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포스팅에서 게으른 리더의 첫 번째 유형인 '몸이 게으른 리더', 즉 자리에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리더로서 일을 하지 않으려는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오늘은 게으른 리더의 두 번째 유형 '생각이 게으른 리더'가 어떤 리더를 말하는지, 그런 리더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살펴보자.


[생각이 게으른 리더]


생각이 게으르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조직 내외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 원인을 짐작조차 하지 못할 때가 많다. 또한 개인이나 일개 부서가 딱히 원인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나 이해관계자들의 공동책임인 경우도 많다. 게다가 그런 잘못은 무언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저질렀다기보다 각자가 자기 입장에서 '잘하려고' 했던 결과인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이럴 때 리더는 문제 발생의 메커니즘을 먼저 밝혀내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구조적인 메커니즘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생각이 게으른 리더는 문제 발생의 책임자를 찾는 데 주력한다. 책임자를 찾아내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여긴다. "이 문제는 바로 너 때문이야!" 언급했듯이, 조직 내외부의 시스템이 복잡하게 얽힌 구조 속에서 발생한 문제는 누가 원인인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인지 쏙 발라내기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그저 "이 업무는 네가 맡았으니 문제 발생도 너 때문이야"라고 희생양을 지목한다. 시스템의 메커니즘에 집중하기보다 사람이 원인이라고 말하며 아주 '간단명료하게' 문제를 해결하며 손을 턴다. 상황보다는 개인의 성격이나 역량 때문이라고 간주한다. 


이렇게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을 밝혀내어 벌을 주거나 교육을 시키고 때론 다른 사람으로 교체를 하면 다시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 다시 한번 아주 명료한 비전을 제시한다. 그러나 구조적인 메커니즘의 개선이나 혁신이 없으면 비슷한 문제는 계속 발생한다. 생각이 게으른 리더는 말 그대로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예전에 적용했던 문제 해결 방식인 희생양 찾기만을 반복한다. 이런 리더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절대 자기 업무에 몰입하지 못한다. 언제 문제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 당할지 모르니 문제가 벌어져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덮기에 급급하다.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못하고 조직의 경쟁력은 급격히 노화된다. 생각이 게으른 리더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생각이 게으른 리더들은 무엇이든 쉽고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려는 경우가 많아? 그러면 연봉을 높여주면 되지. 돈 많이 준다는데 그만두겠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 그러면 평가를 강화하고 보상의 차등폭을 넓혀서 긴장감을 강화시키면 되지.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 "저 회사가 이런 정책을 실시해서 재미를 봤대. 우리도 하자", "내가 유명한 사람이 쓴 책을 봤거든. 이렇게 저렇게 하면 좋을 거래. 당장 해보자"라는 식이다. 그리고  고민하는 직원들에게 자애로운 미소를 띠며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이러면 간단하잖아"라고 충고한다. 절대 고민하는 법이 없다. 해맑다. '머리'가 백지처럼 맑다. 그렇기에 문제는 해결되기는커녕 더 심화된다.




경영 혹은 관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문제의 답은 이거야"라는 간단한 해결책이 있을 수가 없다. 어제 잘 먹혔던 해결책이 오늘은 안 먹힐 수 있다. 저 회사가 잘 써먹은 해결책이 우리 회사에서는 전혀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유명한 저자가 쓴 책 속의 지혜, 신문이나 경영잡지에 게재된 최신 경영 트렌드는 우리 몸에 맞지 않는 경우가 오히려 많다. 경영의 문제는 늘 새로운 원인에 의해서, 복잡한 시스템의 구조로 발생하기 때문에 간단한 해결책이 있을 수가 없다. 생각이 게으른 "1 더하기 1은 2야. 왜 그리 복잡하게 생각해"라고 말하는데, 리더 손에 떨어진 문제는 그리 간단명료한 산수 문제가 아니다. 50~60%만 들어 맞는 답도 감지덕지인, 아인슈타인도 울고 갈 난제 중의 난제다. 


생각이 게으른 리더가 되고 싶지 않다고? 그렇다면 생각을 하라. 수많은 경영서들, 선진사례들, 이렇게 저렇게 전해지는 경영의 '산수'들은 저멀리 던져 버려라. 리더는 빠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민하는 사람이다. 전지적 시점에서 해결책을 '하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끌어안은 직원을 '돕고 지원하며 같이 고민하는' 사람이다. 직원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본인에게 문제가 있지 않은지 스스로를 먼저 살피는 사람이다. 고민하기가 어렵다면 적어도 고민하는 척이라도 하라. 해결책을 딱히 주지 않더라도 직원들을 돕고 지원하면, 직원들이 조직에 대해 갖는 믿음, 즉 '조직이 날 도와주는구나'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조직 충성도도 높아져서 회사를 그만두려는 의도가 낮아진다는 연구가 있으니 말이다.  


나 역시 말은 간단히 하지만, 준수하기는 쉽지 않다. 뭐, 리더가 쉬운 자리는 아니지 않는가? 리더 노릇이 쉽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게으른 것이다.



*참고문헌

Don’t Let Lazy Managers Drive Away Your Top Performers, Mark C. Bolino, Anthony C. Klotz, NOVEMBER 21, 2018, HBR

https://hbr.org/2018/11/dont-let-lazy-managers-drive-away-your-top-performers


Eisenberger, R., Stinglhamber, F., Vandenberghe, C., Sucharski, I. L., & Rhoades, L. (2002). Perceived supervisor support: Contributions to 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 and employee retention.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87(3), 565-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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