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8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11. 9. 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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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과 8월에 저는 7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2개월 간 겨우 7권을 읽었으니, 저조해도 하주 저조한 독서량이군요. 7월과 8월 사이에 거의 18일 정도 여행을 다녀온 터라 책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는 핑계를 대봅니다. 사실 여행 갈 때 책을 가져가긴 했지만, 낮에 한창 돌아다니다가 호텔에 오면 피곤이 엄습해서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휴가철에 읽으면 좋은 책'들이 여기저기에서 추천되지만(그리고 저도 추천한 바 있지만), 휴가 때는 책 읽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

9월부터는 독서에 좀더 매진할 것을 스스로 다짐하면서, 7권의 책에 대해 짧게 평을 달아봅니다. 얼마 안 되는 책이지만, 책을 고를 때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프랜시스 크릭 : 제임스 왓슨과 함께 DNA 구조를 밝혀낸 과학자, 프랜시스 크릭에 대한 평전입니다. 예전엔 왓슨을 수다쟁이로, 크릭을 과묵하고 진중한 사람으로 알았는데, 크릭도 꽤나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인물이었다는 걸 이 책에서 알았습니다. 과학적인 내용이 많이 나와서 일반인들은 약간 어려울 수도 있는데, 과학도나 과학애호가들에게는 DNA 구조 발견의 스토리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나는 궁금해 미치겠다 : 실험을 해보지 않고서는 믿지 않겠다는, 극단적(?) 실증주의자가 자신의 실험 경험을 유머롭게 서술한 글입니다. 착한 거짓말이든 나쁜 거짓말이든 하지 않기, 인터넷에서 여자인 척 하고 남자들과 이야기 나누기, 한달 동안 아내가 되어 살아보기 등 저자의 실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가 해보지도 않고 으레 그렇다고 믿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일단 재미있습니다. 읽어 보세요. 





상식의 배반 : 네트워크학의 '재주꾼', 던컨 와츠의 신작입니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과연 옳은지 뒤집어보고 의심하라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예측의 함정,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는 것의 불합리성, 특별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의 오류 등을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탄탄하게 서술해 갑니다. 특히 역사는 사실의 기록이라기보다 일종의 스토리텔링이라는 주장은 저에게는 신선했지요.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바로잉 : 창조적인 문제해결에 관한 책입니다.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무(無)에서 나오지 않고, 다른 곳에서 '빌려오는' 과정에서 태어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같은 분야에서 빌리는 것은 표절이지만, 다른 분야에서 빌려오는 것은 창의적이라고 칭찬 받는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울타리를 깨고 넘어가 폭넓게 사물을 바라보라고 충고합니다. 내용이 약간 중언부언한다는 느낌이 들지만, 저자의 개인적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있고, 창조적인 문제해결에 관한 저자의 신선한 관점을 알게 되어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추천합니다.





굿보스 베드보스 : 제프리 페퍼와 여러 권의 책을 같이 썼던 로버트 서튼 교수의 신작입니다. 전작인 '또라이 제로 법칙'의 후속작인데, 좋은 보스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서술한 책입니다. 일종의 리더십 책인데, 다른 책들과는 달리 서튼 특유의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이 매력이죠. 모든 관리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먹고, 쏘고, 튄다 : 처음엔 왜 제목이 이렇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내용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영어에서 아포스트로피, 쉼표, 하이픈 등 문장부호를 오용하는 실수 때문에 뜻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를 재미있게 소개합니다. 쉼표 하나를 잘못 찍어서 전쟁이 일어나고 유죄 판결을 받은 일들도 있다고 하니 문장부호를 잘못 쓸 일이 아니죠. 영어 문법에 관련한 책이라서 재미없다는 편견은 가지겠지만,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라는 카피에 걸맞게 읽는 재미가 큽니다. 하도 재미가 있어서 저는 4시간 만에 다 읽었답니다. 추천합니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원칙 : 제목처럼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삶의 수단과 목적이 경쟁이나 투쟁에 있지 않고, 협력과 공감에 있음을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담담하게 서술한 책입니다. 이 책은 경쟁의 관점에서 생물의 진화를 바라보는 사회생물학을 강하게 비판합니다. 인간은 경쟁을 지향하는 동물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계를 지향한다는 주장, 그리고 인간이 공격적인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을 온전하게 보호하고 고통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주장이 신선합니다. 그리 길지 않은 책이니, 생물학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어렵지는 않습니다. 꼭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이번 가을에도 좋은 책과 만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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