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주간 유정식' 70호 경영수필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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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 이후 국민의 절반은 자신의 투표권에 효능감을 경험하며 새 정부에 나름의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다. 반면에 나머지 절반은 깊은 실의에 빠져 있으리라. 생각 같아서는 확 이민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것이다. 하다못해 훌쩍 해외여행이라도 떠나면 좋겠지만 아직 코로나 시국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터라 그마저도 녹록치 않다. 

일에 집중하다가도 ‘그것’만 떠올리면 한숨이 절로 나오고 잠을 설치기가 일쑤다. 길을 걷다가도 “저 무리의 절반은 나와 생각이 완전히 반대이겠구나.”란 생각에 공포스러웠다고 말하거나, 음식점 옆자리에서 보란 듯이 축하 건배를 나누는 사람들이 보기 싫어서 그곳을 바로 빠져나와야 했다고 고백하는 이들도 있다.

이 글이 나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글이라 조심스러운 마음이지만, 그리고 나 또한 그 절반의 일원이라서 반대 의견을 지닌 구독자분들의 오해를 살까 두렵긴 하지만, 일종의 자기치유의 방도랄까? 현재 집단우울증의 증상을 겪는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에게 앞으로 5년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를 이 자리를 빌어 이야기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사실 나라고 해서 방법을 알지 못한다. 오히려 내가 인생의 구루로부터 답을 절실히 구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찾아 봤다. 기억하겠지만, 2016년 말에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던 때에 절반이 넘는 많은 미국인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던 모양이다. 

구글에서 ‘How to survive in trump’란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상당히 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온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의 글도 있고 여러 정치 블로거들이 분노를 담아 휘갈려 쓴 듯한 글도 있다. 트럼프 정부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심했던지 아마존에 절망하거나 도피하지 말고 맞서 싸우라는 조언을 담은 <트럼프 세상에서 살아남기(Trump Survival Guide)>란 책이 올라와 있을 정도다.

 


나는 요 며칠 동안 그 글들을 꼼꼼히 읽으며 우리 상황에 맞는 ‘내가 뽑지 않은 대통령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머리 속으로 정리했다. 어떤 조언은 지나치게 정치적이라 의미가 적었고, 또 어떤 조언은 가열찬 반격을 주장하는 것이라서 몸을 추스를 힘도 없는 지금의 상태에선 무리가 있었다. “이민이나 가버려야겠다.”라든지 “시골에 내려가 농사나 져야겠다.”라는 생각도 나름의 방책이겠지만, 5년은 긴 시간이다. 좌절하거나 도피하기엔 아까운 시간이고, 그런다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절망 혹은 분노의 에너지를 ‘우리 개인의 생산적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 질문에 집중하기로 했고, 여기에 나만의 생각을 몇 가지 끄적거려 본다.

축적의 로드맵을 그려라
5년 후가 되면 자신에게 ‘작품’ 하나가 남을 수 있는 시간으로 사용할 것을 제일 먼저 조언한다. 밖으로 향한 시선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고 5년의 시간을 축적에 매진할 절호의 기회로 설정하면 어떨까? 그게 자기 인생 최초의 책이 됐든 아니면 기술이나 자격증이 됐든, 지금까지 막연히 생각만 했거나 기대를 했던 것을 성취해 낼 시간으로 사용하기에 5년은 아주 넉넉하다. 내가 ‘축적’이라는 말을 쓴 이유는 한번에 큰 걸음을 내딛으려 하기보다는 조금씩 해나가야 의지력을 유지하기에 좋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2026년 말까지의 달력을 쭉 펼쳐 놓고 본인이 축적해 내고자 하는 것을 어떤 단계로 성취해 갈 것인지 ‘큰 그림’을 그려보라.

