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남자보다 수학을 못한다고?   

2008. 8. 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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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면 진짜로 그렇게 된다. 여자가 남자보다 수학을 못한다는 말이 단적인 예이다. 어떤 심리학자는 남자와 여자의 수학 실력의 차이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을 한다고 선언한 다음, 피실험자에게 정해진 시간 내에 수학 문제를 풀도록 했다. 그 결과, 남자들은 성적이 좋았으나 여자들은 많은 문제를 풀지 못했다.

이것을 보고 남자들은 수학을 잘 하고 여자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단순하게 결론 내리기 쉽겠지만, 사실은 문제를 풀기 전에 가졌던 기대의 차이와 편견 때문이다. 여자 피실험자들은 실험이 시작될 때 자신은 여자라서 수학을 못한다는 부정적인 생각에 고정되어 문제 푸는 속도가 느려지고 시간 내에 문제를 많이 풀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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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자는 수학을 못한다’며 스스로에게 던지는 편견이 성적을 떨어뜨리고, 떨어진 성적이 의욕을 잃게 만들어 더욱 성적이 나빠지게 된다고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옌스 푀르스터(Jens Förster)는 말한다. 생물학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수학을 잘 하는지 못하는지 논란이 있겠지만,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러한 편견이 여자로 하여금 수학을 못하도록 만드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게 생각하면 진짜 그렇게 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압 데익스테르후이스(Ap Dijksterhuis)와 아드 반 크니펜베르흐(Ad van Knippenberg)는 피실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5분 동안 각각 ‘교수’와 ‘비서’가 됐다는 상상을 하라고 지시했다.

그런 다음, 그들에게 ‘안네의 일기는 누가 썼는가?’와 같은 일반상식 문제를 풀게 했다. 결과는 아주 흥미로웠다. 교수라고 상상한 그룹은 평균 60%의 정답률을 보인 반면, 비서라고 상상한 그룹은 평균 46%의 정답률을 나타냈다.

단순하게 5분 동안 상상했을 뿐인데, 정답률의 차이가 확연히 나타난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비서보다 더 지성적인 직업이라 여겨지는 교수가 됐다는 상상이 문제 풀기에 더 열심히 집중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단지 5분 동안의 상상이 사람의 행동과 능력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처럼 '안돼' 메시지는 상당히 강력하다.

남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안돼' 메시지도 스스로를 옭아맨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는 독일군에 의해 파리가 점령될 위기가 처해 있었을 때, 프랑스는 불행 중 다행으로 독일군들의 무선 암호문을 입수했다. 거기에는 파리 공격에 관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난해한 신종 암호라서 그것을 어떻게 해독해야 할지 몰라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버렸다. 독일군이 파리 외곽 50km 지점까지 밀고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실패하고 말 거야’라는 '안돼' 메시지에 젖고 만 것이다.

그러나 조르주 팽뱅(Georges Painvin)은 그 메시지를 거부했다. 그는 반드시 해독할 수 있다고 자신하며 두문불출하며 암호 해독에 매달렸다. 일주일 후, 체중이 15kg이나 준 팽뱅은 결국 암호를 해독했고 프랑스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안돼' 메시지를 거부할 때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보인다.

'여자가 남자보다 수학을 못한다'는 식의 편견, '너는(혹은 나는) 그래서 안돼'라는 말은 일종의 폭력이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편견과  한 사람의 단편만을 보고 전부를 판단하는 모든 '안돼' 메시지를 거부하라. 어느 누구도 당신을 틀에 가두어 제멋대로 평가할 자격은 없다. 당신 스스로를 '안돼' 메시지로부터 보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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