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 프로펠러가 있는 이유는?   

2010. 3.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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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제트 비행기만 타본 남자가 프로펠러가 달린 경비행기가 신기한지 친구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이 비행기에는 왜 프로펠러가 달려 있지?”

이 질문에 친구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조종사의 땀을 식혀주기 위해서야.”

“뭐라구? 말도 안 돼!” 남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친구는 정색을 하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정말이야. 전에 프로펠러가 고장 난 비행기를 봤는데, 조종사가 엄청 진땀을 흘리던 걸.”

이 비행기엔 프로펠러가 왜 있을까요?


이 유머는 시간적으로 앞선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음(앞선 사건이 항상 뒤에 오는 사건의 원인은 아님)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입니다. 친구의 논리는 “프로펠러가 비행기에 달리면 그런 비행기를 탄 조종사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라는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프로펠러가 비행기에 설치된 사건은 조종사가 땀을 흘리지 않는 사건보다 시간적으로 앞서기 때문에 두 사건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는 주장을 펴는 거죠. 하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친구의 논리는 엉터리입니다.

이처럼 시간적으로 먼저 일어난 사건을 원인으로 잘못 인식하는 사례는 현실 세계에서 아주 많습니다. 하나만 예로 들어보죠. 알다시피 유방확대수술은 실리콘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행해져 왔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받은 여성들은 수술 후 실리콘의 누출로 인해 류머티스 관절염, 만성피로, 유방암 등의 질병이 발생했다면서 실리콘을 생산하는 회사인 다우 코닝에 집단소송을 걸었습니다. 

몇 년 간의 법정공방 끝에 다우 코닝은 소송에 져서 피해 여성들에게 42억 5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보상해야 했고 그때 받은 타격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말았죠.

 유방확대수술을 받은 후에 여러 가지 병에 걸렸다는 여성들의 육성 증언을 들어보면 유방확대수술에 사용된 실리콘이 질병의 주범임이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언급된 질병들이 대개 심각하거니와 유방확대수술이 그런 질병의 발생보다 시간적으로 앞선 사건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후에 실시된 여러 연구에서 실리콘을 사용한 유방확대수술이 질병 발생의 원인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그 연구들은 어떤 방식으로 수행된 걸까요? 연구자들은 “어쩌다 유방확대수술을 받은 시기에 병에 걸렸을지 모른다”라는 가설을 세운 다음에 수술을 받은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발병 빈도를 따져보는 간단한 접근 방법을 취했습니다. 

만일 수술을 받은 여성들이 더 자주, 더 심각한 질병에 걸린다면 유방확대수술에 사용된 실리콘이 질병의 원흉임이 드러나도록 연구를 설계했던 겁니다. 수 차례 비교 분석한 결과, 두 그룹의 여성들은 발병 빈도에 차이가 없으므로 실리콘이 발병의 원인이 아님이 밝혀졌습니다.

여성들이 질병에 걸린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거액의 보상액을 감당해야 했던 다우 코닝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일입니다. 인과관계를 올바르게 아는 문제해결사가 소송 초기부터 개입했더라면 그처럼 엄청난 금액을 지출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말입니다.

원인이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먼저 와야 인과관계가 성립됩니다. 하지만 먼저 일어난 사건이라고 해서 무조건 원인이 되는 사건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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