예를 들어 책을 쓰고 싶다면 이렇게 로드맵을 정하면 어떨까? 5년 중 2년은 해당 주제에 대한 공부와 자료 찾기에 매진하고, 3년차엔 책 전체의 구성에 집중하며, 나머지 2년은 본격적으로 책을 쓰고 완성하는 시간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며칠 밤을 새워 일필휘지로 쓰기보다는 일주일 중에 특정 시간대를 정해서 “이 시간은 온전히 책을 쓰는 데 사용한다”고 다짐하기 바란다. 한번에 2~3페이지만 쓰기로 한다면 2년 후에는 웬만한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축적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오프라인의 시간을 늘려라
개인적으로 요 며칠 유튜브를 절독하고 뉴스를 끊었다. SNS에 글을 올리긴 하지만 뉴스피드를 보지 않고 내 ‘담벼락’만 본다. 그랬더니 일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여유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매일 1시간씩 음악을 집중해서 듣기 시작했고 그간 지지리도 읽히지 않았던 종이책의 글밥도 눈에 들어온다. 글 한 편을 한두 시간만에 뚝딱 써내는 기적같은 생산성을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온라인에 푹 빠져 살았는지, 그 시간이 얼마나 소모적이었고 비생산적이었는지 새삼 느끼는 중이다. 지금의 이 상황이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말 다했다 싶다.

지금은 온라인의 즉시적이고 단편적이며 심도 낮은 정보를 멀리하고 누군가가 오랜 시간을 축적해 낸 깊이 있는 지혜에 탐닉할 절호의 기회다. 예전에는 불가촉천만처럼 취급했던 진지하고 두꺼운 고전을 사서 읽어라. 어려울수록 좋다. 언제 어려운 글을 읽을 기회가 있겠는가? 수행하듯 읽고 또 읽어라.

책읽기가 버겁다면 오프라인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는 것도 좋으리라. 남는 시간에 술이나 마시고 잠이나 자는, ‘무취미’의 삶은 옆에서 보기에 안쓰럽기 그지없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취미여야 하고 행복감을 고양하는 취미여야 한다. 자기 성장에 도움이 되는 취미면 더할나위없이 좋을 것이다. 나는 5년 동안 목공을 취미로 해 볼 생각이다.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았지만, 마음을 추스리고 나면 시작해 보려 한다. 5년 후에 작은 스툴이나 테이블 하나 정도는 뚝딱 만들 수 있는 능력치에 도달하면 좋겠다 싶다. 

 


지지하는 단체를 후원하라
정치적 무관심의 기류를 사회 전체적으로 조성한다는 것, 이게 바로 절망과 체념이 무서운 까닭이다. 염증의 대상은 정치가들이지 정치 그 자체가 아니다. 또한 선거가 정치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헌신하는 단체나 정당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일이 진정한 의미의 정치 참여다. 긍정적인 의미로 정부의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며 저항하는 일이다. 밖에서 욕만 하지 않고 지지하는 정당의 당원이 되어 실질적 압력을 가하는 것 역시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다.

꼭 그런 단체에 직접 참여해 활동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동물권에 관심이 많으면 동물보호단체에, 경제민주화를 신념으로 삼는다면 그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단체에 자신이 최선을 다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게 ‘소리없는 기부’일 수도 있고, 찬성 의사를 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좀더 적극적이라면 평화적인 ‘온/오프라인’ 시위에 가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고독해지는 법을 배워라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외롭게 지내라는 소리는 아니니까. 어른이 됐다는 것은 스스로 경제적,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고독을 즐길 줄 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보통 사춘기를 지나며 부모와의 분리 불안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지만, 나이를 충분히 먹고서도 주변인들과의 정신적 분리에는 익숙하지 못한 이들이 생각 외로 많다. 늘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면 안 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안 되며,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누군가의 도움을 갈망하고, 스스로 결정하기보다 타인의 결정에 삶을 맡기는 이들. 고독할 줄 모르는 삶은 불행하다. 

고독이란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뜻이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에 잠시멈춤을 누르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자신의 삶을 ‘철학하며’ 5년을 보내자. 정치공학적인 난삽한 가십과 덜떨어진 유사 담론에 취하지 말고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온전히 자신을 사색하자. 사색(思索)은 ‘깊이 생각하며 무언가를 찾는다’는 뜻이다. 고독해야 사색할 수 있다. 나는 매주 토요일 오전을 이렇게 ‘멍 때리며’ 사색하는 시간으로 보내려 한다. 5년이니까 앞으로 500시간 가량을 사색하는 데 쓸 수 있겠다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큰 위안이 된다.

