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도시   

2010. 1. 13. 00:44



그 도시



한 일자(字)로 입을 다문
무덤과 무덤의
거대한 서식처


인류들의 얼어붙은 침묵 사이로
풀-풀- 떠돌았다
가슴 아픈 이름만으로
창백한 도시를

 
바람 따라 부유하던 내 발 너머
슬픈 초상인 양 흩뿌려진
안개,
안개성(城)


요통을 앓으며 내려앉던
4시의 하늘 아래
오로지 죽음 앞에서만
꺼질 수 있는 인연의 잔염(殘炎)을 느끼며,
흘러만 내리는 생의 비감을 쓸어 넘기며


나는,
나는,
미상(未詳)의 도시에서 이윽고 살아남은
미상의 목숨이고 싶었다



'유정식의 서재 > [자작] 詩와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 하현달  (0) 2011.04.16
아침과의 화해  (1) 2010.11.27
그 도시  (0) 2010.01.13
겨울의 소리  (2) 2009.11.28
창가에 기대어 하늘을 본다  (2) 2009.11.23
그 날, 그 시(時)  (0) 2009.11.20
** 이 글이 업무에 도움이 된다면 '자발적 원고료'로 글쓴이를 응원해 주세요. **
(카카오톡 > 더보기 > 결제) 클릭 후, 아래 QR코드 스캔



혹은 카카오뱅크 3333-01-6159433(예금주: 유정식)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