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결정'을 위한 작은 기술   

2010. 8.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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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이직을 계획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직하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재 몸 담은 직장에 무언가가 불합리한 면이 있기 때문이겠죠. 똑같은 불행(?)을 하지 않기 위해서 여러분은 이직할 기업을 신중하게 선택할 겁니다.

그렇게 하려면 후보 회사를 선택하기 전에 나름대로 좋은 직장의 '선택 기준'을 만드는 일이 선행돼야 합니다. 자신이 연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도전적인 업무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일-생활 균형(Work & Life Balance)를 추구하는지 먼저 따져 봐야겠지요.


아마도 여러분은 여러 가지 선택 기준을 생각해 낼 겁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5가지의 선택 기준이 나왔다고 가정해 보죠.

적절한 연봉
개인 성장의 기회
일-생활 균형
기업의 발전 가능성
회사의 네임 밸류

이 5가지의 선택 기준을 가지고 곧바로 후보 회사를 물색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여러분이 좀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기로 한다면 선택 기준들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따져 본 후에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행복한 고민이겠지만 여러분이 고를 수 있는 후보 회사가 여럿이라면 '동률'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선택 기준들의 중요도를 미리 파악해야 좋습니다.

아래의 글을 읽기 전에 먼저 위의 5가지 선택 기준들의 중요도를 각각 1점부터 5점까지의 척도로 판단해 보기 바랍니다. 지극히 중요하다면 5점에, 보통 정도로 중요하다면 1점을 매기면 됩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각각의 선택 기준에 대해 다음과 같은 패턴으로 평가를 내렸을 겁니다(앞의 숫자가 중요도).

4      적절한 연봉
4      개인 성장의 기회
3      일-생활 균형
2      기업의 발전 가능성
3      회사의 네임 밸류

무슨 패턴인지 눈에 보입니까? 앞에서 분명히 중요도를 1점부터 5점까지 내리라고 했는데, 위의 예에는 1점과 5점을 받은 선택 기준이 없고 2점부터 4점까지의 분포를 갖습니다. 예상컨데 여러분이 평가한 결과도 이런 패턴이 나타날 겁니다. 물론 여러분 중에는 특정 선택 기준에 1점과 5점을 매긴 사람이 분명 있겠죠. 

하지만 보통은 극단적인 점수(1점 혹은 5점)을 주는 데에 주저하게 됩니다. 5점이나 1점을 주고 싶은 욕구가 들더라도 지나치게 극단적인 점수를 주는 바람에 의사결정이 잘못되지는 않을까 염려되는 마음이 은연 중에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직이 여러분에게 굉장이 중차대한 문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값을 주지 않은 채 여러 후보 회사를 평가하면 "이 회사도 좋아 보이고 저 회사도 좋은걸"이라면서 선택에 어려움을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 선택 기준의 중요도가 두루뭉술하기(2점부터 4점) 때문이죠. 이처럼 '절대평가' 방식을 사용하면 의사결정 사안이 중대할수록 선택 기준에 극단적인 값을 매기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런 현상을 '가장자리 회피 효과'라고 부릅니다.

가장자리 회피 효과를 피하고 '확실하게' 선택 기준들의 중요도를 지정하려면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 방식을 써야 합니다. 상대평가란, 선택 기준들을 한 쌍씩 비교해서 무엇이 더 중요한 지만을 평가 내리는 방식을 말합니다.

예컨데, '적절한 연봉'과 '회사의 네임밸류'를 비교해서 전자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면 그것에 2점을 줍니다. 훨씬 더 중요하다면 전자에 3점을 부여합니다. 둘이 중요도가 같다면 전자에는 1점을 주지요. 반대로 후자가 더 중요하다면 전자는 1/2를, 후자가 훨씬 더 중요하다면 전자는 1/3를 주면 됩니다.

전자 =  후자     :   전자에 1점,  후자에도 1점
전자 >  후자     :   전자에 2점,  후자에 1/2점
전자 >> 후자    :   전자에 3점,  후자에 1/3점
전자 <  후자     :   전자에 1/2점,  후자에 2점
전자 << 후자    :   전자에 1/3점,  후자에 3점

이렇게 모든 쌍을 비교 평가해서 얻은 합계점수의 순위대로 각 선택 기준에 1점부터 5점까지의 점수를 최종적으로 부여하면 됩니다. 좀 복잡한가요? 엑셀 같은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해서 가로축과 세로축에 위의 5가지 선택 기준을 펼쳐 놓고 서로 비교해서 점수를 주고 합산하면 그리 복잡한 일은 아닙니다. 참고로, 예전에 포스팅한 글을 읽으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절대평가 방식을 쓰면 모든 선택 기준이 중요하게 보이는 바람에 '가장자리 회피 효과'에 빠질 위험이 있지만, '한 쌍씩 비교하는' 상대평가 방식은 확실하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설명을 위해서 이직을 예로 들었지만, 기업의 중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Tip입니다.

의사결정 과정에 여러 가지 오류가 있지만 '마음이 약해서' 극단적으로 평가 내리지 못하는 '가장자리 회피 효과'는 꽤 빈번하게 발생하고 그 피해도 큰 편입니다. 의사결정 사안이 매우 중차대할수록 낭떠러지 가장자리까지 가야 합니다.

모두가 안전한 장소에서 '마음 약한' 의사결정을 하려 할 때 상대평가라는 단순한 방법을 써서 '담대한'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충분히 해볼 만한 '작은 도전'입니다.

(*참고도서 : '의사결정의 함정' )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의 포스트는 아이폰 App으로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폰에 inFuture App(무료)을 설치해 보세요. (아래 그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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