5년 후면 나는 50대 후반이 된다. 치열하게 인내하며 살련다. 이 아까운 시간을 절망하는 데, 그들 욕하는 데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쓴 글이니, 나와 반대를 찍으신 분들은 노여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자조(自助)의 몸부림이라고 여기는 아량을 베풀어주기 바란다.  (끝)

 

* 이 글은 '주간 유정식' 70호 경영수필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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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주간 유정식 54호가 다음과 같이 발행되었습니다.

 

-경영의 에센스: 잡 포스팅이 우수인재를 쫓아낸다


-지상강좌: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고민 해결하기
  어떤 집을 사야 할까? (1부)

-해외경영기사
  *고성과팀의 5가지 특별한 습관
  * 이런 나르시시스트는 반드시 피하라


-경영수필: '국뽕'에 좀 취해도 괜찮아

-히든 피겨스 : 미래를 향해 그림을 그리다

 

 

주간 유정식 정기구독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셔서 신청/입금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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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유정식> 시즌 2 정기구독 신청

시즌 2는 51호부터 100호까지입니다. 시즌 2 준비호(샘플)을 다운로드하시려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https://drive.google.com/file/d/1nDrRCfpKqTle-n_RuAQsnJ8VI1WsT3tW/view?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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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 유정식 53호가 10월 19일자로 발행되었습니다.

 

 

53호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영의 에센스]  직원들이 고인물이 되지 않게 하라
.
[지상 강좌]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고민 해결하기   
-파스칼의 고민을 해결해 줍시다! 
.
[해외 경영 기사 ]
-회사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5가지 방법
-은근슬쩍 가격을 올리는 꼼수들
.
[경영 수필]   나의 느림보 선언
.
[히든 피겨스]   페미니즘을 껴안은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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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유정식 시즌 2 정기구독 신청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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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유정식> 시즌 2 정기구독 신청

시즌 2는 51호부터 100호까지입니다. 시즌 2 준비호(샘플)을 다운로드하시려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https://drive.google.com/file/d/1nDrRCfpKqTle-n_RuAQsnJ8VI1WsT3tW/view?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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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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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51호를 시작으로 주간 유정식 시즌 2가 1년 간의 대장정에 나섰습니다. 다음은 시즌 2 인사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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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50호를 마지막으로 <주간 유정식> 시즌 1을 종료할 때만 해도 시즌 2를 시작할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1년 동안 매주 주간지를 발간하는 고된 일을 드디어 끝냈다는 홀가분함이 컸기 때문인지 말로는 구독자분들께 “곧 시즌 2를 진행하겠습니다.”라고는 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시즌 2는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했죠. 헌데 정작 매주 정기적으로 하던 일이 없어지니까 다른 일을 해도 놀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괴로워할 때는 언제고 이제 1년 동안 그 고됨을 반복하려 하니 제 속을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주간 유정식>이 천직이 된 모양입니다. 6개월 동안 충분히 쉬며 재충전을 했습니다(막 논 건 아닙니다만). 시즌 2로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갑습니다, 시즌 1 구독자 여러분! 그리고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시즌 2에 새로 ‘입성’하신 신규 구독자 여러분!

시즌 2의 코너 구성은 시즌 1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선에서 약간의 변화를 기했습니다. 기존에 ‘경영 에세이’라고 했던 코너는 ‘경영의 에센스’로 개명하여 전략, 인사, 조직문화, 리더십 등과 관련된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다룹니다. 또한 ‘지상 강좌’를 새로 개설하여 여러 가지 주제를 마치 앞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연재를 진행합니다. ‘경영 수필’은 시즌 1의 ‘경영 일기’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영화, 책, 유튜브, 개인적 만남과 사건 등 일상적인 소재에서 경영의 시사점을 찾아 수필처럼 편안한 문체로 쓸 생각입니다. ‘히든 피겨스’는 시즌 2에서 새로 소개하는 코너로, 말 그대로 ‘숨겨진 위대한 인물’을 발굴하여 그가 살며 어떤 일과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이야기함으로써 여러분의 역할을 성찰케 하는 코너입니다. 많은 기대와 함께 의견 개진을 부탁 드립니다.

