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마케팅은 다음 책을 쓰는 것이다”


이 문구는 나의 폐부를 깊숙이 찔렀다. 2015년에 책을 낸 이후로 4년 동안 내 책을 쓰지 못한 채 이런저런 핑계를 대던 나를 이처럼 아프게 비판하는 문구는 없다. 내가 책을 쓸 동기를 가지지 못한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그 책(<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이 나의 기대와 달리 판매가 아주 부진했기 때문이다. 나름 홍보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 책이 출간된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제목 탓이었을까? 나 또한 누군가에게 책 제목을 매번 틀리게 말할 정도로 입에 착 달라붙지 않았으니까. 출판사의 마케팅이 소홀했기 때문일까? 전작만큼 출판사에서 밀어주지 않는 느낌이라 서운하기도 했으니까. 아니면, 독자들이 ‘착각’과 ‘경영 심리’라는 키워드에 식상해졌기 때문일까? 때마침 심리학 관련 책들이 붐을 이루며 서점 매대를 점령했으니까.

 


그러나 이 책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가 뼈아프게 지적하듯이, 모든 건 나의 책임이다. 제목도, 출판사도, 독자들도 아닌, 바로 크리에이터인 나의 잘못이다. 솔직히 전작 <착각하는 CEO>가 경영서 치고 꽤 많이 팔리고 이를 통해 나의 이름이 조금 알려졌다고 해서 방심한 것이 사실이었다. 연속하여 책을 내면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많은 판매가 될 줄 기대했다. 전작의 문체와 구성을 그대로 따르며 책을 쓰는 편안한 방법을 택했고, 블로그나 페이스북 정도로 홍보를 하면 전작을 읽었던 독자들이 다시 구매할 줄 알았다. 독자들에게 왜 다른 책을 읽을 시간에 이 책을 선택해야 하는지, 이 책이 무슨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지 등을 알리는 데 소홀했다. ‘그런 일은 출판사가 하는 거 아니야? 나는 그동안 책을 쓰느라 힘을 소진했으니 그 정도는 출판사가 해줘야 하는 건 아닌가?’란 안일함에 빠져 있었다.

그때 나는 이랬어야 했다. 전작이 CEO 혹은 리더가 범하기 쉬운 착각과 그 위험에 대해 다뤘으니, 후작에서는 그 대안을 좀더 심도있게 제시함으로써 ‘착각한다는 건 잘 알겠는데,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는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구성으로 책을 썼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나에게는 핑계거리가 있었다. ‘대안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지, 내가 해결책까지 일일이 줄 수는 없잖아. 고작 1~2만원 짜리 책에서 답을 구하려는 건 너무 욕심이 큰 거 아니야? 착각한다는 것 자체를 아는 게 중요해. 대안은 좀 천천히 고민해 봐.’라고 말이다. 돌이켜 보니 아주 건방진 생각이었고, 나 또한 심한 착각에 빠져 있었다. 2년 내에 후작을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비록 시간이 더 걸릴지라도 독자들이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 책을 읽을 만한 ‘새로운 컨텐츠’를 창조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또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틈틈이 독자들과 소통했어야 했고 책이 나온 다음에는 ‘목표 대상’을 분명하게 타케팅하여 그들에게 나의 책이 입에 오르내리도록 면밀하게 작업했어야 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뉴스 재킹’ 방법, 이메일 목록 활용, 약간은 노이즈 마케팅적인 이벤트 등을 출판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고 실천을 했어야 했다. 물론 (저자가 강조하듯이) 이렇게 마케팅했다고 해서 처음부터 철두철미하게 기획되지 않았고 그리 참신하지 않았던 책의 내용으로는 앞으로 10년, 20년 이상 계속해서 읽히는 영원불멸의 작품이 될 수는 없었겠지만, 적어도 경영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내 책이 뇌리에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책은 내가 왜 실패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새 책을 출간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친절하지만 신랄하게 알려준다. 저자 본인이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이고, 베스트셀러 작가를 배출한 편집자이기에 그의 문장 하나 하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작가만을 위한 가이드는 아니다. 화가, 음악가, 스타트업 기업가, 디자이너 등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창조하고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으려는 모든 크리에이터들, 자신의 창조물이 그저 몇 개월 반짝하다 사라질 존재가 아니라, 적어도 10년 이상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는 일상적 작품이 되길 희망하는 야심찬 크리에이터들에게 소중한 조언을 전하고 있다. 

요즘 나는 ‘드디어’ 새 책을 쓰고 있다. 계획된 분량의 반 정도를 썼는데, 이 책이 출간되면 옆에 두고 늘 참고하며 글을 쓸 요량이다. 지금껏 8권의 책을 썼고 14권을 번역한 내가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왜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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