 사람'으로만 여겨서도 안 된다. 임원은 유사시 CEO를 대신할 '작은 CEO'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이어야 하고, 무엇보다 담당 조직의 이익보다 회사 전체의 사업 기준에서 행동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임원 한 명을 내외부적으로 뽑을 때 CEO는 쉽사리 결정해서는 안 된다. 찰스 1세의 패착은 여기저기에서 의용군 수준으로 모인 지휘관들에게 그 막중한 권한을 '마구' 하사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만 안 나서면 돼"라는 자기방어적 심리가 팽배해지고 말았다.

흔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은 그 자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자에게나 해당된다. 윗사람을 대신할 만한 충분한 능력을 지닌 자, 그리고 더 높은 수준으로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더 큰 권한을 슬기롭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찰스 1세는 사람 보는 눈을 키우든지, 아니면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의회파에 대적할 만한 자기 세력을 철저히 육성하든지 했어야 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가?

 


*참고 사이트
국방TV 유튜브 <토크멘터리 전쟁사> 150부 영국내전 II
https://youtu.be/MEvm9Wef1Jk

 

네이버 지식백과 '영국 내전'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74930&cid=59016&categoryId=59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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