시즌 2는 10월 5일에 51호로 시작하여 2022년 10월에 100호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시즌 1 때는 몸이 안 좋아 한두 번 휴간한 적이 있는데, 시즌 2에는 체력 안배를 잘하면서 꾸준히 연재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주간지 받으시고 쌓아만 두지 마시고, 일주일에 하루를 정해(이를테면 토요일 오전) 꾸준히 읽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짧은 의견이라 해도 많이 표현해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의견 주시면 <주간 유정식>을 통해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무플’로 저를 외롭게 만들지 말아 주세요. ^^

심호흡 한 번 하고 시즌 2라는 마라톤 출발선에 섰습니다. ‘탕!’ 하는 기분 좋은 총소리를 함께 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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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호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영의 에센스] 재택근무하면 정말 일이 잘돼요?

[지상 강좌] 시나리오 플래닝으로 고민 해결하기
고민과 문제의 차이를 아십니까?


[해외 경영 기사 ]
리더십이 나쁨을 알려주는 5가지 신호
번-아웃되는 이유는 ‘게으름 부족’


[경영 수필] 아빠의 편견


[히든 피겨스] 세기의 특종을 쓴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

주간 유정식 구독 신청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신청사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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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유정식> 시즌 2 정기구독 신청

시즌 2는 51호부터 100호까지입니다. 시즌 2 준비호(샘플)을 다운로드하시려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https://drive.google.com/file/d/1nDrRCfpKqTle-n_RuAQsnJ8VI1WsT3tW/view?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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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주간 유정식> 시즌 2가 시작됩니다!
아직도 지긋지긋하게 계속되는 '코 시국'에 모두들 건강히 잘 지내시는지요? 

2020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발행됐고 많은 구독자들께서 성원해 주셨던 <주간 유정식> 시즌 1! 그 성원을 이어가고자 오는 10월부터 새로운 얼굴로 시즌 2가 시작됩니다! 많은 분들이 "언제 시즌2를 재개할 계획이냐?"고 문의해 주셨는데, 제가 체력을 좀 비축하느라 근 6개월이 지나 시즌 2를 이어가게 됐습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

*정기구독을 원하시면 아래의 사이트로 들어가 신청/입금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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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설명을 읽으시기 전에 시즌 2가 어떤 모습으로 발간될지 그 이미지를 참조하시려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세요. '시즌 2 준비호'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https://drive.google.com/file/d/1nDrRCfpKqTle-n_RuAQsnJ8VI1WsT3tW/view?usp=sharing

 

주간유정식_시즌2_준비호.pdf

 

drive.google.com

 

[잡지 구성]
시즌 2는 51호부터 100호까지 총 50개호가 시즌 2에 발행될 예정이고,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발간될 예정입니다(추후 약간 변화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잡지 구성은 시즌 1과 유사한데, 이번 시즌 2에서는 조직 경영뿐만 아니라 개인의 경력개발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코너와 내용이 중심이 될 것입니다. 각각의 코너는 다음과 같습니다.

- 경영의 에센스
전략, 인사, 조직문화, 리더십 등 조직경영과 관련된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 코너입니다. 주로 경영 논문이나 전문 경영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꾸밀 예정입니다. 시즌 1에서는 '경영 에세이'라고 했으나 이번에 '경영의 에센스'로 코너명을 바꿨습니다. 학술적이고 전문적이라고는 해도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설명할 예정입니다. 조직이나 개인에게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하겠습니다.

