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받는 보상과 직무만족도의 관계는 어떨까요? 돈을 많이 받을수록 업무가 즐겁고 회사생활에서 행복을 느낄까요? 돈이 우리로 하여금 업무에 몰입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요? 돈을 많이 줄수록 보상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까요? 이 질문과 관련하여 수십년 동안 수많은 경영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이 나름의 연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플로리다 대학의 티모시 저지(Timothy A. Judge)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120년 동안(1887년부터 2007년까지) 이루어진 82개의 연구를 기초로 메타 분석을 실시하여 "돈이 직무만족을 이끌어내는가?", "보상 수준과 보상에 대한 만족도는 과연 일치하는가?"에 관한 오래된 질문에 답하기로 했습니다.
다소 복잡한 분석을 통해 나온 결과는 이랬습니다. 먼저, 보상(연봉)과 직무만족도 사이의 상관계수는 겨우 0.14 밖에 안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보상과 보상만족도의 관계도 미약했죠(상관계수 0.22). 이는 회사에서 느끼는 만족도(직무만족, 보상만족)가 보상과 크게 관련이 있다고 믿는, 그래서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려면 돈을 더 주면 된다는 기존의 상식과 통념을 깨뜨리는 결과였습니다.
이런 결과가 미국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영국, 인도, 호주, 대만의 데이터를 따로 떼어 분석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보상 수준과 직무만족도 간, 그리고 보상 수준과 보상만족도 간에 서로 관련이 거의 없다는 것은 문화적 차이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현상이었던 것입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저지의 논문에서 발췌한 것으로서, 보상 수준과 직무만족도 사이에 별다른 상관이 없음을 보여줍니다.
출처: 아래 명기한 논문
이 블로그를 통해 그동안 숱하게 언급한 바와 같이, 돈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올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너무나 근시안적이며 행정편의적 발상입니다(물론 최소한 업계의 보상 수준에는 맞춰 줘야 합니다). 일정 수준의 연봉 인상은 단기적으로 직원들의 만족도를 올릴 수도 있으나, 직원들의 업무 몰입에 필수적인 요소(권한과 재량, 자기통제감, 도전 의욕, 일의 의미 등)가 동반되지 못하면 돈을 올려주기 이전 상태로 만족도가 금세 회귀해 버립니다.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저하된 상태에서 주어지는 돈과 같은 외재적 동기(extinsic motivation) 수단은 그 수명이 몇 개월에 불과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돈이 내재적 동기를 갉아 먹는다는 것이죠. 아무리 재미있게 수행하던 일도 돈이 결부되기 시작하면 그전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현상은 이미 여러분이 현장에서 느끼는 바일 겁니다.
직원들이 회사일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해서 '돈을 좀 올려줄까?'라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더 큰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려는 것과 같습니다. 혹시 여러분의 조직이 그러한지요?
(*참고논문)
Judge, T. A., Piccolo, R. F., Podsakoff, N. P., Shaw, J. C., & Rich, B. L. (2010). The relationship between pay and job satisfaction: A meta-analysis of the literature. Journal of Vocational Behavior, 77(2), 15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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