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동안 이 블로그를 통해서 평가를 버리고 차등보상 역시 버리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차례 이야기했기에 다시 반복하지 않겠지만, 이렇게 평가와 차등보상을 없애면 ‘일 잘 하는 직원에게는 어떻게 보상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어김없이 나옵니다. 어떤 사람은 ‘일 잘 하든 못 하든 똑같은 보상을 주자는 것은 공산주의적인 마인드 아니냐?’라고 심하게 말하기도 하더군요(그런 분들께 공산주의의 의미를 제대로 아냐고 반문하고 싶지만…)


평가와 차등보상을 없앤다고 해서 우수한 직원들에게 남들과 똑같은 보상을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서열을 매겨서 평가등급을 강제 배분하는 현재의 방식은 오히려 우수직원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을 찾으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새로운 방식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평가를 하지 않아도(즉, 평가지표를 들이대지 않아도) 누가 일 잘 하는지 못 하는지 그냥 지켜보면 안다고 생각합니다. 지내다 보면 ‘아, 저 사람은 참 일 잘하는구나’, ‘내 일을 많이 도와주는구나’라고 알지 않습니까? 꼭 평가를 해야 할까요?


이렇게 평가를 하지 않고도 일 잘 하는 사람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식을 도입한, 흥미로운 사례가 있습니다. 뉴스 코프(News Corp)의 자회사인 IGN엔터테인먼트는 상사가 직원의 성과급을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자기 동료의 성과급을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해서 직원들의 만족을 얻고 있습니다.


이 방식의 이름은 ‘바이럴 페이(Viral Pay)’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성과급 결정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직원들 전체에게 동일한 개수의 토큰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어떤 직원이 동료의 일을 도와줬다라든지, 판매촉진 활동에서 남들보다 열성적으로 임했다든지 할 때 그 동료에게 주고 싶은 만큼 토큰을 줍니다. 자신이 보기에 일을 잘한다고 생각되는 동료, 고마움을 느끼는 동료, 아니면 생활고에 시달려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동료에게 자신의 판단 하에 토큰을 선사하면 됩니다.



출처: homegrownalabama.ua.edu



바이럴 페이는 오로지 3개의 룰 밖에 없습니다. 첫째 토큰을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없고, 둘째 반드시 모든 토큰을 다른 사람에게 주어야 하며, 셋째 CEO에게 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룰 외에는 모두 직원 개개인이 알아서 결정하도록 했죠. 마음에 들면 한 동료에게 자신이 가진 토큰을 모두 몰아 줄 수 있죠(하지만 IGN에서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다고 함). 각 직원들은 자기가 동료들로부터 몇 개의 토큰을 받았는지만 알 수 있고 누가 자기에게 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회사는 1년에 두 번(1월, 7월) 토큰 개수를 카운트하여 그에 따라 성과급을 나눠주죠. ‘직원 각자가 받은 평균 토큰 개수’와 상위에 랭크된 직원들이 토큰 몇 개를 받았는지 공개하면서 말입니다(이름은 밝히지 않음)


이 방식은 ‘누가 일을 잘 하는가?’에 대한 직원들의 판단을 신뢰하기 때문에 가능한 보상 방법이고, 상사들이 감지하지 못하는 ‘실제적인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게다가 이 방식은 우수인재에 대해 높은 보상을 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IGN에서 바이럴 페이를 도입한 이유는 하이퍼포머에 대해 그 능력과 업적을 성과급으로 인정해 주자는 직원들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상사보다는 옆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하이퍼포머가 누군지 더 잘 안다는 요구도 있었다네요. 


IGN에 따르면 바이럴 페이는 저성과자들을 독려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몇 개의 토큰을 받았는지가 공개되기 때문에 다음 번에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는다고 말이죠(IGN에 따르면). 그렇지만 제 생각에는 저성과자에 대한 독려 효과보다 하이퍼포머에 대한 인정 효과가 더 의미 있어 보입니다. 또, 상사의 눈에 잘 띠지 않는(대개 묵묵히 일하는 내향적인) 직원이 성과를 제대로 인정하는 ‘발굴 효과’도 바이럴 페이의 장점일 겁니다.


바이럴 페이가 인기투표로 흐르지 않을까 염려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직원들이 동료들의 성과급을 어린 아이들처럼 장난스럽게 결정할까요? 설령, 다른 사람이 보기에 일을 못하는 직원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직원에게 토큰을 몰아준다 해도 그런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결정을 한 사람은 그 직원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는다는 뜻이니까요. 의심이 든다면, 바이럴 페이를 특정 부서에 실험적으로 도입하여 어떤 양상이 벌어지는지 관찰한 다음에 전면 실시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죠(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법이니까요).


바이럴 페이는 기본적으로 직원들을 신뢰한다는 전제가 있어야만 도입이 가능한 제도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에 바이럴 페이를 도입한다면 어떨까요?



(*참고기사)

http://www.fastcompany.com/1801532/ign-employees-use-viral-pay-system-determine-each-others-bonuses


http://customerthink.com/new_meaning_to_the_phrase_a_token_bonus_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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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Favicon of https://habaro.tistory.com BlogIcon 하바로 2014.03.18 09:13 신고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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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blog.daum.net/justeco BlogIcon JUSTECO 2014.03.18 09:18

    성과 측정이 힘든 사무직들에게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군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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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김종성 2014.03.18 14:47

    유대표 언제나 좋은 글 생각할 글을 많이 남겨주네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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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logIcon 이태준 2014.03.20 16:57

    정말 좋은정보 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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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야옹이 2014.03.22 14:24

    더 지니어스처럼 서로 연합하여 짜고 주고 받는 식으로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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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4.04.02 17:0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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