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꽤 괜찮아 보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과연 좋을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는 상황을 떠올려 보세요. 만약 여러분이 다음 2개의 요청 중 어떤 것을 상대방에게 던져야 도움이 되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1) (아이디어를 설명한 후) "이 아이디어에 피드백할 것이 있으면 가감없이 말씀해 주세요."
(2) (아이디어를 설명한 후) "이 아이디어에 조언할 것이 있으면 가감없이 말씀해 주세요."
이 두 문장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은 '피드백'과 '조언' 뿐입니다. 언뜻 보면, 두 문장이 동일한 뜻을 지니는 것 같지만 상대방으로부터 도움이 되는 말을 가능성의 차이는 꽤 큽니다.
답을 알려 드리자면, (2)번처럼 요청하거나 질문해야 여러분은 좀더 유용한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보통 우리는 '피드백'이란 말을 들으면 '평가'를 바로 연상합니다. '별 5개 만점에 4개' 식으로 혹은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 식으로 평가해 알려주는 것을 피드백이라고 여기죠.
이처럼 피드백이란 단어 자체가 상대방을 '비평가'로 만들어 버립니다. "아이디어의 단점 부분을 지적 받으면 보완할 수 있으니 좋은 것 아니냐?"라고 말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부정적인 평가가 여러분의 의지를 꺾을 겁니다. 그러니 제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해도 초장에 흐지부지되기 일쑤겠죠. '에이, 그냥 관두자!'라면서.
반면에, "조언을 해달라"는 말을 들으면 상대방은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만 보완하면 이렇게 저렇게 좋아질 것이다'라는 식으로 미래 지향적인 의견을 펼칠 가능성이 큽니다. '조언'이라는 말은 누군가를 평가하려고 하기보다 '내가 이 사람을 위해 뭔가 도움을 줘야겠군'이라는 마인드를 형성시키는 마법의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왜 그럴까요? '조언을 구합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상대방은 속으로 '이 사람은 나의 기술, 경험, 판단을 귀하게 여기는군. 나는 참 가치있는 사람이군'이라는 뿌듯함과 기쁨을 느낍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의미로) 우쭐해지면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까려고 하기보다 진정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 아이디어의 '파트너'가 돼 주고 싶은 마음이 들겠죠. 안 그렇겠습니까?
제가 아무 근거 없이 이런 주장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연구진이 검증해낸 결과이거든요. 연구진은 '피드백해 달라'는 말 대신에 '조언을 해달라'는 말을 하면, 아이디어 개선 부분을 33% 이상 더 많이 얻는다는 결과를 증명했습니다.
오늘은 '피드백해 달라'라는 말을 금칙어로 설정해 보세요. 그 대신, '조언해 달라'고 요청하세요. 그러면 기분이 좋아진 상대방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더 많이 해줄 겁니다. 어렵지 않죠? 이것이 바로 생활의 지혜!
*참고논문
Blunden, H., Yoon, J., Kristal, A., & Whillans, A. V. (2019). Soliciting advice rather than feedback yields more developmental, critical, and actionable input. Unpublished resu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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