- 지상 강좌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강의가 끊긴 아쉬움을 달래고 독자 여러분이 지면으로 제 강의 내용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도록 시즌 2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입니다. 일단 일 시키는 기술, 시나리오 플래닝, 문제 해결, 팀워크, 조직문화, 미션 및 비전 수립, 경영전략의 기본 등을 강의 주제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각 주제를 오프라인 강의로 진행한다면 2~8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지상 강좌'는 각 주제를 여러 호에 걸쳐 연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게 서술할 것이고, 여러분이 앞에 앉아 계시다고 상상하며 '강의'하겠습니다.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 해외 경영 기사
이 코너는 시즌 1과 동일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Inc.com, Fastcompany 등 주요 경영 전문 사이트에서 발행된 영문 기사를 요약하여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매호 2편씩 여러분이 꼭 알아둬야 할 기사의 핵심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 경영 수필
시즌 1의 '경영 일기'를 시즌 2에서는 '경영 수필'으로 개칭했습니다. 영화, 책, 유튜브, 개인적 만남이나 사건, 과거 회상 등 일상적인 소재에서 경영의 시사점을 발견하여 에세이처럼 편안한 문체로 쓰게 될 글이 바로 경영 수필입니다. 제가 이번에 낸 책 <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와 비슷한 톤의 코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에서 '경영'이란 자기계발까지 아우르는 주제입니다.

- 히든 피겨스
시즌 2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입니다. 시즌 1에서 '재미로 보는 직장인 운세'를 연재하셨던 한민경 타로마스터가 시즌 2에서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알고 보면 대단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을 발굴하여 소개하는, 말 그대로 '히든 피겨스(The Hidden Figures)'를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주간 유정식> 각 호가 발행되는 주에 어떤 히든 피겨스가 세상에 태어났는지, 그가 살아서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등을 소개한다고 합니다. 히든 피겨스와 같은 주에 태어나신 분들이 어떤 성격과 역할을 타고 났는지, 나는 어떤 성향인지를 이해할 수 있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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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 구독자에게 드리는 특전]
시즌 2에서는 지면뿐만 아니라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을 통한 만남을 정기적으로 가질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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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튜브를 통한 특강 (무료)
2개월에 한번 유튜브 라이브(구독자들에게만 오픈)로 구독자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만한 주제로 짧게 강의하고, 그간 발간한 주간지 내용에서 궁금한 사항을 Q&A하는 시간으로 진행할까 합니다(소요시간 약 2시간). 특강 일정은 11월, 1월, 3월, 5월, 7월, 9월의 마지막 목요일 밤 8시로 계획하고 있는데, 사정상 일정이 변경될 수 있으니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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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영 상담 (무료)
저와 일대일로 각종 경영 이슈, 리더십 이슈, 개인의 경력개발 등에 관해 상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상담은 격주 1회로 진행됩니다. 10월 중순부터 시작할 예정인데, 오프라인 대면, Zoom 등을 이용한 화상 통화, 일반 전화, 카카오톡 등 신청하시는 분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상담이 이루어집니다(방식과 상관없이 밤 7시부터 2시간 가량). 상담은 예약제이며, 상담 일정과 예약 방법은 추후에 주간지와 이메일을 통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예약자가 많을 경우, 추첨을 통해 내담자를 선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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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자 서명본 할인(15% Off, 배송료 무료)
도서출판 '경다방'에서 출간된 책을 주문하시면 15% 할인과 함께 저자가 친필 싸인하여 배송해 드립니다. 배송료는 무료입니다. 신청은 이메일(jsyu@infuture.co.kr)로 해 주시고, 신청 기한은 시즌 2의 최종호(100호)가 발행될 때까지입니다(2022년 10월 중). '경다방'에서 계속해서 여러 종의 책이 발간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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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타 특전
제가 주최하는 온라인/오프라인 교육에 참여하실 경우, 수강료를 일정 비율 할인해 드리겠습니다(할인율은 교육마다 다릅니다). 이 밖에도 구독자 여러분께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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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구독을 원하시면 아래의 사이트로 들어가 신청/입금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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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 시즌 1을 끝내고 약간 번-아웃됐으나, 열심히 '필력'을 끌어 올려 시즌 2를 준비 중입니다. 시즌 1에서 부족했던 면이 있으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 시즌 2의 '품질 향상'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와 구독을 '진정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문의처 : jsyu@infuture.co.kr / 010-8998-8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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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는 혁신이었나, 아니었나?   

