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 <당신은 사업가입니까>란 책을 번역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책이었는데, 몇 해 전에 소위 '역주행'하면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습니다. 신기한 일이라서 알아보니, 자기계발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이 본인의 책에 <당신은 사업가입니까>를 추천도서로 기재했더군요.
웬만하면 이런 류의 책은 한번 나오고 별 인기를 끌지 못하면, 그리고 고전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면 잊혀지기 마련인데, 꾸준히 잘 팔리는 책이 되자 출판사측에서 이 책을 재발행하기로 했답니다. 번역자인 저에게 판매량에 따라 주어지는 원고료는 없으니 아주 좋아할 일은 아니지만 신기한 일이긴 합니다.
이 책을 지금 감수 중인데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이자 세계적인 부자인 빌 게이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읽자마자 이걸 여러분께 공유하고 싶더군요.
보통 빌 게이츠가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이고 그가 내세운 비즈니스 모델이 아주 우수했기에 하버드 대학교 중퇴라는 엄청난 리스크를 이겨내 단숨에 컴퓨터 업계의 스타로 등극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의 성공은 상당 부분 '운' 때문이었고, 성공할 만한 주위 환경 때문이었습니다. 소위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금수저', '흙수저'란 말은 없습니다.)
그의 실제 스토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빌 게이츠는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친지가 많은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른 나이(고등학교 때)에 컴퓨터를 접할 수 있었죠. 학교에서 게이츠는 폴 앨런 Paul Allen(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과 함께 보안 시스템을 해킹하는 등 컴퓨터를 가지고 놀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게이츠와 앨런의 해킹 실력 덕에 시스템 관리자는 시스템 버그를 잡아내달라는 조건으로 그들에게 컴퓨터의 무제한 사용을 허락했죠. 덕분에 게이츠와 앨런은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경험을 높이 산 고등학교 당국은 게이츠와 앨런에게 일정관리 시스템을 컴퓨터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죠.
졸업 후에 하버드에 입학한 게이츠는 새로운 마이크로컴퓨터에 관한 잡지 기사를 보고 그 제조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그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이미 만들었다고 허세를 부렸습니다. 허풍을 믿은 그 회사는 프로그램을 보여줄 것을 요청하며 게이츠를 회사로 초대했고, 그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걸 알자마자 게이츠와 앨런은 그제서야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게이츠는 한 학년을 더 다니다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기 위해 학교를 떠났는데요, 사실 곧바로 자퇴하지는 않고, 일이 잘 돌아가지 않을 때를 위한 사전 대책으로 휴학계를 냈던 겁니다.
게이츠의 어머니는 IBM의 전 CEO이자 자신의 친구인 존 오펠을 통해 게이츠를 IBM에 소개했습니다. IBM은 당시 자사 컴퓨터에서 실행될 운영체계를 찾고 있던 중이었는데요, 게이츠는 협상을 통해 자신의 회사(마이크로소프트)가 소프트웨어에 대한 권리를 보유한다는 조건을 얻으며 IBM과 시스템 개발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 후 여러분도 알다시피 게이츠는 컴퓨터 제왕의 자리에 올랐죠.
빌 게이츠, 참 운이 좋았고 집안 환경도 좋았던 인물이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난 케이스는 아니었죠. 우리는 뛰어난 성공을 거둔 이들에게 영웅 서사를 기대하고 어떤 이는 그런 기대에 편승해 그럴듯한 스토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뛰어난 이를 평가하거나 그 사람의 성공원인을 찾으려 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봐서는 안 됩니다. 성공한 이는 자신이 물고 태어난 은수저를 뒷춤에 감추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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