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이케아 매장은 어떻게 생겼을까?   

2015. 7. 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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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가 올린 글(이케아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은 이 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글 중 하나입니다. 경기도 광명시에 처음으로 생긴 이케아 매장을 방문하여 느낀 소감을 경영의 관점에서 풀어 썼는데, 당시에 이케아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인지 덩달아 제 글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업무로 독일에 출장을 오니 독일의 이케아 매장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독일에 있는 동안 출판사로부터 의뢰 받은 책 번역을 완료해야 하는데, 숙소의 책상이 빈약해서 한달 정도 쓰고 버릴 만한(남에게 그냥 줘도 될 만한) 저렴한 책상을 하나 사야 했습니다. 겸사겸사 차를 몰아 이케아에 도착하니 파란색 바탕에 노랗게 쓰인 선명한 로고가 나를 반깁니다. 독일의 여느 쇼핑몰이 그러하듯 이곳도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손님이 적은데 과연 장사가 될까 싶었죠. 아마 평일 낮이라 그랬을 겁니다.




이곳에도 소품을 담을 때 쓰라는 노란 가방이 보입니다. 광명점에서는 가방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던데, 이곳에서는 가지런히 개어져 있더군요. 별로 사용할 일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대부분 카트를 이용).




코너의 컨셉트에 맞게 가구들이 진열돼 있습니다. 특별한 점은 없군요.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들과 의자들. 




광명점에는 주방시설과 주방 가전제품(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이 다양하지 않은데, 여기엔 꽤나 제품이 각양각색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되었던 연필이 보입니다. 손님들이 주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 때문에 연필을 이용할 일은 별로 없죠. 스마트폰을 위한 안내문과 함께 있는 연필 더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대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필은 언제까지 이케아의 상징처럼 존속할까요?




강아지 얼굴 모양의 '강아지용 도시락'. 생김새가 재미있어 찍었습니다. 광명점에도 있을까 모르겠네요.




매장 동선의 중간쯤에 식당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메뉴가 다르기 때문에 광명점과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그다지 비싸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식사를 하고 온 터라 '당을 보충하기' 위해 애플 크런치 파이와 커피를 골랐습니다.




소프트 드링크 디스펜서




한산해서 줄을 설 필요가 없습니다. 광명점에서 길게 줄을 섰던 경험이 몇 번 있던 터라 이 광경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는 식당 테이블들.




물건을 계산하고 나가는 곳에 이렇게 먹을 거리를 파는군요.



이케아는 세계 곳곳에 여러 매장을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기 때문인지 독일의 이케아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점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광명점에서 판매하는 것들 대부분을 이곳에서 발견하면서 이케아의 핵심역량은 '매장 운영의 표준화'에 있고, 매장 운영을 표준화할 수 있는 힘은 '물류'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 언론이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경계하는면서 이케아의 제품 품질과 가격 문제 등을 기사 거리로 올리곤 했는데, 이케아 성공의 근원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시스템적 운영'에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입니다.


독일의 이케아를 방문하고 나니 이케아의 본국인 스웨덴의 매장은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그곳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요.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제품, 동일한 동선, 동일한 경험을 고객에게 선사하는 이케아이니 말입니다. 가구라는 카테고리, 특히 이케아가 타겟으로 삼는 저가 가구는 더 이상 '현지화'할 대상이 아닌 모양입니다. 이것이 이번 방문으로 얻은, 새삼스러울 것 없는 깨달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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