2020. 8. 10. 08:59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봤다. 어느 분의 글인지 몰라 찾을 수 없는데, 대략 기억나는 대로 써보면 이렇다. “혁신이냐 아니냐는 그게 없어진 후에 깨달을 수 있다.” 얼마 전 서비스를 접은 공유 모빌리티 ‘타다(TADA)’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보자마자 가슴에 바로 꽂히는 말이었다. 코로나 19 사태로 외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요즘이라지만 내가 더더욱 시내를 나가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타다의 부재이다. 내 모빌리티의 ‘대중 교통 축’을 담당했던 타다가 불법이라는 낙인이 찍혀 사라지니 그 분의 말처럼 그만한 혁신이 또 어디에 있을까? 어쩌다 나갈 일이 있으면 불편해도 자차나 버스를 이용하지 절대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다. 왜 그런지는 이미 많은 이들이 그간 지적해 왔고 타다가 없어진 후에도 또 열심히 지적하고 있으니 무엇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으리라. 택시는 참 문제 많은 ‘대중고통(大重苦痛)’이다.

 



타다가 한창 성업 중이던 때,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혁신이다, 혁신이 아니다’란 공방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평소 타다를 애용하던 나는 그런 논쟁 여부를 떠나 타다를 옹호하는 쪽이었지만, 반대측 논리도 나름 일리가 있었다.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 만든 서비스라서 애초에 불법의 소지가 있다, 불법이 될 것임을 뻔히 알고도 서비스를 개시한 건 공유경제라는 탈을 쓴 사기와 같다, 일반택시보다 비싼 요금을 받으면서 서비스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즉 일반택시와 차별점이 별로 없다) 등의 혁신이 아니라 주장하는 측의 주된 논리였다. 타다가 없어지니 논쟁도 싹 사라졌다. 하지만 ‘타다 현상’은 나로 하여금 혁신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혁신이란 무엇일까? 한자로 혁신(革新)은 말 그대로 기존의 가죽을 벗겨내고 새로운 가죽을 입힌다는 뜻이다. 가죽을 교체하는 과정이 상당히 고통스럽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급격한 변화이기 때문에 혁신은 아무데나 갖다 붙일 만한 단어는 아니다. 혁신이란 의미의 영어 단어 innovation은 ‘안으로’을 뜻하는 ‘in’과 ‘새로움’을 뜻하는 ‘nova’가 합쳐진 단어로서, 기존의 것을 버리고 겉면 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새로운 것으로 채운다는 뜻을 지녔다. 한자어든 영어 단어든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새로움’이다. 가죽을 벗겨내는 고통이든, 밖에서 안으로 무언가를 채워 넣든, 혁신의 방향과 컨텐츠는 언제나 새로워야 한다. 새롭지 않으면 절대 혁신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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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략)

 

이 글은 '주간 유정식' 6호 (2020년 5월 26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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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유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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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주간 유정식 11호 (6월30일 발행)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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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개월 젊은이들(밀레니얼 세대 & Z세대) 사이에서 MBTI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로 기업 조직 내에서 회자되던 MBTI가 젊은이들의 즐거운 ‘놀이문화’로 번지는 현상은 이채로우면서도 흥미롭다. 유튜브에서 MBTI를 검색하면 유명 유튜버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이 각자의 MBTI 유형을 공개하며 재미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동영상을 많이 접할 수 있다. 16가지 MBTI 유형을 각각 자세히 소개한 동영상은 기본이고, 유형별 여행 스타일도 있고, 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유형별 스타일도 있으며, ‘연애 상대로 나와 맞는 유형’도 있다. 지상파 방송 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싹쓰리’라는 그룹을 결성한 유재석, 이효리, 정지훈(비)이 멤버의 성향을 알기 위해 MBTI 검사를 하는 방송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MBTI는 요즘 대세가 되었다.

