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의 덫에 걸렸습니까?   

2010. 12. 13. 09:00
반응형


록 그룹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마돈나가 콘서트 티켓을 100달러 팔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팔겠다.” 하지만 롤링스톤즈의 공연 티켓은 경매를 통해 수백에서 1000달러의 가격으로 팔렸습니다. 남을 따라하다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 단적인 사례입니다. 이것이 바로 벤치마킹의 덫입니다.

신규사업 진출 여부를 놓고 고민이 된다면, 아마도 벤치마킹을 해보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벤치마킹을 통해 신규사업이 긍정적이라고 나왔다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겠습니까? 반대로 부정적이라고 나왔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만일 벤치마킹 결과를 100% 수용해서 의사결정 한다면 그것은 주사위를 던져서 결정하는 것보다 못합니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타기업이 처했던 상황과 우리가 처할 상황은 분명히 서로 ‘독립적인’ 상황입니다. 그들이 실패했어도 우리는 성공할 수 있고, 그들이 성공했어도 우리가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결정할 때 벤치마킹 결과를 무조건 수용해서는 곤란합니다. 벤치마킹 결과를 가지고 우리 회사의 신규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자 한다면 여러분은 오류에 빠지고 말기 때문이죠.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벤치마킹을 해본 결과, 신규사업이 실패할 확률이 2/3이란 결과를 얻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신규사업이 성공할 확률은 자동적으로 1/3이 되겠죠. 우리 회사가 신규사업에 실패할 확률은 얼마일까요? 벤치마킹 결과를 적용한다면 2/3이 됩니다.

우리의 경쟁사인 A사와 B사, 각 사가 실패할 확률도 각각 2/3가 되겠죠. 이를 통해 3사 모두 실패할 확률을 구해보면 2/3을 세 번 곱해서 나온 8/27이 됩니다. 그렇다면 신규사업이 성공할 확률은 얼마일까요? 1에서 8/27을 뺀 19/27입니다. 이 값은 처음에 벤치마킹으로 얻은 1/3보다 훨씬 큰 값입니다.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들이 처했던 상황과 우리가 처할 상황은 서로 독립적인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벤치마킹 결과를 믿었다가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규사업을 애초에 포기해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통계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심프슨의 역설’이란 말이 있는데, 벤치마킹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를 말 그대로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다음은 A와 B, 두 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모 회사의 성과입니다. 전체 시장에서 B제품보다 A제품의 영업이익률이 좋은데요, 이걸 보고 A제품을 앞으로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의사결정을 내릴지도 모릅니다.

전체 시장에서의 성과

A제품 : 매출액 300억,  영업이익 130억, 이익률 43%
B제품 : 매출액 300억,  영업이익 110억, 이익률 37%

시장별로 더 자세하게 분석해 보니 다음과 같이 나왔습니다.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

A제품 : 매출액 200억,  영업이익 100억, 이익률 50%
B제품 : 매출액 100억,  영업이익   50억, 이익률 50%

유럽 시장에서의 성과

A제품 : 매출액 100억,  영업이익 30억, 이익률 30%
B제품 : 매출액 200억,  영업이익 60억, 이익률 30%

보다시피 A와 B제품은 결국 동일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A제품을 주력상품으로 주장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체 시장에서 B제품의 성과가 좋지 않은 이유는 이익률이 낮은 유럽시장에 A제품보다 더 많이 수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설이 벤치마킹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벤치마킹은 자세한 내막까지 조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요약된 정보 밖에 얻을 수 없습니다. 그걸 본받다가는 심프슨의 역설과 같은 오류에 빠져서 엉뚱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겠죠. 따라서 벤치마킹에 대한 맹신은 항상 금물입니다.

벤치마킹을 올바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배워야 합니다. 다른 회사가 실패했는지 성공했는지의 결과보다 그들이 어떠한 배경과 조건 하에서 일을 추진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혹시 여러분과 여러분의 조직은 지금 벤치마킹이란 덫에 걸려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렸거나, 아예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한 것은 아닙니까? 타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결과만 보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은 매우 위험합니다. 벤치마킹은 벤치마킹일 뿐 결코 의사결정의 방법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