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실험에서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첫 번째 그룹에게는 불이 들어오면 곧바로 스위치를 누르게 했습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에게는 반응 속도가 아주 빠른 전투기 조종사가 됐다고 상상하게 한 다음에 역시 불이 들어 오면 스위치를 누르도록 했죠. 그랬더니 두 번째 그룹(전투기 조종사를 상상한 그룹)이 첫 번째 그룹보다 훨씬 빠른 반응 속도를 보였습니다. 단순히 상상했을 뿐인데 실제로 반응 속도가 더 빨랐던 것이죠. 잘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기도 모르게 행동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출처 : http://office.microsoft.com/ko-kr/images/)



어떤 불행도 역시 기대감에서 찾아옵니다. 그 기대하는 바가 '나쁘다'는 것이 문제죠. 데이비드 필립스(David Phillips) 등의 연구자들이 1973년 1월부터 1998년 12월 말까지 중국계 및 일본계 미국인(약 21만명)들과 백인계 미국인(약 4733만명)의 사망일을 조사했더니 이상한 패턴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매월 4일이 되면 중국계 및 일본계 미국인이 만성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다른 날보다 눈에 띄게(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으니 말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알다시피 동양에서 숫자 '4'는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기에 죽음을 연상시키는 불길한 숫자입니다. 숫자 4의 불길함이 사람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결과는 아닐까요? 매월 4일이 된다고 해서 물리적인 환경과 의학적인 환경이 특별히 달라졌다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필립스는 이런 현상을 '바스커빌 효과(Baskerville Effect)'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말은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 <바스커빌 가문의 개>에서 따온 것인데, 이 작품의 주인공 찰스 바스커빌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심장마비로 사망했죠. 바스커빌 효과는 백인들에게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서양에서는 숫자 13을 불길하게 여기지만 그 숫자는 '발음상' 죽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기(no linguistic link) 때문이라고 필립스는 설명합니다.


때때로 행운은 인생에 거는 기대치가 높은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합니다. 우리가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우연하게 온 것이라기보다는 어쩌면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 낸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불행도 어떤 것들은 자기가 불러 들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만일 오늘 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면 불길한 상상은 떨쳐 버리고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됐다고 자기암시를 걸어보면 어떨까요? 아마 자신도 모르게 일이 술술 풀릴 겁니다. 



(*참고문헌)

리처드 와이즈먼, <잭팟 심리학>, 이은선 역, 시공사, 2008


Phillips, D. P., Liu, G. C., Kwok, K., Jarvinen, J. R., Zhang, W., & Abramson, I. S. (2001).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effect: natural experiment on the influence of psychological stress on timing of death. BMJ: British Medical Journal, 323(73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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