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차이가 직무만족도 차이를 야기한다   

2012. 10. 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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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종류와 난이도, 관리자와 동료 직원들, 물리적인 업무 공간 등이 모두 동일한 조건이라 해도 업무에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업무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어떤 불만을 가지는지 상관없이 자기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그마한 사안에도 불만을 떠뜨리거나 냉소적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스토(B. M. Staw)는 이렇게 직무에 임하는 태도에 직원 각자의 기질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1969년과 1971년 사이에 이직을 했거나 경영진 교체를 경험했던 5천여 명의 직원들을 전국적으로 샘플링하여 조사한 결과로 이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직무만족도에 있어서 외부적인 근무조건도 중요하지만 직원 개인의 기질도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주장했던 것입니다. 



리차드 알베이(Richard D. Arvey)와 동료 연구자들은 스토의 연구 결과에 착안하여 '유전적인 요소'가 직무만족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다 심층적으로 규명하기로 했습니다. 알베이는 어렸을 때부터 따로 떨어져서 자란 34쌍의 일란성 쌍둥이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알다시피 일란성 쌍둥이는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기에 직무만족도에 유전적인 요인이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연구하는 데 적합했습니다. 조사를 해보니 일란성 쌍둥이들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의 복잡성과 신체적 조건이 비슷한 직업을 택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모두 20개의 문항으로 직무만족도를 측정하게 하자 전반적으로 일란성 쌍둥이들이 각자 느끼는 직무만족도에서 뚜렷한 상관관계가 포착되었습니다. 


특히 20개의 문항 중에서 충분한 업무 시간, 독립적 업무 수행, 성취감, 판단의 자유 등 만족의 '내적 요소'에 해당하는 12개의 문항에서 상관관계가 높았습니다. 다시 말해 동일한 만족도 문항에 대해 일란성 쌍둥이들은 비슷한 측정값을 내놓았다는 뜻이죠. 급여, 작업환경, 고용의 안정성, 칭찬 같은 만족의 '외적 요소'에는 일란성 쌍둥이들 사이의 상관도가 미약했습니다.


알베이는 동일한 유전자를 지닌 일란성 쌍둥이들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직무에 느끼는 만족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서 유전적 요소가 직무만족도에 적어도 30퍼센트를 기여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30퍼센트라는 값이 그리 크지 않게 느껴지지만 외부적인 근무조건(업무 난이도, 관리자 및 동료, 물리적 작업환경 등)이 동일할 경우에 직원 개인의 'DNA'가 직무만족의 차이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만족이라는 감정은 외부의 상황과 조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리고 상황과 조건을 해석하는 필터는 환경적인 요인보다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상당히 좌우됩니다(물론 환경적 요인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을 항상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구나 긍정적으로 여기는 상황도 항상 냉소적으로 바라보려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참고논문)

Richard D. Arvey, Thomas J. Bouchard, Jr., Nancy L.Segal, Lauren M. Abraham(1989), Job satisfaction: Environmental and genetic components,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Vol.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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