이런 흐름을 가장 재빠르게 받아들여 활용하는 영역은 기업의 상품개발과 마케팅 부문이다. 카카오는 MBTI 유형명이 크게 쓰여진 티셔츠 16종을 판매 중이고, 휠라 코리아는 자사 캐릭터를 MBTI와 결합하여 컨텐츠를 알리고 있다. 각자의 유형에 맞는 아이템을 추천하는 건 기본이고, 어떤 기업은 고객에게 부모님의 성향을 테스트하게 함으로써 선물 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MBTI 마케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MBTI 열풍 현상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관점은 MBTI의 학문적 기반이 미흡하다는 쪽으로 쏠려 있다. 자기보고(self-report)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다는 점, 성격 유형을 두 가지 방향으로 양분(예를 들어, 외향성 아니면 내향성)하여 성격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 성격 유형을 판단하기 위한 통계적인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점, 현대심리학과 뿌리가 다른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 그래서 지금까지 MBTI가 학계에서 절대 공인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문제로 거론한다. 

 



MBTI에 대한 이런 비판은 분명 올바른 지적이지만, 칼 융(Karl Jung)의 심리학을 기초로 MBTI를 개발한 마이어스(Myers)와 브릭스(Briggs)가 정식으로 심리학을 교육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들며 MBTI의 부적합성과 결함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태도는 대단히 교조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이며 계급주의적이라는 점에서 비판 받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식의 비판은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에디슨의 위대함을 평가절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한, 소위 ‘정통’ 심리학자들이 작금의 MBTI 열풍을 보면서 “젊은 애들이 MBTI가 뭔지도 모르고 저렇게 신봉하는 게 개탄스럽다”라고 혀를 차는 모습 역시 비판 받을 대상이다. 나는 MBTI가 학문적으로 문제가 많은 도구임을 젊은이들이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마치 어렸을 때 누구나 해봤지만 결코 맹신하지 않는 ‘혈액형별 성격’처럼 그저 가지고 노는 새로운 장난감일 뿐, MBTI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개인의 모든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고 나는 본다(유튜브에 MBTI의 문제를 지적하는 동영상 역시 많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뭘 모르고 하는 짓’이라는 시선은 ‘상대가 원하지도 않는데 계몽하려는’ 꼰대적 마인드가 아닐까? 심리학자라면 학문적 관점의 비판으로 젊은이들을 계몽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하필 이 시기에 MBTI라는 다소 고루해 보이는 성격 유형 테스트에 열광하는지 그 심리와 사회적 배경을 궁금해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나는 MBTI에 대해서도 심리학에 대해서도 결코 정통이 아니지만, ‘MBTI 열풍의 이유’가 코로나19의 창궐과 깊이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MBTI의 키워드 검색량이 올해 초에 급증했다는 것이 이런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코로나19는 누구나 나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잠재적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 불안과 불확실성을 심화시켰다. 이런 상황 하에서 젊은이들은 나와 상대방을 파악하고 구분하는 ‘확실한’ 표식을 필요로 했으리라 나는 추측한다. ‘저 사람은 나와 맞을까? 나와 맞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뭘까?’, ‘저 사람은 이런이런 유형이니까 이런 점을 조심해야겠어.’ MBTI는 이러한 잠재적 불안을 해소시키려는 요구에 무척이나 잘 들어맞는 도구가 된 셈이다.

MBTI 유형은 16가지나 되기 때문에 복잡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4가지 카테고리가 있고 각 카테고리는 두 개의 성향으로 나뉘니, 오히려 간단명료하게 인식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MBTI와 비슷한 성격 유형 테스트로 기업조직에서 많이 사용하는 디스크(DISC)는 MBTI보다 훨씬 간단한데, 왜 젊은이들의 인기를 끌지 못한 걸까? 짐작컨대, 코로나19가 일으키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사회 변화에 비한다면 고작 4가지 유형을 지닌 DISC는 지나치게 부족하고 너무나 뭉뚱그린 느낌이 든다. 4가지 혈액형과 다를 게 무엇인가?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젊은이들에게 그렇게 비춰질 거라는 추측이다.) 

