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많은 지원자들이 면접 과정에서 크고 작은 거짓말을 합니다. 본인이 수행한 적 없는 프로젝트를 자기가 한 것처럼 이야기하거나 그 프로젝트에서 역할이 미미했음에도 마치 프로젝트를 본인이 주도한 것처럼 과장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이 정도는 사실 애교에 속하죠. 잠깐 '알바'한 것에 불과한데 마치 정식으로 고용된 것처럼 경력을 기술하거나, 실패로 끝난 일도 굉장한 성과였다고 설명하는 지원자도 가끔 발견됩니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보통 경험이 많은 면접관이 이제 막 면접관의 자리에 오른 초보자들에 비해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잘 가려낼 것이라고 믿고 그들을 면접에 투입합니다. 하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될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마르크-앙드레 라인하르트(Marc-André Reinhard)와 그의 동료들은 14명의 지원자들에게 본인이 진짜로 수행했던 일을 이야기하도록 하고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그런 다음, 자신들이 한 적 없던 일에 대해 말하도록 하고 역시 동영상으로 찍었죠. 라인하르트는 이 동영상을 인터뷰에 오랜 경험을 가진 46명의 면접관들에게 보여주고서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를 가려내도록 요청했습니다. 또한 인터뷰를 적어도 한 번 이상 해본 92명의 면접관과, 면접관 경력이 있을래야 있을 수 없는 214명의 대학생들에게도 동일한 방식으로 테스트하게 했습니다.


베테랑 면접관들의 실력은 어느 정도였을까요? 이 실험에 참가한 모든 '면접관'들의 정확도는 52퍼센트에 불과했는데, 중요한 사실은 베테랑 면접관들이라고 해서 초보 면접관들에게 비해 실력이 낫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것이죠. 업무 경력이 오래 돼도, 휘하에 부하직원을 많이 데리고 있어도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가려내는 능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동전을 던져 결정하는 것보다 나을 게 없었죠.


베테랑 면접관들에게 거짓말하는 지원자를 가려내는 능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 실험의 결론은 기업에게 꼭 필요한 직원을 채용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면접관들의 '거짓말 탐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실험에 참가한 면접관들 중에는 지원자들의 말보다는 행동(손의 움직임, 자세의 변화 등)을 보면 거짓말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그들의 거짓말 탐지 능력이 조금 나았습니다. 이는 거짓말의 '바디 랭귀지'를 읽을 수 있도록 면접관들을 훈련시키면 도움이 된다는 시사점을 줍니다.


물론 라인하르트의 실험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실험 조건 상, 직접 대면하지 않고 동영상을 통해서만 일방향으로 지원자들을 접했다는 것이죠. 만약 경험 많은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을 대면하여 이것저것 물어보고 답변을 들었다면, 그들의 정확도가 이 실험의 결과보다는 높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한계가 분명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험 많은 면접관들의 거짓말 탐지 능력이 별로 좋지 않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면접 상황과 비슷한 조건에서 실험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따라서 이 실험의 시사점은 베테랑 면접관들이라고 해서 지원자들의 거짓말을 잘 잡아낼 것이라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만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거짓말의 바디 랭귀지를 읽는 법을 훈련시켜야 한다는 것도 시사점에 포함할 수 있겠죠.


혹시 여러분의 회사에서는 채용해 놓고 보니 지원자의 경력이 거짓으로 드러난 경우는 없었습니까? 왜 그런 지원자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참고논문과 사이트)

Reinhard, M., Scharmach, M., and Müller, P. (2013). It's not what you are, it's what you know: experience, beliefs, and the detection of deception in employment interviews Journal of Applied Social Psychology, 43 (3)


http://www.bps-research-digest.blogspot.co.uk/2013/05/experienced-job-interviewers-are-n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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