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부수자   

2010. 12.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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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는 테세우스라는 영웅이 등장합니다. 테세우스가 아버지를 찾아 아테네로 가는 도중에 모두 여섯 명의 괴한을 만납니다. 쇠몽둥이로 사람을 때려 죽이는 자, 소나무를 써서 사람을 죽이는 자, 멧돼지를 이용해 나그네를 죽이는 자, 나그네를 벼랑 아래로 던져서 바다거북에게 잡아먹히게 하는 자, 목 졸라 죽이는 자들이죠. 

테세우스는 차례차례 이들을 모두 무찌르고 여섯번째 괴한과 맞섭니다. 그가 바로 프로크루스테스입니다. 그는 철로 만든 두 개의 침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길이가 길고, 다른 하나는 짧은 침대였지요. 

테세우스와 프로크루스테스


프로크루스테스는 키가 큰 나그네가 지나가면 길이가 짧은 침대에 눕힌 다음에 침대보다 긴 부분을 잘라서 죽였고, 키가 작은 나그네에겐 길이가 긴 침대에 눕게 하고 침대 길이로 몸을 잡아 늘이는 방법으로 죽였습니다.

테세우스 역시 프로크루스테스를 만나 침대에 눕게 되는데, 갑자기 칼을 빼어들고 덤비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칼을 걷어 차고 위기를 모면합니다. 그런 다음 프로크루스테스를 침대에 눕히고 침대 길이보다 긴 부분을 잘라서 그를 처치해 버렸습니다.

여기에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유래됐습니다. 이 말은 자신이 세운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해서 억지로 맞추려는 고집과 편견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기준에 못 미치면 어떻게든 잡아늘리려 하고, 자신의 기준보다 넘어서면 억지로 끌어내리려는 옹고집을 꼬집는 말이죠. 아마 여러분의 주위에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해당하는 사람이나 사례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기준'은 보편적인 합의가 전제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기준은 일종의 폭력이죠. 제가 컨설팅을 주업으로 하고 있지만, 컨설팅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해당하지는 않나 자문해 봅니다. 

찾아내고자 마음만 먹으면 문제점이 없는 조직은 아마 하나도 없을 겁니다. 소위 잘 나가는 기업도 마찬가지죠. 컨설턴트는 자신들이 정한 기준(그 기원이 때로는 모호한)에 미치지 못하면 미달했다고 문제, 기준을 넘어서면 초과했다고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일지 모릅니다. 그렇게 해야 수수료를 받을 명분이 생기는 걸까요?

오늘은 각자 자신의 마음 속에 웅크리고 있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꺼내어 부숴 버리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힘찬 월요일 되세요.


(*오늘 글이 좀 짧습니다. 몸이 좋지 않은 까닭입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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