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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팁 30개 중에서 15가지를 공유했는데요, 오늘은 뒤이어 나머지 15가지 팁을 제시해 드립니다. 30가지 팁을 활용하여 여러분의 글을 업그레이드하시기 바랍니다. 지난호에 서두를 말씀드렸기에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편의상 '하라체'로 쓴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주어를 함부로 생략하지 마라. 누가 봐도 주어가 누구(무엇)인지 알 수 있을 때만 생략하라. 술술 읽히는 글이길 원한다면 말이다. 간결한 글과 결여된 글은 다르다. 나중에 ‘주어가 없다’라고 발뺌할 의도가 아니라면 주어를 함부로 생략 마라.
- 접속사 없이도 문장들은 부드럽고 단단하게 연결돼야 한다. 한 문장 다음에 뜬금없는 문장을 쓰지 않았는지 잘 살펴라. 글짓기는 집짓기다. ‘자재’를 단단히 붙여서 쌓아야 한다. 연결성이 약하거나 뜬금없는 문장을 써야 한다면, 그때가 바로 문단을 바꿔야 할 때다.
- 시(詩)를 써버릇하라. 한 문장짜리 시여도 좋다. 문장을 간결히 쓰고, 리듬감 있게 쓰며, 어휘력을 늘리는 데 시쓰기만한 것이 없다. 산문쓰기는 운문쓰기에서 시작한다.
-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해서 쓰는 글이 제법 많다. 이런 글은 독자를 현혹시키고 잘못된 신념을 심어준다. 늘 경계하라. [덧글] 기자나 정치인들이 이런 수법을 즐겨 쓴다. 나쁜 사람들이다.
- 소재는 늘 풍부하다. 메모하지 않아서 소재 고갈이 생긴다. 써먹을 수 있는 소재라면 뭐든 메모해 두라. 써먹을 때가 언젠가 온다. [덧글] 에버노트 같은 건 필요없다. 메모장이면 충분하다.
- 의미가 똑같은 문장들을 반복하는 글이 제법 많다. 양을 늘리려는 속셈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과감히 없애라. 듣기 좋은 소리도 한두 번이라지 않는가!
- 간결한 글을 원하면 형용사와 부사를 덜어내라. 형용사와 부사의 의미를 담은 동사를 써라. 수식어가 많은 글은 장식이 요란한 집과 같다.
- 글 써야 하는데 쓰기 싫다면 5분만 쓰고 반드시 관둔다 다짐하고 서너 문장만 써라. 계속 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다. [덧글] 글쓰기는 시작이 반이다. 초기의 활성화 에너지 문턱을 넘으면 쉬워진다.
- 마침표 없이 말을 안 끊는 사람은 문장도 너무 길다. ‘글초보’일수록 의식적으로 문장을 짧게 써라. 문장이 길면 주어-서술어 호응이 깨지고 가독성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논리도 무너진다.
- 조사나 종결어미 없이 명사 혹은 명사형을 잔뜩 넣은 문장(기업보고서에 자주 등장한다)은 읽기가 고역이다. 한참 읽어야 알 수 있다. 토씨는 한국어의 접착제다. 함부로 생략마라.
- ‘으로’라는 조사를 잘못 사용하여 독자의 혼동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으로’가 ‘toward’란 의미인지 ‘with’라는 의미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
(예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보내다”의 ‘으로’는 이렇게 다른 의미를 가진다.
(1) 스마트폰 쪽으로 음악을 보내다.
(2) 스마트폰을 사용해 음악을 보내다.
- 글쓴이 본인의 에피소드는 유일무이해서 표절되기 어렵다. 또 독자의 흥미를 잡아끈다. 서론 부분에 작은 에피소드를 가능한 한 넣어라. 어려운 글도 쉽게 읽히게 한다.
- 누구에게 번역을 시켜보면 문장을 얼마나 잘쓰는지 가늠이 된다. 원문 뜻을 소화해 우리말로 써보는 연습을 하라.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된다.
- 어순에 따라 뜻이 크게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의도와 반대로 해석될 때도 있으니 필히 독자 입장에서 문장을 해석해 보라.
(예시) “법원에서 원고 주장을 전부 인정하여 피고에게 4,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명했다.” 4,000만원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라는 건가, 아니면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라는 건가? ‘원고 주장을 전부 인정’한다는 문구가 있으니 이 문장은 피고가 원고에게 4,000만원을 지급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뜻을 알려면 문장을 한참 들여다 봐야 한다. 올바른 문장은 이래야 한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전부 인정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4,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피고에게 명했다.”
- 깨알같은 폰트로, 빠듯한 줄 간격으로 글 쓰지 마라. 넉넉한 크기의 폰트로, 적절한 줄 간격(1.5줄)으로 써야 문장 호응이 꼬이지 않는다. 맞춤법 오류도 줄일 수 있다. 권장 폰트 크기는 단행본의 글씨 크기의 두 배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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