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사람이 똑똑한 사람?   

2011. 3. 15. 09:00



두 명의 관리자가 있습니다. 한 관리자는 부하 직원들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회의 때는 다른 사람이 낸 아이디어를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반면, 다른 관리자는 부하 직원들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회의에 참석해서는 다른 사람이 내놓은 의견의 문제점을 짚어냄으로써 설익은 아이디어가 실행되지 못하도록 하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이 두 관리자의 상사라면, 둘 중에 누가 더 똑똑하게 보일까요? 둘 중에 누구에게 높은 평가를 내리겠습니까?

아마 여러분은 위의 요약된 내용만을 보고서 후자보다는 전자의 관리자가 더 훌륭한 사람이다, 그 사람을 승진시켜야 한다, 라고 판단할지 모릅니다. 보통 우리는 사물의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는 열린 자세를 가지라고 배웁니다. 비판이나 비난보다는 조언과 충고가 타인의 발전을 이끄는 진정한 힘이고 그로인해 자신도 한층 높은 나은 삶의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전자의 관리자가 더 똑똑한 사람이고, 후자보다 당연히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하겠죠. 그러나 실제로 그럴까요?



실제로 그러한지 실험을 수행한 사람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테레사 애머바일 교수였습니다. 피실험자들은 대학생들이었습니다(교수들은 피실험자로 대학생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어쨌든...). 남자 28명, 여자 27명이었죠. 애머바일은 뉴욕 타임스 일요판에 실린, 2개의 짧은 서평을 준비했습니다. 하나는 대상이 된 소설책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서평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주 부정적인 서평이었죠.

사실 이 두 서평은 한 사람이 쓴 것입니다. 실험 결과가 서평의 스타일과 필력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하려는 조치였죠. 두 서평의 길이를 똑같게 조정하고, 서평자들이 출판사의 편집자들임을 알린 다음에 피실험자인 대학생들에게 읽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두 서평자에 대해서 평가를 내리도록 지시했습니다. 피실험자들이 평가해야 할 항목은 다음과 같이 8개였습니다.

- 문학적인 전문성
- 지적 능력
- 편집자로서의 역량
- 친절함
- 경력상의 성공 여부
- 자신감
- 공정성
- 호감

평가 결과, 부정적인 서평자가 긍정적인 서평자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라고 인식된다는 사실이 나타났습니다. 물론 '호감'이나 '친절함' 같은 항목에서 부정적인 서평자가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문학적인 전문성', '지적능력', '편집자로서의 역량' 등에서는 긍정적인 서평자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애머바일은 이 실험 결과에 '명석하지만 잔혹한'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비관론만이 심오하게 들린다. 낙관론은 피상적으로 들린다"라고 해석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아이디어에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을 더 똑똑한 사람이라고 여긴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힌 겁니다.

'되는 이유'는 한 가지이지만, '안 되는 이유'는 마음만 먹으면 수십 가지를 갖다 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반대하고 공격하는 일이 그 의견을 지지하는 것보다 더 쉽습니다. 그런데도 반대를 '일삼고' 남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공격하는 사람을 더 똑똑하다고 평가한다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입니다. 진짜로 똑똑한 사람은 어떤 아이디어의 '되는 이유'를 발굴하거나 지지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큰데도 말입니다.

또한 '똑똑하게 말하는 것'과 '똑똑한 것'은 엄밀히 따지면 관계가 없습니다. 그리고 '말이 많은 것'과 '똑똑한 것' 사이에도 상관성이 미약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똑똑하게 말하는 사람과 말이 많은 사람, 그리고 공격적인 사람을 높게 평가하고 그들을 리더로 끌어올리는 우를 자주 범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말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고 행동합니다. 똑똑하다고 평가 받은 사람이니 똑똑한 길로 조직을 안내할 거라는 믿음으로...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이 조직의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일까요? 전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후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을 돌아보면 전자와 후자  중에 누가 더 많은 실권을 쥐고 있습니까?

'명석하지만 잔혹한' 사람들이 조직의 리더 자리를 하나둘 꿰찰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제프리 페퍼는 '그들은 위험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만큼은 똑똑하지만 문제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할 만큼 똑똑하지는 못합니다. 결국 그들은 조직의 정체를 심화시키는 '내부의 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조직은 '실행력 제로'라는 위험에 처하겠죠.

조직관리를 통해 긍정적 사고와 부정적 사고의 균형을 맞추려는 중용의 사고가 필요합니다. 바로바로 평가할 수 있는 '말'보다는 일을 달성하는 능력, 리더십, 관리 능력처럼 시간을 가지고 오래 지켜봐야 평가가 가능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어떻게 들리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에 기초하여 평가해야 합니다. 경영의 중용을 바로 세우고 싶다면 말입니다.

'닥터 둠(Doctor Doom)'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교수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별명이 타나내듯 비관론의 대명사인 그가 경제위기가 닥칠 때나 일본의 대지진 이후에 던지는 말 한 마디에 사람들은 귀를 기울입니다. 매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니 마음에는 안 드는 사람이지만 똑똑하고 명석한 사람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루비니 교수가 진짜 똑똑한 사람이고 미래를 내다보는 현자일지 모르지만 '잔혹한' 사람임은 틀림 없어 보입니다. 우리는 낙관론을 가질 권리도 있으니까요.


(*참고 논문 : 'http://www.eric.ed.gov/PDFS/ED211573.pdf )
(*참고 도서 : '생각의 속도로 실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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