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 12. 불편한 도시, 부다페스트   

2009. 8.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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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를 뒤로하고,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로 이동했습니다. 오스트리아와 사뭇 다른 헝가리의 분위기에 좀 얼떨떨했습니다. 헝가리인들에게 좀 미안하지만, 거리가 상당히 지저분합니다. 특히 유럽 어디에나 볼 수 있는 낙서(그래피티라 보기 어려운)에 눈살을 찌뿌리게 만듭니다. 공간만 있다면 여지없이 낙서 투성이입니다. 체코 역시 낙서가 많지만 헝가리는 더욱 심하다는 느낌이었지요.

가장 불만스러운 것은 지하철이었습니다. 열차가 도착하면 이게 상행인지 하행인지, 여기가 어떤 역인지 알기가 무척 어려워서 반대방향의 열차를 타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진행방향의 역명들이 진하게 표기되고 이미 지나온 역명들은 흐리게 표현돼야 옳거늘, 차이가 없었습니다. 어두운 바탕에 어두운 글자로 쓴 표기 스타일은 '이걸 읽으라고 써놓은 것인지' 의심스러웠지요. 헝가리에 가면 지하철 탈 때 이런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랍니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싼 물가는 이러한 불편함을 상쇄해 줍니다. 헝가리도 유로 가입국이라 점차 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은 오스트리아에 비해 0.6~0.8 정도의 물가인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부다페스트는 1박 2일의 일정입니다. 아래의 사진을 통해 부다페스트의 이모저모를 보기 바랍니다. 클릭해야 훤하게 볼 수 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헝가리 음식부터 먹었습니다. 아래쪽은 헝가리의 대표적인 음식인 굴라시(구야시)입니다. 육개장과 비슷한 맛이 납니다.

우리나라의 명동에 해당하는 바치거리입니다. 지저분한 다른 동네와 달리 여기는 세련된 모습입니다.

유명한 '까페 제르보'에서 케잌과 커피를 마셨습니다. 왼쪽이 아이스 커피인데,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서 아이스커피를 달라고 하면 얼음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커피를 갖다 줍니다. 오른쪽 커피는 오렌지 리쿼가 들어간 '마리아 테레지아 커피'입니다. 한잔 마시니 알딸딸해집니다. ^^ 케잌의 맛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딱딱한 비스켓 같다고나 할까요? 역시 초쿄케익은 오스트리아 빈의 자허 토르테가 최고입니다.

왕궁으로 향했습니다. 시원한 하늘을 배경으로 청색 독수리가 비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건국의 아버지 아르파드를 낳았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새 툴루입니다.

왕궁 입구의 모습

왕궁 안에 있는 기마상

왕궁 건물의 모습. 내부엔 별로 볼 것이 없다하여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어부의 요새 앞에 있는, 헝가리 최초의 국왕인 성 이슈트반. 상당히 정교한 기마상입니다.

기마상 뒤에 어부의 요새가 있습니다.

헝가리풍의 뾰족한 탑이 이채롭습니다. 옛날에 이곳에서 어부들이 적의 공격을 막았다고 해서 어부의 요새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 모습. 아주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모스크바 광장이라는 곳입니다. 트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오고갑니다.

모스크바 광장역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상당히 깁니다. 그 속도가 아주 빨라서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가까이서 바라본 국회의사당 모습. 정말 호화로운 외관입니다. 내부는 더 화려하다는데 가이드 투어만 가능하다고 해서 포기했습니다. 시간 맞추기가 불가능하더군요.

저녁을 먹으려고 길을 가다가 우연히 어느 성당에서 콘서트를 한다고 하여 들어가 봤습니다. 나이 지긋한 분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성가를 부르시더군요. 콘서트 목적은 교회 개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랍니다.

부다페스트는 야경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프라하의 야경이 더 좋았습니다. 삼각대가 변변찮아 지형지물을 이용해 저 멀리 왕궁의 모습을 찍었습니다.

세체니 다리의 야경 사진도 겨우 하나 건졌습니다. 비가 오는 바람에(그리고 치안이 걱정되어) 이 사진을 끝으로 철수해야 했지요. 내일이면 부다페스트를 떠나 서울로 향하네요. 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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