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도축장으로 간단히 모는 방법   

2010. 6.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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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축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원래 아무 낌새를 느끼지 못하고 도축장으로 들어가던 소들이 갑자기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수십 마리의 소가 꼼짝도 하지 않으니 도축 작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축장 관리자는 소들을 달래 보기도 하고 전자봉으로 위협해 보았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백약이 무효였지요.

하는 수 없이 그는 소들을 효과적으로 도축하기 좋게 기존 도축장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겠다고 결정하기에 이릅니다. 당연히 이 방법은 건물 신축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꽤 드는 방법이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다른 해법을 선택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처한 문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되겠죠.

도축장 관리자의 문제 
      = 소들이 저항 없이 도축장 안으로 들어가는 상태 - 소들의 저항이 완강한 상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축장 관리자는 가축 전문가에게 문제해결을 의뢰했습니다. 그 전문가는 템플 그랜딘이란 여성으로서 콜로라도 주립대 동물학 교수였습니다. 그랜딘은 도축장 구조를 한번 스윽 살펴보더니 관리자에게 "창문을 몇 개 열어서 밝게 하라"는 매우 간단한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이런 해법을 전달 받은 관리자는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필시 '그렇게 간단한 해법으로 문제가 풀리겠어?'라고 의심했을 겁니다. 소들을 달래고 협박해도 안 돼서 도축장을 신축하려고 자금 마련에, 공사 일정 계획에, 지금껏 기울인 노력이 얼마인데 겨우 창문 몇 개를 열어 놓는 방법으로 해결되겠냐며 그랜딘을 비웃었을지도 모릅니다.

의심 많은 관리자를 앞에 두고 창문 몇 개를 열어 도축장 내부를 밝게 했더니 그렇게 하자마자 소들이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관리자는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었죠. 5분도 되지 않아 너무나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입니다.

그랜딘은 동물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는데, 그런 능력은 자신이 앓고 있는 자폐증이란 장애에서 온다고 그녀는 믿었습니다. 그랜딘은 소들이 밝은 장소에 있다가 갑자기 어두운 곳에 들어가면 동공이 빠르게 확대되지 않기 때문에 어둠을 두려워 한다는 점을 간파했지요. 그래서 소들을 안심시키려면 조명을 밝게 해야 함을 지적했던 겁니다.

우리는 보통 '큰 문제는 역시 큰 해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의 크기와 해법의 크기가 서로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지금껏 해결되지 않은 난제이거나, 파급효과가 큰 문제이거나 혹은 이해관계가 크게 얽힌 복잡한 문제들은 간단한 해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지레 생각합니다. 그래서 '도축장 신축'과 같은 원대한 해법만을 찾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랜딘의 사례는 이런 생각이 잘못된 고정관념임을 일깨웁니다. 큰 문제도 작고 간단한 해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선입견
     문제 ∝ 해법  (문제의 크기와 해법의 크기는 비례한다)

현명한 생각
    큰 문제도 작은 해법으로 풀릴 수 있다

지금 복잡하고 큰 문제에 직면했습니까? 복잡하고 큰 해법만으로 머리를 압도 당하진 않았습니까? 만일 그렇다면, '문제 ∝ 해법'이란 고정관념을 탈피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기 바랍니다. 골리앗 같은 거인을 쓰러뜨리는 방법은 급소를 가격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주 쉬운 해법은 아니지만, 무기를 갖추고 무술을 연마하는 일보다는 간단하고 현실적입니다.

'큰 문제도 작은 해법으로 풀린다'라고 인식함으로써 다윗의 현명함을 여러분의 것으로 만들기 바랍니다.


(*참고도서 : '생각의 함정', '동물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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