반면 MBTI 유형은 16가지나 되니 사회적 복잡성과 불확실성, 인간 유형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고도 남을 것 같은 신뢰감이 생긴다. 그럼에도 마치 4개의 스위치를 위로 올리거나 아래로 내리는 듯한 이미지로 그려질 정도로 MBTI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가? MBTI의 성공(?) 요인은 적당히 복잡하고 적당히 단순한 데 있다.

 



MBTI의 인기가 급등한 두 번째 이유는 ‘어떤 성격은 좋고 어떤 성격은 좋지 않다’는 식의 사회적 통념을 깨뜨렸다는 데 있다. MBTI의 각 유형에 대한 설명을 보면 특별히 좋거나 특별히 바람직하지 않은 유형은 없다. 각각 장점이 있고 나름의 약점이 존재한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예로 들어보자. 어렸을 적에 내가 주변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충고(?)는 ‘내성적인 성격으론 출세 못한다’, ‘학교 우등생이 사회 우등생이 되지 못한다’였다. 우스운 것은 본인도 매우 내성적인 성격을 지녔으면서 나에게 그런 충고를 서슴없이 했다는 점이다. 지금 생각하니, 그도 주위에서 얼마나 그런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까 싶다. 그도 나도 사회적 통념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의 피해자였던 셈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보통 외향성이 내향성보다 사회적 성공에 유리한 성격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데, MBTI는 이를 여지없이 깨뜨린다. 외향적(E)이라 해도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며 내향적(I)라 해도 강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내향적이지만 큰 업적과 성공을 이룬 자들도 많다는 점(스티브 잡스-ISTP, 마크 저커버그-INTJ, 팀 버튼-INFP)에서 결코 내향성이 외향성에 비해 열등한 성격이 아니다. 나머지 3개의 카테고리에 대해서도 무엇이 무엇보다 낫다는 평가는 찾아볼 수 없다. 각 유형엔 장단점이 아니라 고유의 특징이 있을 뿐이다.

어떤 성격도 우월하지 않으며 열등하지 않다. 성격 측면에서 누구도 다른 이보다 지배적이지 않다. 젊은이들은 이런 ‘평등함’과 ‘민주성’에 매료되지 않았을까? 선천적이고 바뀌기 힘든 성격으로 누구는 이익을 향유하고 누구는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통념에 빅 펀치를 날리는 것을 MBTI의 매력으로 느낀 게 아닐까? 

이런 매력은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도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러니 자랑스럽게 ‘나는 ISFJ야. 너는 뭐야?’라며 당당하게 자신의 유형을 마치 해시태그를 붙이듯 ‘인증’하며 즐겁게 ‘노는’ 것이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유튜브, SNS 등은 이런 놀이에 지속적으로 연료를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으로 작용한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것도 한몫 했다.

앞에서 언급했듯, 젊은이들 역시 MBTI가 불완전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그러니 천둥벌거숭이 보듯 개탄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 조직에서 MBTI를 가지고 인사(보직, 승진, 이동 등) 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리겠다고 하면 가장 먼저 반대할 사람들이 그들이라고 본다. 인간이 복잡다양한 존재라는 건 그들 역시 잘 안다. 그러니 MBTI가 맞냐 틀리냐를 논하는 상투적인 비판에 가담하기보다 MBTI 열풍 이면에 존재하는 배경을 이해하는 것, 이를 통해 젊은 세대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민감한지 살피는 것이 ‘현명한 꼰대’의 자세가 아닐까 싶어 이 글을 써보았다. 나는 INTJ니까.   (끝)

 


 

* 이 글은 주간 유정식 11호 (6월30일 발행)에 게재되었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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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Favicon of https://randiiiboiii1.tistory.com BlogIcon 랜디보이 2020.07.23 11:33 신고

    요몇일 바빠서 방문이 뜸했네요~~
    오늘도 잘봤습니다 좋아요 누르고 갈께요

    perm. |  mod/del. |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